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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기술] 이유식 만들어 월 5천만원 번다

[창업의 기술] 이유식 만들어 월 5천만원 번다

▶맞춤 이유식 제조업체 빠빠맘마의 나원준씨가 고객의 주문에 맞춰 이유식을 만들고 있다.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 ‘맞춤형 상품’이 창업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껏 소비자는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에 눈높이를 맞춰야 했지만 최근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당신만을 위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불황에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맞춤형 상품시장을 들여다봤다.
과거에는 ‘맞춤형 상품’이 소수의 부유층이 특별 제작을 의뢰해 주문·제작하는 고가의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부담 없는 가격을 내세운 중저가 제품이 대거 등장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중저가 제품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공정을 단순화하고 유통비용을 줄이는 등 가격 다이어트에 성공한 덕분이다.

◇실속파 명품족이 열광하는 ‘맞춤형 의류’= ‘맞춤형 상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의류다. 그중에서도 남성 정장을 첫째로 꼽을 수 있다. 맞춤 양복은 1980년대 후반 기성복에 밀려 침체기를 겪으며 그 많던 맞춤 양복점이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2004년 무렵 서울 강남, 명동을 중심으로 맞춤 양복점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해 이듬해인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맞춤 양복점이 늘어나면서 이젠 웬만한 동네 상권에서도 맞춤 양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기성복 업체가 맞춤 양복 시장을 넘볼 정도로 시장이 커져 지난해에는 관련 프랜차이즈 본사만 전국에 20여 곳이 생겨났다. 맞춤 정장 전문점이 다시 떠오르는 주된 요인은 바로 저렴한 가격에 있다. 수작업보다 기계 제작을 늘려 생산 비용을 낮추고 원단도 혼방 원단 등을 사용해 가격거품을 뺀 것이다. 가봉 단계를 생략하거나 최소화하는 등 생산 단계도 대폭 줄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맞춤 양복의 가격은 10만원대부터 60만~7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소비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제품은 20만∼30만원대다. 양복과 함께 와이셔츠도 맞춤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맞춤 와이셔츠 역시 가격이 크게 낮아져 10만원이면 서너 벌 정도 맞출 수 있다.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기성복 가격과 비교했을 때 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저렴한 제품도 있다. 이에 알뜰 소비자는 물론 명품 스타일의 옷과 비슷한 디자인을 선택해 입는 ‘실속파 명품족’들도 많이 찾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현재 중·저가 맞춤 양복점은 대개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원단이나 부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또 재킷과 바지 등을 치수에 따라 미리 ‘피팅복’(사이즈를 재는 견본)을 마련해 먼저 입어본 후 체형과 취향에 따라 주문 제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기존 맞춤 양복점의 단점인 ‘가격’을 낮추고 ‘시간’을 줄인 것이 제2의 맞춤 양복점 붐을 일으킨 원동력이 된 셈이다. 남성 맞춤 양복 ‘루쏘소’의 임정필 부장은 “맞춤 양복점의 특성상 재고 부담이 거의 없고, 관련 기술 역시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선택 기준에 대해서는 “시즌마다 신상품을 내놓는 등 꾸준히 관리가 이뤄지는지 알아봐야 한다”며 “맞춤 정장도 브랜드에 따라 고객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인지도 역시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맞춤 양복점은 가맹비,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 3500만∼4000만원(점포 비용 제외)이면 창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성 맞춤 정장 전문점도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성복의 경우 기성복 사이즈가 커서 늘 줄여 입어야만 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많다. 여성 의류브랜드 ‘쥬시야’는 20∼30대 여성들을 위한 매장으로 기성복에선 찾기 힘든 44 사이즈 맞춤이 가능한 곳이다. 이은실 스타일리스트는 “최근에는 다이어트 성공을 목표로 44 사이즈를 맞추는 이들도 있다”며 “체형 때문에 고민하던 대다수 고객이 한 번 옷을 맞춘 뒤 재구매한다”고 말했다.

▶맞춤 양복은 10만원대부터 60만~70만원대까지 가격이 다양하다.



