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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 찔러라, 더블딥 임팩트는 없다!

정곡 찔러라, 더블딥 임팩트는 없다!

3대 현안 이렇게… 출구전략 “금리인상은 내년 상반기 상황 보고 결정해야” 환율 “원화 강세 지속, 기업 신흥시장 공략 바람직” 부동산 “더딘 회복 전망, 시장 안정에 무게 둔 정책 긴요”

정부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출구전략에 나서야 할까? 환율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까?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세 가지 물음은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 현안이다. 지난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주최한 ‘SERI 정책 심포지엄’에서 다룬 주제 역시 출구전략, 환율, 부동산이었다.

중장기적인 현안과 변수가 많지만, 당면한 문제라는 점에서 경제계가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는 문제 역시 위와 다르지 않다. 현황과 해법, 대응책을 정리했다.


1. 출구전략출구전략은 성급하면 회복되던 경제가 다시 죽을 가능성이 있고, 뒤늦으면 인플레이션과 자산 거품, 시장기능 왜곡, 재정악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우리나라는 그간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썼다. GDP 대비 경기부양용 재정지출 규모는 3.6%로, G20 국가 평균 2.2%보다 많았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인 이유다. 따라서 위기 이후의 대책을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재정악화와 자산시장 과열 등 출구전략 압박은 강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수동적 의미의 출구전략에 이미 돌입한 것으로 보는 듯하다.

비상조치로 풀었던 원화 및 외화유동성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으로 시장에 풀었던 외화유동성 520억 달러 중 이미 93%가 회수됐다. 또한 중소기업 대출 지원 축소나 취약해진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각종 조치를 고려 중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출구전략은 무엇일까?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안에 따라 출구전략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는 시기상조이고, 내년에 빠른 경제회복 기조가 지속될 경우 상반기 중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3.8%)을 2분기 이상 웃돌 경우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제시했다. 또한 공급된 유동성 회수는 만기가 도래하면 자동 해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더블딥(Double Dip)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세출보다 늘리는 재정정책 부분의 출구전략은 2011년 이후에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중소기업을 감안해 대출지원 정책을 현 수준으로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출구전략과 관련해 떠오르는 화두인 ‘국제 공조’에 대해서는 “느슨한 형태의 공조”를 예상했다. 각국마다 위기의 수준과 대응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출구전략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이유로 아예 “공조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갑영 교수는 또한 내부적으로도 “출구전략이 당분간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2. 환율올해 장중 달러당 1597원까지 폭락했던 원화가치가 이제는 너무 빨리 급등해 고민이다. 올 3월 1500원대, 4월 13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1200원대가 붕괴됐다. 수출대금의 달러화 결제비중이 80%에 달하는 국내 기업은 당장 채산성 악화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국제금융컨설팅업체인 글로벌 인사이트가 전망한 내년 원-달러 환율은 1054원, 2011년은 980원이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역시 “달러 약세와 원화의 두드러진 강세”를 점친다(삼성경제연구소의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130원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상황이 과거 달러 약세기와 유사하고 여기에 기축통화 대체 논의가 추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부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 외환당국의 외화유동성 회수가 거의 완료된 점 등을 들어 달러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비록 달러화 유입 규모가 올해보다 줄어든다고 해도 원화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 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나라보다 대폭 저평가된 원화가치가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 근거다. 여기에 달러뿐 아니라 다른 주요국의 통화에 대해서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정 연구원의 분석이다.

다만, 향후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일부 국가의 금융위기 우려 등으로 달러화가 일시 강세로 반전될 가능성은 열어뒀다. 우려되는 것은 향후 원화 강세의 악영향이 과거보다 클 것이라는 점이다.

정 연구원은 “세계 경제는 과거에 비해 저성장 기조를 지속하는데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는 과거에 비해 심화됐고, 국내 추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도 제한적인 와중에 원화 강세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경제의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연구원은 “우리 수출기업의 대응전략은 경영합리화와 사업구조 고도화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뻔한 얘기 같지만, 여기에 답이 있다”고 했다.


3. 부동산 시장이 시점에 부동산 시장이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의 시각에서 보면 답이 나온다. 만약 아파트에 버블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 특히 한은이 판단할 경우 불가피하게 출구전략의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직 부동산 시장이 본격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일부 지역의 현상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 가격 수준이 전고점인 지난해 9월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상승 속도는 과거 상승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거래량 급증은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의 국지적 현상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규제 강도가 높아 잠재적 버블 위험도 낮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지적이다. 미분양 주택의 물량이 많이 적체돼 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박 연구원은 “내년 부동산 시장은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정책에 대한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경기활성화 기조는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을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가격 안정이라는 필요조건과 거래활성화라는 충분조건이 결합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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