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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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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위기 해소책 … ‘금본위제’


『골드』
저자 네이선 루이스 역자 이은주 출판사 에버리치홀딩스 / 02-745-8815 값 2만8000원
역시 금인가. 경제예측 전문가 네이선 루이스의 책 『골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투자나 재테크 얘기가 아니다. 통화(currency)와 화폐 얘기며, 현 세계경제의 위기에 대한 얘기다.

그는 현 위기를 통화위기로 본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통화로서의 금’이라면 얘기는 뻔하다. 금본위제다.

“금본위제를 되살리자”는 주장이다.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필연’이라고 말한다. “현재로서는 금본위체제로 복귀하는 수밖에 달리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니 하루빨리 진지하게 검토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근거는? 저자는 화폐의 역사를 장기적으로 분석했다. 기원전까지 내려가는 화폐의 역사에서 인류는 ‘금과 연관된 화폐’인 ‘경화(硬貨)’와 ‘금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화폐’인 ‘연화(軟貨)’를 번갈아 써 왔다.

따지고 보면 그의 말이 맞다. 세계경제는 사실 40년 전까지만 해도 ‘절반의 금본위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1971년 이른바 ‘브레턴우즈 체제’가 폐기되기 전까지 달러는 ‘온스당 35달러’로 금에 연결돼 있었고 다른 화폐는 달러당 얼마로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달러를 많이 찍어내 달러 값이 떨어지면서 금으로 바꿔주지 못하는 상황이 오자 미국이 약속을 파기하며 금본위제를 무대에서 퇴장시켜 버렸다.

지금 다시 금본위제로 돌아간다는 것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마치 ‘과거의 유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본위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또 실제로 그가 달러가치를 금과 일정하게 연결시키려 애썼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왜 다시 금본위제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장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환율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공장을 이전할 필요가 없고, ‘덤핑’으로 인한 무역마찰이나 소송이 사라질 테고, 무엇보다 현재 경제위기의 근원인 통화위기를 없앨 수 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의미심장하다.

“좋은 화폐야말로 좋은 정부의 초석이다.” 최근 기축통화를 바꾸자거나 ‘제2의 브레턴우즈 조약’을 체결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과연 금본위제가 살길인 것일까?


이재광 경제전문기자·지역연구센터 소장·imi@joongang.co.kr



‘이상도시’는 없다?


『도시와 인간』
저자 마크 기로워드 역자 민유기 출판사 책과함께 / 02-335-1982 값 4만8000원
엄청나다. 11세기 중세 도시부터 현대 도시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0년 도시의 역사를 순례한다. 11세기 중세 도시의 부활을 이끌었던 콘스탄티노플에서 시작해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였던 베네치아와 제노바, 16세기 로마와 대서양 무역도시, 17~18세기 암스테르담과 파리, 19세기 이후 현대도시로 커온 런던, 맨체스터, 뉴욕. 큼직한 판형에 양도 무려 700쪽에 이른다.

도시는 어떻게 부활하고 성공하고 팽창했는가? 1000년의 역사를 검토한 저자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상인세력이 도시의 부활을 주도했다면 절대권력이 도시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었고, 자본과 권력 및 도시민 간의 힘겨루기가 도시의 팽창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최근 강남 땅값이 다시 뛰면서 부활하는 ‘강부자’ 얘기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저자의 결론. 인간이 꿈꾸는 이상도시는 요원하다?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도시로 계획됐던 로스앤젤레스조차 실패했다고 꼬집는다.

복잡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진부한 건물의 도시라는 것이다. 결국은 비관론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아무리 이상적인 도시라 해도 결국은 망가지고 마는 것일까?

천정원 지역연구센터 연구원·indigo0811@naver.com
조선도 ‘미사일 선진국’
이 책을 말한다

『화염 조선』
저자 박재광 출판사 글항아리 / 031-955-8888 값 1만8000원
미사일, 로켓, 인공위성. 최근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화두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이를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해 쏠 수 있다면 아시아 주변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불안 요소가 커진다. 다행히 실패했다.

