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홍삼서 찾은 성장동력
발효홍삼서 찾은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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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식품이 2008년 11월에 발효홍삼 기술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인삼의 핵심 성분인 사포닌을 분해하지 못한다”며 “발효홍삼은 이런 사람들에게도 잘 흡수된다”고 설명한다.
사포닌은 대장에서 분해돼 진세노사이드라는 성분으로 바뀐다. 몸에 흡수된 진세노사이드는 원기 회복, 해독, 염증 억제, 면역기능 강화 등의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한국영양학회지에 따르면 한국인 가운데 37%는 대장에 사포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아예 없거나 효소성분 중 일부가 결여된 탓에 인삼을 섭취해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유재면(49) 웅진식품 사장은 “사포닌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홍삼이 약효를 내도록 한다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동시에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기술 개발 배경을 들려줬다.
웅진식품은 1999년에 아침햇살을 히트시킨 이래 초록매실, 하늘보리, 자연은 등 다양한 건강음료를 출시하며 성장했다. 발효홍삼은 웅진식품이 2008년 5월에 야심 차게 들고 나온 성장동력이다.
홍삼 관련 제품이 웅진식품의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 2008년 홍삼 관련 제품 매출은 약 1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잠정치) 1650억 원의 약 6%에 그쳤다.
그러나 유 사장은 “발효홍삼이 곧 웅진식품의 새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목표는 2012년 홍삼 시장 점유율 10%입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홍삼의 세계화에도 앞장 서겠습니다.”홍삼은 6년생 인삼을 껍질째 찌고 말려 수분 함량을 14% 선까지 낮춘 인삼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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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은 다른 인삼보다 효과가 빠르고 강해 인기가 높다. 국내 홍삼 시장은 웅진식품이 큰 기대를 걸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국내 홍삼 시장이 2003년 4224억 원에서 2007년에 7767억 원으로 약 84% 성장한 것으로 분석한다.
연평균 성장률 16%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현재 한국인삼공사가 압도적인 1위로 2007년 521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농협고려인삼이 같은 해 369억 원의 매출로 2위에 올랐다.
이밖에 대상웰라이프, 동원F&B 등이 홍삼정, 꿀홍삼, 홍삼쥬스, 홍삼사탕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웅진식품이 발효홍삼에 착안하고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것은 2006년. 연구는 고려대 식품영양학과 서형주 교수 팀이 맡았다. 서 교수는 “사포닌을 분해하는 유산균을 찾아낸 뒤, 그 유산균을 생산라인에 투입해 홍삼을 발효시켰다”고 설명했다.
웅진식품은 발효홍삼 제품에 ‘장쾌삼’이란 브랜드를 붙였다. 발효홍삼 제품으로는 장쾌삼 발효홍삼 기, 장쾌삼 발효홍삼 진액, 장쾌삼 발효홍삼 수, 장쾌삼 발효홍삼 력 등이 있다. 발효홍삼 기는 웅진식품 전문 상담원인 n-스타를 통해 20㎖들이 병 30개에 3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발효홍삼 진액은 30㎖들이 30포에 7만1000원, 발효홍삼 수는 50㎖들이 병 16개에 5만 원, 발효홍삼 력은 85㎖들이 병 10개에 3만 원이다. 웅진식품은 1월엔 특허기술을 최대한 녹여낸 고가의 신제품 ‘장쾌삼 대왕의 힘 단’을 출시한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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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우수성 세계에 알리겠다”
“사포닌은 육각형입니다. 여섯 개의 단백질이 당분이라는 고리로 연결돼 있지요. 이 고리를 풀어준 다음에 섭취하면 대장에 사포닌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도 사포닌을 쉽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웅진식품에서 사포닌 흡수에 관한 연구를 의뢰받은 고려대 식품영양학과 서형주(49겭瑩? 교수는 “몸 속에서 사포닌을 분해하지 못한다면 사포닌의 고리를 풀어 분해한 다음 섭취하면 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의 연구팀은 이런 접근에 따라 먼저 체내에서 어떤 효소가 사포닌을 분해하는지 파악에 나섰다. 연구팀은 대장에 있는 유산균 가운데 9종이 사포닌 분해에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분해 효과가 탁월한 두 가지 유산균을 사용해 홍삼을 발효시켰다. 발효홍삼 제품 개발엔 성공했지만 생산 과정에서 한 차례 더 난관에 부딪혔다.
배양한 유산균을 사용해 홍삼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연구실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곤 한 것이다. 서 교수와 웅진식품 관계자들은 수천만 원 상당의 홍삼을 폐기 처분한 다음에야 답을 찾았다. 서 교수는 “유산균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점에 맞춰 홍삼을 발효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2년 전 홍삼 연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홍삼과 인삼의 차이조차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홍삼 연구를 계속해 해외 시장 진출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힐 정도로 이 분야에 빠졌다. 그는 앞으로 연구 과제는 인삼 잎과 잔뿌리에서 사포닌을 추출해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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