[역사와 경영] 윗사람 깎아내려 잘난 척 마라
[역사와 경영] 윗사람 깎아내려 잘난 척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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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파티 끝난 다음날 감옥행 푸케는 파티를 통해 자신의 우아한 취향과 다양한 인맥과 인기를 과시함으로써 자신이 탁월한 수상감임을 증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님들이 푸케에게 미소를 보낼 때마다 루이 14세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손님들이 국왕인 자신보다 푸케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루이 14세는 푸케에게 생애 최고의 파티이며 가장 아름다운 성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다음날 푸케는 왕의 경호실장에게 체포됐다. 독직 혐의였다. 푸케는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피레네 산맥 깊숙한 곳에 있는 감옥에 20년 동안 갇혀있다 죽었다. 왕보다 더 잘나 보이려 했다가 하루아침에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 “저녁이 될 때 푸케는 세상의 꼭대기에 있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이 됐을 때 그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처럼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윗사람을 밟고 일어서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그런데 역사 속에 수많은 뛰어난 인물이 이런 평범한 진리를 깨치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르고 만다.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꺼내 보여주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그것 또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푸케의 뒤를 이어 재무대신이 된 콜베르의 예를 보자. 콜베르는 유머 감각도 없이 돈만 셀 줄 아는 멋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파리에서 가장 재미없는 파티를 여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국고를 튼튼히 하는 데는 그를 따를 사람이 없었다. 특히 국고로 들어오는 돈은 모두 국왕의 손을 통해 집행되도록 했다. 자연히 국왕의 창고에 금화가 쌓였다. 루이 14세는 그 돈으로 보르비콩트 성을 지은 건축가와 정원설계사를 불러 더욱 화려하고 더욱 웅장한 성과 정원을 지었다. 그것이 바로 베르사유 궁전이다. 콜베르가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중국에도 추원표 같은 인물만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 예를 보자. 장탕(張湯)은 한무제 때의 승상이다. 법률지상주의자로 추상 같은 법 집행을 한 혹리(酷吏)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법 집행은 가혹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고관대작의 자제나 황제의 친족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황제 앞에서는 결코 잘난 체하지 않았다. 공은 늘 황제의 것으로 돌렸으며 잘못은 자신이 취했다. 의문이 나는 안건의 결재를 청할 경우, 미리 분명하고 풍부한 자료를 밝혀 황제가 취하도록 유도했으며 그것을 꼭 기록으로 남겨 황제의 현명함을 드러내 보였다. 올린 안건이 기각됐을 때 장탕은 자신이 바로 책임을 지고 사과한 뒤 황제의 의견을 따랐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아뢨다. “다른 신하들이 신에게 말한 의견들은 폐하께서 신을 꾸짖으신 의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신이 그들의 의견을 듣지 않아 이런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렇다고 장탕이 무조건 황제의 뜻만 좇는 간신은 아니었다. 탄핵하려는 상대가 세력가일 경우 법을 교묘히 적용시켜 반드시 죄에 걸리게끔 만들었다. 상대가 가난하고 무력한 백성일 경우에는 황제에게 “법조문으로는 죄가 되기는 하오나 폐하의 현명하신 보살핌으로 재량이 있기를 바라는 바이옵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백성들이 용서를 받는 경우 또한 많았다. 현명한 사람은 이처럼 윗사람보다 잘나 보이려 하지 않는다. 잘나 보이려고 윗사람의 능력을 깎아내리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윗사람에게 양보한 공은 모두 자기에게 돌아오게 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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