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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IN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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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샴페인이 화났다
황금빛 색상과 아름다운 기포의 향연, 게다가 가벼운 폭발음까지. 샴페인엔 누구라도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이 살아 숨 쉰다. 전 세계인에게 축제의 술로 자리 잡은 샴페인이 최근 그 이름 때문에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지난 4월 초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유럽연합과 프랑스를 향해 ‘샴페인’이란 이름을 돌려달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스위스의 관광도시 로잔 북부의 ‘샴페인’ 마을이다. 주민 수가 700명에 불과한 이 마을에서는 최근 프랑스산 샴페인을 땅에 묻고 프랑스 국기를 트랙터에 거는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등 유럽연합과 프랑스를 향한 시위가 계속된다. 2004년 스위스 정부와 유럽연합 사이의 협상에 따라 이 마을이 생산하는 와인에 ‘샴페인’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이 885년부터 불러온 마을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이 마을의 ‘스위스산 샴페인’은 중세 때부터 생산해 온 것으로 ‘프랑스산 샴페인’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샴페인은 프랑스어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이다. 현재 유럽연합의 규정에 따라 거품이 이는 발포성(發泡性, sparkling) 와인 중에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 지역의 3만3500㏊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만든 것만 ‘샹파뉴(샴페인)’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 같은 스파클링 와인이라도 이탈리아는 스푸만테, 스페인은 카바, 독일에선 젝트 등으로 불리는 이유다. 국내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오스카 샴페인이나 동네 수퍼 계산대 뒤를 차지하는 복숭아 샴페인 역시 엄밀히 말하면 샴페인이 아니다. 프랑스 정부가 ‘샴페인을 터뜨려도’ 좋을 만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샴페인의 이름 사용에 이처럼 강력한 제동을 거는 이유는 뭘까? 지난 몇 년 동안 프랑스 와인 산업은 위기에 몰려 있었다. 프랑스 국민의 와인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칠레와 미국 등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품질의 신세계 와인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수출량이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도 샴페인만은 예외였다. 프랑스의 와인 수출에서 샴페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물량으론 7%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론 33.8%나 된다. 샴페인은 그만큼 고부가가치 아이템으로 위기의 프랑스 와인산업에 돌파구가 됐던 셈이다. 샴페인이 이렇게 인기가도를 달려온 것은 무엇보다 남다른 ‘이름값’ 덕택이었다. 흔히 샴페인은 와인처럼 마시는 게 아니라 명품처럼 입는다고 한다. 명품 못지않게 브랜드 이미지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돔페리뇽, 크루그 등 유명 샴페인의 주인도 LVMH와 같은 세계적인 명품 업체다. 이들은 샴페인을 팔 때도 루이뷔통 가방 못지않게 명품 마케팅을 벌이며 샴페인의 이름값을 높였다. 섹스앤시티 등과 같은 트렌디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최고급 보석 브랜드들과 공동 마케팅을 벌이기도 한다. 명품 업체들이 이렇게 쌓아 온 샴페인의 고급 이미지를 ‘스위스 샴페인’이나 ‘오스카 샴페인’으로 희석시킬 리 만무하다. 현재 샴페인은 세계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지만 생산지역은 한정돼 있어 만성적인 공급 부족 상태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지난 3월 샹파뉴 지방을 80년 만에 확대키로 결정했다. [필자는 포브스코리아 기자다.]
내 스타일에 맞는 명품 샴페인은?
샴페인은 와인이지만 명품처럼 브랜드별로 선호도가 나뉜다. 영국 와인 전문지 디캔터는 “마시는 샴페인의 브랜드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대략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맛과 별개로 샴페인 브랜드마다 어울리는 이미지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샴페인은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마약보다 비싸다.

돔페리뇽 연예계나 할리우드처럼 화려한 세계에 어울리는 이미지.

폴로저 격조 놓은 영국 신사 스타일.

뵈브 클리코 스타일리시 한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

크리스털 수퍼 클래스들의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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