◇먹거리도 ‘맞춤’으로= 이 같은 맞춤형 상품 바람이 외식업에도 불고 있다. 우선 음식에 잘 맞는 맞춤형 그릇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맞춤형 그릇은 비쌀 것이라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유명 그릇 브랜드보다도 20∼30% 이상 저렴한 곳도 많다. 맞춤형 그릇을 찾는 곳은 주로 고급 음식점이다. 맞춤 그릇은 주문이 들어오면 매장을 방문해 내부 인테리어나 음식 종류 등 음식점의 특성을 먼저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해 제작한다. 같은 상에 올리는 그릇도 음식별로 구분해 사용하려고 주문하는 곳도 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맞춤 도자기 전문업체인 ㈜에릭스 도자기의 김종래 이사는 “같은 음식이라도 맞춤형 그릇에 담으면 음식의 빛깔이 더욱 살아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함께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제작된 그릇은 송추가마골, 경복궁, 놀부 갈비, 아소산, 하누소 등 유명 대형 음식점에 공급돼 사용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늘어나면서 먹거리 시장에도 맞춤형 상품이 등장했다. 3세 이하의 영유아를 고객으로 하는 맞춤 이유식 전문점이 인기다. 젊은 엄마들이 많이 이용하는 오픈 마켓에서 이미 10~20여 개의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G마켓에서 맞춤 이유식을 직접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빠빠맘마’의 나원준씨는 까다로운 주부들을 공략해 창업 4개월 만에 월매출 5000만원을 기록했다. 일식 주방장이었던 그는 아이에게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다가 주변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대형 할인점이나 유기농 매장을 직접 방문해 재료를 구입한 뒤 모든 음식을 혼자서 만든다. 그래서 하루 최대 생산량은 200상자에 불과하다. 제품은 비록 소량 생산되지만 홈메이드(home made) 방식이라는 장점 때문에 주부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현재 하루 평균 70∼150상자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한 상자에 평균 1만8000원 선이다. 고객이 주문하면 아이의 월령에 따라 식재료를 조절하고, 못 먹는 음식이 있으면 다른 식재료로 대체하기도 한다. 나씨는 “이유식 시장의 경우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믿을 만한 곳에서 소량 생산된 제품을 선호해 맞춤 이유식 전문점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상훈 창업전문 컨설팅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맞춤 상품을 찾는 소비자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이들을 반복 구매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존 고객의 입소문을 통한 신규고객 창출 방법이 이상적이며 단시간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꾸준한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불에 올려도 안 깨지는 제품 개발”


인터뷰 이오훈 (주)에릭스 도자기 대표

“에릭스는 단순 주문 방식을 통해 맞춤 제품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메뉴, 인테리어, 음식에 맞는 그릇의 질감까지 고려해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구성되는 것이 바로 저희가 만드는 맞춤형 도자기입니다. 음식점 분위기와 음식,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까지,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져야만 제작을 시작합니다.” 이오훈 대표는 20년간 업소용 도자기를 제작해 납품해오고 있는 도자기 전문가다. 그는 비싼 업소용 도자기가 무거우면서 잘 깨지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 맞춤형 도자기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결심이 서자 도자기에 관한 기술이나 인적 인프라가 제일 좋다는 목포에 공장을 설립했다. 매월 3000만∼5000만원 정도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결국 ‘잘 깨지지 않는 그릇’ ‘오래 쓰는 그릇’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자연스럽다 못해 투박한 재질에 ‘개밥그릇’ 대접까지 받았다. 하지만 웰빙, 자연주의,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음식전문가, 외식업계 리더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초강도 소재의 도자기, 직접 불에 사용하는 직화 도자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불 위에 올려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고, 찌개도 끓여먹을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든 것이다. 이 제품은 올 10월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일본의 스시가 세계적으로 대중화된 데는 스시를 담아내는 그릇의 역할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 전통 그릇인 도자기에 한국의 대표 음식을 잘 담아내면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춤 도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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