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에도 ‘신용카드’ 인기
B2B에도 ‘신용카드’ 인기
전자부품 조립업체 A사는 원자재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 ‘e마켓플레이스’라고 불리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중개 사이트에서 필요할 때마다 구매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시화공업단지에 있는 A사는 5월 13일에도 알루미늄을 주문했다. A사는 우선 철강, 비철금속 등 원자재 거래를 중개하는 이상네트웍스 홈페이지(e-sang.net)에 접속했다. 그리고 나서 알루미늄 판매 회원사를 검색해 그 업체들에게 견적서를 요청했다. 업체들이 보내온 알루미늄 단가를 비교한 후 가장 저렴한 곳에서 알루미늄 43톤을 주문했다. A사의 구매대금 결제는 코딧(신용보증기금)의 전자상거래보증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전자상거래보증 시스템에 대해 조원표 이상네트웍스 대표는 “신용보증기관, 금융회사, e마켓플레이스, 구매기업, 판매기업 등을 전산 시스템으로 연결해 물품 주문부터 구매대금 결제 등 구매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보증은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두를 구입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신용카드사는 소비자의 소득이나 사용 금액에 따라 일정 한도의 신용을 준다. 소비자는 그 한도 내에서 물건을 외상으로 구매한다. 신용카드사는 인터넷 쇼핑몰에 구두 값을 지불한다. 소비자는 나중에 신용카드사에 돈을 갚는다. 전자상거래보증에선 신용보증기관이 기업의 신용을 평가해 보증한도를 결정한다. 기업이 전자상거래 중개 사이트에서 원자재를 구매하면 금융회사가 해당 기업의 보증한도 내에서 대금을 먼저 지불한다. 국내의 대표적 e마켓플레이스인 이상네트웍스에선 하루 평균 1200건, 약 200억원어치의 거래가 이뤄진다. 국내 e마켓플레이스 거래는 지난해 약 24조원 규모로 이뤄졌다. 2006년보다 45%나 증가했다. 온라인 장터가 급성장하면서 전자상거래보증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전자상거래보증은 국내 대표적인 신용보증 회사인 코딧이 2001년에 처음 도입했다. 다른 나라에도 신용보증 서비스가 있지만, 전자상거래보증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코딧은 올해 전자상거래보증 규모를 지난해보다 4000억원 늘린 2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전자상거래보증 규모를 지난해 1747억원의 약 세 배인 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서울보증보험 역시 전자상거래 규모를 지난해보다 약 세 배 많은 3000~5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서울보증보험 최성환 e채널팀장은 “앞으로 전자상거래보증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e비즈 보증기관’으로 특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마켓플레이스에 새롭게 뛰어드는 신용보증 회사도 있다. 전국신용보증재단연합회는 올해 8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전국신용보증재단연합회 보증지원팀의 안재신 차장은 “현재 전자상거래보증 시스템 개발 경험이 있는 한국전자상거래와 함께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집행 예상 규모는 200~300억원대. 코딧 금융개발실의 안승협 차장은 “앞으로 부실보증을 줄여야 하는 신용보증기관들은 일반 보증보다 전자상거래보증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상거래보증을 받은 업체가 대금을 결제하지 않아 코딧이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가 크게 줄었다. 전자상거래보증의 대위변제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로 일반 보증 3.9%보다 훨씬 낮다. 전국신용보증재단연합회의 안 차장 역시 e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기업 간 전자상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매기업이 전자상거래보증을 이용하면 최고 보증한도가 70억원으로 일반 보증(최고 3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고, 결제 금액의 0.3%는 법인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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