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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부자 지고 녹색 부자 뜬다

IT 부자 지고 녹색 부자 뜬다

숫자로 본 한국의 벤처부자 1명 : 벤처부자에 오른 여성 CEO 53세 : 벤처부자 100인의 평균 나이 140억원 : 한국 100대 벤처부자의 커트라인 361억원 : 벤처부자 100인의 평균 재산

양용진 코미팜 사장이 국내 최고 벤처부자에 등극했다. 양 사장의 주식 재산은 1760억원으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62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올해 메가스터디가 벤처를 졸업하면서 순위에서 빠졌다. 포브스코리아가 8월 28일 기준으로 국내 개인겧萱?지분을 통해 ‘한국의 벤처부자’를 조사한 결과다. 올해 1위에 오른 양 사장의 코미팜은 애초 동물의약품 생산업체였다.

이 회사는 항암제로 알려진 ‘코미녹스’ 개발에 나서면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움직여 왔다. 2004년 8월 2000원이었던 주가가 일 년 만에 7만원대로 뛰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1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무혐의 판정이 난 후 올 초 9만원대까지 뛰었지만 실적이 호전되지 못하자 주가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Inside
124 美·中·日서 금맥 캐는 게임하이 김건일 회장
126 최고사업가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사장
128 한국의 벤처부자 리스트
132 제2 벤처창업 나선 민트패스 양덕준 사장
134 글로벌 ‘벤처 전사’ 키우는 아이위랩 김범수 사장
양 사장의 재산도 한때 3000억원을 넘었지만 코미팜의 주가가 미끄러지면서 반으로 줄었다. 올 1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엔케이의 박윤소 대표는 재산을 1623억원으로 불리면서 2위에 올랐다.

엔케이는 천연가스(CNG) 시내버스의 가스연료 용기를 주로 생산한다. 올 상반기 코스닥 시장 침체에도 선전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공정에 쓰이는 화학약품을 생산하는 테크노세미켐의 정지완 대표는 1365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 대표의 재산은 지난해 1723억원에서 358억원이 감소했다. 최근 디스플레이 경기가 부진한 탓이다. 이창규 현진소재 대표가 1274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현진소재는 풍력발전기 부품 생산에 뛰어든 후 ‘신재생 에너지’ 테마주로 각광받아왔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내건 ‘녹색 성장’ 열풍을 타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5위엔 1120억원을 기록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올랐다. 황 대표의 평가액도 지난해보다 5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올해 벤처부자 100인의 재산 규모는 3조6128억원으로 지난해 4조6888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1000억원 이상 벤처부자도 지난해 9명에서 올해는 5명으로 줄었다. 벤처부자들의 저조한 성적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세계 경기 위축 탓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벤처들이 실적 악화로 고전했다. 지난해 6월 말 코스닥 등록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100조원에 달했지만 올 8월 말엔 70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일 년 사이 30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메가스터디, 원익, 네오위즈 등 잘나가던 회사들이 벤처에서 졸업하면서 상위 부자들이 대거 빠진 것도 총액이 감소한 원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재벌 2, 3세들의 주가조작 파문이 침체된 코스닥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그룹 전 회장 박용오 씨의 차남 박중원 씨가 인수한 코스닥기업 뉴월코프 주식은 지난해 초 주당 700원 안팎에서 연말엔 2300원으로 뛰었고, 유상증자 소문이 돌면서 1만400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박 씨는 이때 주식을 대량 팔았다. 증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뉴월코프는 9월 초 400원대로 추락한 뒤 거래가 정지됐다. 박 씨는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동일철강 주가를 쥐락펴락했던 LG가의 구본호 씨 역시 구속됐다. 박 씨와 구 씨 외에도 현재 10여 명의 재벌가 자녀가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리스트에 오른 벤처부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부자는 박경연 성진지오텍 주주. 평가액 286억원으로 39위에 오른 박 주주는 올해 만 78세다.

벤처부자 100인 중 여성은 모두 5명이지만 이 중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는 CEO는 정복임 케너텍 대표가 유일하다. 지난해 벤처부자 100명 가운데 47명이 올해 리스트에서 대거 탈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디스플레이겴絹옮戮흟반도체 업종 벤처 부자들이 실적 부진으로 밀려났다. 미래나노텍의 김철영 대표를 비롯해 넥스트칩의 김경수 대표, 기산텔레콤의 박병기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환율 급등으로 인한 환차손과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리스트에서 탈락한 주주들도 많았다. 지난해 494억원의 평가액으로 25위에 올랐던 장용현 IDH 대표는 회사가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환율 손실로 인해 순손실이 442억원에 달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장 대표의 평가액도 올해 5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삼원테크 역시 파생상품 손실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 회사의 이택우 대표 부부는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들이 빠진 자리에는 쉘라인, 세실, 상보 등 새로 기업을 공개한 기업의 주주들이 대거 진입했다. 순위가 오른 부자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친환경 기술업체를 비롯해 바이오, 의료기기 등 ‘녹색 비즈니스’가 선방했다.

올해 벤처부자 조사는 2008년 8월 말 현재 중소기업청에서 벤처인증을 받은 1만4359개 업체와 기술혁신 기업으로 중소기업청에서 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1만3743개 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재산 평가 기준 시점은 8월 28일. 재산총액엔 코스닥 상장 기업은 물론 미공개 회사의 지분가액도 포함했다. 주식 이외의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은 반영하지 않았다. 미공개 회사의 주가는 주당 순자산에 같은 업종 벤처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을 곱해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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