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대 주자들 전면에 포진
2~3세대 주자들 전면에 포진
조현정·장흥순씨는 ‘고문’으로 대신 3명으로 구성된 수석부회장 자리에는 김태희 케이블렉스(케이블모뎀 업체), 김병기 지오인터렉티브(모바일게임 업체), 최휘영 NHN 대표가 대신했다. 이를 포함해 40명으로 구성된 ‘부회장-이사’ 라인에는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전 한글과컴퓨터 대표)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정도를 제외하면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은 찾기 힘들 정도다. 같은 맥락으로 올해 벤처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에 처음 이름을 올린 벤처 CEO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가장 눈에 띄는 CEO는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대표. 그는 본지가 조사한 ‘올해의 CEO 벤처부문’에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1097억원으로 처음 ‘벤처 1000억 클럽’에 가입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의 성장을 이뤘고, 최 대표는 코스닥 주식부호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터치스크린 개발·제조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의 이환용 대표도 올해 주목 받은 인물이다. 2000년 디지텍을 설립한 이환용 대표는 올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켰고, 최근 주가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한때 지분평가 보유액 600억원대를 넘기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 253억원을 초과한 284억원(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김종호(케이프), 배병우(인포피아), 이영필(잘만테크), 김경수(넥스트칩), 박지영(컴투스), 홍성민(에스에너지), 윤종찬(비엠티), 강경석(메모리엔테스팅) 대표 등이 올해 코스닥에 첫선을 보이면서 최소 100억원이 넘는 신흥 주식갑부 대열에 합류했다. 신흥 벤처 CEO들만큼 ‘형님 벤처’들도 나름대로 괜찮은 한 해였다. 벤처기업협회가 올 중순 발표한 매출기준 ‘벤처 1000억 클럽’은 총 102곳. 이 중 5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던 곳은 NHN, 휴맥스, 디에스엘시디 세 곳이다.
올 들어 벤처기업 1885개 늘어 김범수 대표가 떠나고 최휘영 단독대표 체제로 가고 있는 NHN은 올 3분기까지 매출만 646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573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 초 10만원 초반에서 출발한 주가는 최근 25만~3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NHN은 더 이상 벤처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만큼 커버렸다. 하지만 벤처도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NHN이 갖는 의미는 크다. 증권가에서는 NHN이 올해 매출 1조원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벤처업계 대표 주자인 변대규 대표(휴맥스)는 건재를 과시했다. 3분기 현재 매출은 4028억원. 제품단가 하락과 신규시장 지연으로 현재 실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변대규 대표는 벤처를 넘어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벤처 CEO로 꼽히고 있다. 이승규 대표가 이끌고 있는 LCD용 부품업체인 디에스엘시디는 올해 매출 6000억원(2006년 5781억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승규 대표는 최근 수출 6억불탑도 받았다. ‘3000억 클럽’에 속했던 신은선(에스에프에이), 박기점(우영), 김재경(인탑스) 대표 역시 올해 울상 지을 일은 없어 보인다. 특히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인탑스의 경우 매출 4000억원대(지난해 3286억원)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 3분기 누적매출은 2794억원.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예상매출을 1100억~12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지난해 2000억원대 클럽에 속했던 최상용(엠케이전자), 서종석(오리엔탈정공)은 올해 ‘3000억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CEO다. 세대교체와 신흥 CEO들의 활약이 ‘벤처 인물편’의 결산이라면, ‘무사고 속에 돈줄이 말라간다’는 것은 ‘시장 결산’의 요약이다. 올해는 매년 벤처업계를 짓눌렀던 CEO들의 횡령·주가조작 사건이 거의 없었다. 루보와 UC아이콜스 주가조작 사건이 연초 터지기는 했지만, 순수 벤처 CEO가 아닌 작전세력의 범행이었다. 다만 벤처업계에 ‘돈줄’이 막히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새내기 벤처들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발을 구른 한 해였다. 올 11월 말 현재 벤처기업은 지난해보다 1885개 늘어난 1만4103개다. 2002~2003년 극도의 침체기를 벗어나 2005년부터 벤처 수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벤처캐피털(VC)이 창업 3년 이내의 벤처에 투자하는 비율은 전체 투자액의 35%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보다는 약간 늘어난 수치다. VC가 안정성향의 투자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탓할 수만도 없다는 게 문제다. 백종진 벤처기업협회장은 “현재 벤처투자 상황은 좋지 않고, 엔젤투자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며 “벤처캐피털도 기업공개를 앞둔 벤처에만 투자하고, 더욱이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를 받은 벤처캐피털도 안전한 투자만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벤처의 부진, 2002~2004년 난립했던 바이오벤처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도 벤처시장의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 벤처의 경우 ‘히트상품이 아예 없다’고 할 정도로 정체 상태다. UCC 관련 벤처가 뜨기는 했지만, 온라인 게임시장의 경우 최근 2~3년간 변변한 히트작을 못 내고 있다. 인터넷 벤처들이 ‘정신적인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푸념은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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