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독립 더 미뤄선 안 돼”
“에너지 독립 더 미뤄선 안 돼”
아폴로 우주계획이나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정부가 주관하는 대형 과학 프로그램의 시대는 끝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미 연방하원 과학기술위 위원장인 바트 고든 의원(민주·테네시주)은 미국이 정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새 도전에 직면했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연료를 찾는 일이다.
그는 혁명적 기술에 투자할 권한을 위임받는 첨단 연구 프로젝트 기구-에너지(ARPA-E)라는 기관의 신설을 제의했다. 뉴스위크의 파리드 자카리아 국제판 편집장이 그를 만나 ARPA-E 프로젝트 추진이 민간의 힘으론 벅찬 이유를 들어봤다.
에너지 위기를 해소할 ‘점증적 변화가 아닌 혁명적 돌파구’의 필요성을 거론했는데 어떤 돌파구를 말하는가?
현재로선 뭔지 잘 모르겠다. 태양열과 나노 기술을 합치면 태양열 집열판의 이용이나 배치가 더 쉬워질지 모른다. 에너지 저장도 좋은 예다. 재활용 산업이라는 면에서 전지는 매우 중요하다. 바람이 안 불고 태양이 내리쬐지 않는 날에 대비해 에너지를 저장하기 전에는 전지가 진정한 재활용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것이 한 가지 예지만 기본연구에서 무엇을 얻게 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전적으로 새 연료를 얻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 발전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정부 프로그램을 제안했는데.
ARPA-E는 에너지부 내에 세워질 첨단 연구기관이다. 이 프로그램 책임자는 각종 연구분야를 공략하는 미국에서 가장 뛰어나고 총명한 인재들을 선발할 권한을 갖게 된다.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그들은 그게 시장이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민간부문의 발전이 없는 기본 연구분야다. 공공부문, 민간부문, 산업, 국립연구소, 대학들이 한데 뭉쳐 돌파구를 마련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미 그 일에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그것을 다음 단계로, 시장으로 넘길 수 있다.
실리콘밸리가 이 부문에 투자하고 있지 않나?
기본 연구 차원이 아니다. 그들은 대체로 기존의 태양열 연구나 기타 기술을 토대로 점진적 개선을 도모하지, 변형적 개선을 도모하지는 않는다. 실리콘밸리나 민간 투자자들이 하지 못하는 일이 또 있다. 그들은 국립연구소와 대학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정부는 그런 능력을 가졌다. 이것이 바로 국방부 내 첨단 연구기관인 DARPA가 해온 일이다.
DARPA가 에너지 연구의 귀감이 된다고 보는 이유는?
DARPA는 인터넷 개발의 원조다. 그들이 인터넷을 처음 개발했을 땐 그 많은 용도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개념을 개발했고 그 기본연구를 토대로 인터넷이 발전했다. 지구위치확인시스템(GPS) 역시 DARPA에서 개발됐다. 당시엔 그것이 얼마나 널리 보편화되고 수많은 상업적 용도에 쓰일지 몰랐다.
아부다비 정부가 대체에너지 연구의 허브가 될 희망을 품고 ARPA-E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들은 150억 달러를 배정했다. 우리의 예산은 고작 1500만 달러다.
그 1500만 달러는 우선 일을 시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그 다음 최초 자금 3000만 달러에 추후 지원으로 연간 10억 달러를 배정했다. 전에 이런 성격의 창업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그렇게 결정했다.
민주당 의원에게 묻기에는 공평하지 못한 질문이겠지만 어느 후보가 대체에너지 연구의 지원에 더 적합할까?
두 후보 모두 지금보다 나은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점에선 우리가 이긴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체에너지 연구를 최대한 강조하는 듯하다. 다만 매케인 상원의원도 그 필요성을 이해한다. 애리조나 출신인 그는 그곳에서 태양열 에너지의 이점을 직접 체험했다. 이 법안은 양당의 지원을 받는다. 따라서 어느 후보나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체에너지 사용이란 점에서는 유럽연합의 요건이 훨씬 엄격하다. 우리가 경쟁에서 밀리나?
현재로선 그렇다. 다만 따라잡지 못할 만큼 처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다음 단계는 국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탄소 포집과 격리 기술은 개발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자원과 인력을 공동 이용하면 협력을 통해 돌파구가 열리고, 그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다음 중국과 인도 등 석탄을 많이 쓰는 나라에 그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가 스푸트니크호의 충격처럼 또다시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말을 했다. 미국 정부가 당시의 반응대로 과학과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보나?
그러길 바란다. 수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이 이뤄지고 예산적자도 엄청나지만 우리에게 연간 10억 달러를 투자할 능력은 있다고 본다. 몇 해 전 우리는 석유회사들에 세제 특혜를 주었다. 당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였다. 유가가 두 배로 뛰어 그 특혜는 더는 필요하지 않다. [석유회사들의] 세금공제로 10년에 걸쳐 약 200억 달러를 조성해 대체에너지 연구에 전용하면 된다. 그런 식으로 적자를 늘리지 않고 특혜만 바꾸면 된다.
새 에너지 개발에 매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3년 전 국립학술원에 양당 명의로 보내는 서신의 기초작업을 도운 적이 있다. 21세기 미국의 경쟁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결론은 일곱 살짜리 우리 딸과 그 아이 세대가 물려받는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우리가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한 부모 세대보다 떨어질 거란 점이다. 에너지 독립성의 부족이 일부 원인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며 점진적 변화로는 안 된다. 특단의 획기적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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