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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미래 담는 도시 창조해야”

“역사와 미래 담는 도시 창조해야”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한 특별세미나에 참석한 지자체·건축디자인 관계자들이 폴러스 부사장 (작은상자)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역사와 인간, 친환경이 어울릴 때 영감을 주는 공간이 창조되고 먼 미래까지 지속하는 도시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세계 최고의 건축디자인·도시계획 전문기업인 저디 파트너십(Jerde Partnership)의 리처드 W 폴러스 수석 부사장의 얘기다. 폴러스 부사장은 10월 15일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한 ‘세계 디자인 도시 성공 사례- 창조적 공간과 인간의 삶’ 특별 강연에서 저디 파트너십이 수행했던 일본의 롯폰기힐스·남바파크, 이스탄불의 캐뇬, 두바이의 국제금융센터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며 도시 디자인의 원칙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고, 지방자치단체, 건축·디자인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오세훈 시장은 축사에서 “취임 때부터 디자인을 강조했다”며 “이번 세미나가 대한민국 도시 디자인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폴러스 부사장의 강연 요지를 싣는다.


이번 강연의 초점은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도시건설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또 돌아가야만 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인간은 아주 오래전부터 필요에 의해 공간을 만들어왔고, 환경은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다.

12세기에 지어진,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는 하나의 사원이 아니라 수십만 명의 사람을 위한 거대한 도시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수많은 사원이 기후를 다루기 위해 실제로 서로 연결되었고, 이곳 디자인은 분명히 지역적 경관을 고려한 듯하다. 연못, 운하, 길, 땅의 형태는 활기로 가득 차고 자연환경과 통합된 대중적인 도시였다.

인프라와 농장 부지의 물리적 배치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한 해 동안 일어나는 계절적 변화를 반영했다. 페루의 마추픽추는 또 어떤가? 지금껏 가장 아름답고 환경적으로 통합된 문명인 이 도시는 완벽하게 자급자족했다. 아마존 상류 가까이에 위치했고, 도로와 테라스들은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솜씨 좋게 만들어졌다.

건물들은 종교적·천문학적인 믿음에 따라 디자인됐지만, 동시에 친환경 재생 건축의 초기 예이기도 했다. 가파른 초가 지붕과 두꺼운 벽은 단열을 제공했으며 건물의 방향은 빛과 열의 효율을 최대화하도록 배치됐다. 현재 세계 최고의 도시들도 기후와 자연환경을 토대로, 사람들의 필요와 습성을 통해 디자인되었다.

파리는 의심할 바 없이 세계의 가장 멋진 도시 중 하나다. 파리가 그렇게 진화한 이유가 있다. 바로 훌륭한 강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 개발되면서 정치적·지역적 환경 때문에 파리는 유럽의 문화적 중심이 되었다. 오늘날 파리는 예술과 디자인의 중심으로 남아 사회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파리를 여행하다 보면 길의 모든 곳에서 흥분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동선 네트워크 안에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기념비들, 작은 뒷골목들, 대로들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발견의 재미라고 부른다. 로마는 역사적으로 매우 열정적인 시민들을 탄생시켰다. 어쩌면 이 도시의 특징이 그 열정적인 시민들을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 로마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그 도시가 창조적인 디테일과 품질로써 진화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자부심의 원천이다.

베이징은 시민들의 대담함과 크기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것은 또한 우리 모두에게 문이 개방되면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중국 역사, 독특한 문화. 강한 정신의 반영이다. 중국이 세계와의 관계가 긴밀해짐에 따라 우리는 그들이 제공할 풍성한 기여를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다.

위 도시들은 오랜 시간 유기적으로 자라왔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없다. 우리는 10년 또는 그 이내에 디자인되고 지어질 수 있는 ‘인스턴트 도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으로 된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성공한 도심 개발의 모델에 의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디 프로젝트’는 이러한 영감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도시 한가운데 사람들을 끄는 독특한 행선지를 만들어내고, 정체성을 창조하고, 관습과 문화의 가장 훌륭한 측면들을 연결하고 통합하며, 자라날 새 생명을 도시에 부여하는 일을 한다. 세계 각지에서 저디는 이를 실천해왔다.


저디 파트너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일본 오사카의 남바파크, 바르샤바의 젤로테 테레시, 이스탄불의 캐뇬, 두바이의 국제금융센터 등이 좋은 예다. 오사카의 남바파크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대중교통 시설 관련 프로젝트의 예일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일반적인 쇼핑센터를 오사카의 독특한 문화로 바꾸는 것이었다. 우리는 친환경 재생 디자인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자연에 의해 창조된 장소에 현대적인 건축 디자인을 실행했다. 밀집된 도심 한복판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하부에 쇼핑몰을 개발했다. 쇼핑몰 옥상에는 4만 그루의 나무와 풀을 심었다. 결과적으로 남바파크는 주위 기차역의 이용을 10% 높였다. 도심 개발의 국제적 아이콘이 된 일본 ‘롯폰기힐스’(2조3000억원이 투입된 일본 최대규모의 도심 재개발 사업)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롯폰기힐스는 에도 시대 정원에서 창조적 영감을 얻었다. 롯폰기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대단히 유쾌하며 가고 싶은 행선지를 창조하기 위해, 개별 구획(거주지·쇼핑몰·오피스타운 등)은 다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주거 부분은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단지의 하나이고, 그곳에는 도시의 벤치마크가 된 다양한 소매점과 식당이 있다.

그것은 지하철로 바로 연결된다. 롯폰기는 보행자 입장에서 기존 환경과 연계되는 디자인을 가진 프로젝트로 창조됐다. 이스탄불의 캐뇬은 전체 도시를 꿰는 지하철 시스템과 연결된 소매점, 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주거의 복합 용도 프로젝트였다. 그곳은 낙후된 주거구역과 인접해 있다. 이스탄불은 여름 몇 달 동안 매우 덥고 습하다.

우리는 물결치는 협곡의 형태를 도입해 바람이 이곳을 통과하게 했다. 복잡한 도심 내부에 친환경 외부공간, 옥상정원, 노천극장을 배치해 커뮤니티가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다. 역사가 풍부한 지역에 사람을 끄는 매력적인 장소를 창조한다는 큰 과제를 캐뇬은 해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는 가장 가혹한 기후에서조차 훌륭한 장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프로젝트다. DIFC는 부의 정점을 반영하면서 친환경 건물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한 프로젝트다. DIFC는 중앙도로를 따라 늘어선 엄청난 규모의 사무실, 주거, 그리고 호텔을 보행로가 연결한다.

이 프로젝트는 박물관 수준의 ‘두바이 컬렉션’ 원칙에 의해 관리되는 예술적인 분수들, 독특한 미디어 기술, 그리고 최고 수준의 거주자들을 아우른다. DIFC는 살고 싶은 도시를 창조하려는 욕망의 표상이 될 것이다. DIFC는 도시의 역사, 자연조건, 그리고 미래에 대한 동경을 잘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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