한국도 인공위성이 관심의 대상이다. 오는 7월 전남 고흥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직접 발사하기로 돼 있다. 성공하면 ‘우주 선진국’에 가입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이 책 『화염 조선』에 눈길이 간다. 국내에서는 아직 ‘미답의 세계’로 남아 있는 전쟁사 전공 학자 박재광이 쓴 이 책은 우리가 ‘로켓’ 강국임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로켓인 ‘주화(走火)’와 최초의 로켓 무기인 ‘신기전(神機箭)’ 이야기가 있다. ‘신기전’은 영화로도 제작되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신기전을 발사하는 ‘화차(火車)’는 중신기전 100발을 동시에 쏘아 보낼 수 있는 다연발 로켓포였고, 사전총통(나중에는 주자총통과 승자총통으로 교체) 50정을 장착한 총통기 화차는 200발의 총알을 발사할 수 있는 일종의 기관총이었다.

실례로 행주산성 전투에서 권율 장군이 화차 40량을 운용해 절대 열세를 극복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밖에도 박재광은 잠수부를 동원해 수중에 설치해 적의 함선을 폭파하는 수중 시한폭탄 ‘수뢰포(水雷砲)’와 지뢰를 묻고 화약을 길게 연결해 불을 붙여 폭파시키는 일종의 부비트랩 ‘파진포’와 ‘지뢰포’ ‘목통’ 등도 눈길을 끈다.

‘비거(또는 비차: 飛車)’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기다.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는 수레를 의미하는 것이니, 행글라이더에 좀 더 가깝다고 할까. 진주성과 고성에서 왜군의 포위망을 뚫고 30리 밖으로 비거를 날렸다는 기록이 전한다.

송준 북칼럼니스트·bullwalk@naver.com



성장 친화형 진보 더불어 성장하는 경제를 위해

이코노미스트가 연재하고 있는 ‘더불어 성장하는 시장경제’와 같은 맥락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클린턴의 경제보좌관이었던 진 스펄링이다. 이 책은 ‘진보는 성장과 번영이라는 가치를 보수에 넘겨주고 말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분배의 집착이 아니라 ‘함께하는 성장정책’이 진정한 진보의 가치라는 주장이다. 책의 상당부분이 부시 정부 비판이다. MB정부도 들을 게 많다.

■ 진 스펄링 지음, 홍종학 옮김
■ 미들하우스 02-333-6250 / 2만2000원



대통령을 위한 과학에세이 사회가 합리성 아닌 합리화로 포장될 때

젊은 물리학자가 쓴 과학에세이가 왜 ‘대통령을 위해서’일까? 대통령이나 정치와 관련된 분량은 전체의 5분의 1도 안 된다. 그런데 파괴력이 만만치 않다. ‘엔트로피 이론’으로 BBK사건을 설명하며, ‘BBK 사건에 대한 검찰의 판결보다는 12·12 사태를 두고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고백한 검찰이 낫다’고 말한다. 과학적 이론에 따르면 그렇다는 것이다. 설명이 필요 없이 끝내주게 재미있다.

■ 이종필 지음
■ 글항아리 031-955-8897 / 1만3500원



밸류타이머의 전략적 가치투자 왜 가치투자는 조롱거리가 됐나?

‘반 토막 펀드’와 함께 ‘가치투자’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가치투자는 저가에 매수해 더욱 저가에 매도하는 예술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시장이 충격을 받아 곤두박질치는데, 믿음 하나로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이 ‘전략적 가치투자’ 즉, 위험에도 대비하는 가치투자다. 우량주로 구성된 종목을 고르되 상황에 따라 보유비중을 조절해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 신진오 지음
■ 이콘 031-955-7979 / 2만원



경제상식사전2 기초가 튼튼해야 경제가 보인다

‘미네르바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포털 경제 토론방에는 지금도 수많은 경제 고수가 활동 중이다. 고차원적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있고, 신문기사를 조합해 자기 의견인 양 내는 짝퉁 고수도 많다. 사실과 다른 의견, 경제 용어를 잘못 이해한 글들도 부지기수다. 이를 걸러 읽으려면 기초와 상식이 탄탄해야 한다. 세계경제 핫 이슈 해설과 환율, 금융 상식을 풍부하게 담은 책이다.

■ 정재학 지음
■ 길벗 02-332-0931 / 1만3500원



피크 앤드 밸리 지금이 진정 인생의 나락인가?

누구나 인생의 봄날이 있고 혹독한 겨울이 있다. 절망의 나락과 희망의 꼭대기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죽는 순간이 아니라면, 언제가 피크였고 또 언제가 나락이었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여기 이 책의 메시지가 있다. ‘인생의 절정은 내가 가진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순간이다. 나락은 잃어버린 것을 그리워하는 순간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존 스펜서의 신작이다.

■ 존 스펜서 지음, 김유신 옮김
■ 랜덤하우스 02-3466-8922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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