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people] “제약업계 M&A 모범 보이겠다”
[people & people] “제약업계 M&A 모범 보이겠다”
| ▶1950년 生 68년 독일 횔더린고교 졸업 70년 바이엘 입사 94~99년 바이엘 코리아 사장 2000~2004년 바이엘 유럽 플라스틱 사업 부문 총책임자 2004년 7월부터 현직 | |
2007년 6월 4일, 대형 버스 3대가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그룹 코리아 서울 대방동 본사 사무실에 도착했다. 바이엘 직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안에는 지난해 인수·합병(M&A)을 통해 합병한 전문의약품 회사인 쉐링사 직원 220여 명이 타고 있었다. 박수를 받으며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사무실로 올라가 각자 배정된 자리에 앉았다. 책상 옆에는 커다란 박스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그 속에는 주변 맛집 안내서, 새로운 전화기 사용 방법, 주요 부서 설명서, 바이엘 볼펜과 컵 등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튿날 5일. 새 가족 환영파티가 열렸다. 바이엘 직원과 쉐링 직원은 회사 근처에서 밤새도록 함께 즐겼다. 성별·직급나이·소속부서와 상관없이 모든 직원들이 마음을 열고 함께 어울렸다. 한 달 뒤 강원도 용평에서의 전략회의를 끝으로 쉐링과 바이엘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은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 바이엘그룹 코리아의 빌프리드 하이더(Wilfried Heider·57) 회장이 기획한 ‘M&A화 하는 방법’에 따른 수순이었다. “M&A를 하면 정리해고, 직원 간 파벌 싸움 등 갖가지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인사 관리에 꽤나 신경을 썼죠. 쉐링사 직원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과 사무실 리모델링 작업도 여기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제약업계에서 M&A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업계 22위였던 바이엘은 20조원에 쉐링을 인수하면서 올해 업계 10위권에 진입했다. 하지만 M&A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단 쉐링사 직원을 모두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새로운 직위를 만들고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하기 위해 부서 정비도 단행했어요. 그 결과 조기 퇴직한 20명의 간부급 직원을 제외한 220여 명 모두 바이엘 식구가 됐습니다. M&A한 기업의 직원들을 인수한 회사 문화에 무조건 흡수시키기보다는 기존 회사의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M&A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하이더 회장은 이젠 구체적인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엘은 제약·화학·생화학을 모두 아우르는 복합화학기업이죠. 내후년에는 간암 치료제 넥사바 등 굵직굵직한 신제품이 나와요. 더 많은 한국 기업과 같이 화학관련 사업을 위해 영업 라인을 재정비하고 관련 부서원들을 교육하느라 분주합니다.” 바이엘에서 37년간 근속한 하이더 회장은 내년이면 한국 근무 10주년을 맞는다. 바이엘그룹 코리아는 2006년 회계연도에 111억6,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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