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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이력서 관리하세요”

“인터넷에서 이력서 관리하세요”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외환위기를 맞지 않았다면 인크루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회상한다. 그는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구직자가 적절한 일자리 정보를 얻지 못해 구직에 실패하는 것을 보고 취업·인사 포털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마침 그 즈음부터 입사지원 방식도 점차 온라인화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아이템이 있었지만 취업과 연결한 사례는 전무했습니다. 취업을 도와주고 기업들이 채용을 하게끔 독려하는 사회공헌적인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인크루트를 열게 됐습니다. 1998년 설립 이후 처음에는 매출도 없이 돈만 썼어요. 기업의 채용 공고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하면서 그 달부터 흑자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12월 비로소 1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인크루트는 2008년 3분기에 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성장했다. 인크루트의 광고수입은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개인 구직 공고에 광고를 받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채용에 드는 비용은 철저히 인재를 찾는 기업의 부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광고수입보다는 인터넷 경력관리 문화를 확립한 후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 하고 있다.

“인크루트는 인터넷 이력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 10년간 노력했습니다. 이제 누구나 인터넷에 이력서를 띄워 놓고 업데이트하며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력만큼 중요한 개인 DB가 또 있을까요? 고객은 인크루트의 철저한 보안서비스 안에서 안심하고 이력서 하나로 여러 기회를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기업은 인크루트에서 ‘참여 의지가 있는’ 고객과 만날 수 있습니다.”

인크루트의 혁신
혁신은 ‘이익과 사회공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 인터넷 이력서 문화 정착
□ 파트너 기업과의 협력관계 강화
□ 정부의 고용서비스 지원
예를 들어 인크루트에서 이력서를 쓰면 자원봉사 내역을 별도 서류로 제출할 필요 없이 온라인에서 인증 받아 제출할 수 있다. 현재 인크루트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포털사이트인 싸이월드와 손잡고 싸이월드의 ‘사이좋은세상’에서 봉사활동한 내역을 이력서에 곧바로 첨부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기업의 채용도 도와주는 셈이다. 더불어 파트너 회사와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신뢰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대표는 또 “이력서는 현재 주로 취업에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유학상담을 받을 때나 정부로부터 교육 지원을 받는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온라인 이력서 관리와 온라인 경력 관리의 중심이 되는 동시에 채용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인크루트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면서도 “요즘처럼 어려운 때는 없었다”며 지금의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을 감추지 않았다. 기업들이 채용계획을 취소하면서 광고 매출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닷컴버블 붕괴 등의 위기를 겪은 인크루트는 최근의 위기를 정부·공공기관 대상 사업을 확대하면서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이번 정권의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 다양한 취업지원서비스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인크루트는 더 전문적인 채용상담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고용지원센터과 함께 구직자들의 구직활동을 돕고 수익도 얻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정부·공공기관 사업 확대

예를 들어 인크루트는 현재 서울지방노동청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와 위탁계약을 체결해 취업지원 사각지대였던 서울시, 경기 북부, 강원도 지역의 단기복무 장병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기복무장병 취업캠프’란 이름으로 5년 미만 단기복무 장병의 취업역량과 취업의욕을 강화하기 위해 전역 직전 또는 직후 3일의 범위 내에서 1일 7시간 이상 심도 높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사업이 향후 매출의 3분의 1 정도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10년간 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시장을 노리고 전문적으로 로비를 벌이는 외국계 기업도 있다”고 전했다. 인크루트는 경기침체기에 태어난 회사인 만큼 또다시 찾아온 불경기에 대비해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을 받거나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관할 고용지원센터에 ‘취업활동증명’을 해야 할 경우 인크루트에 저장해 놓은 이력서를 통해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광석 대표는 “이력서와 관련한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불황기에도 인력시장은 성장
이 회사의 ‘건강진단’
인크루트는 인터넷 채용 서비스, HR솔루션 서비스, 공공취업 전문서비스 제공 기업이다. 2008년 3분기에 128억원 매출에 영업손실 26억원을 입었다. 적자 원인은 영업실적 부진보다는 신규사업 관련 투자인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 경기 침체가 향후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황기에도 인력시장에는 다른 성장 요인이 존재한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비해 이 회사는 HR솔루션과 전자적자원관리(ERP) 모듈 개발을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의 비율을 2006년 8%에서 2007년 11%, 2008년 13%로 끌어올렸다.

2008년 3분기 말 회사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282%와 65%로 우량하다. 안정적 투자는 이렇듯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크루트는 지난해 다른 회사와 제휴에 적극 나섰다. SK텔레콤과 온라인 멤버십에서 제휴했고 신한은행과는 모바일 서비스 내에 입점하기로 계약했다. 올해부터 이들 제휴가 매출 증가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 2월 인크루트는 경영효율·전문성 제고를 위해 ERP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했다. 분할한 신설회사 인크루트ERP는 최초로 100% 웹 기반 환경에서 구동되는 자체 브랜드 ‘B2BERP’를 보유하고 있다. B2BERP는 그동안 약 400여 곳에 구축돼 가동되고 있다.

(본 의견은 기업의 공시자료 등을 기초로 작성했으며, 삼일회계법인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따라서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도움: 삼일회계법인 고성재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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