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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혜택 떠나기 전에 ‘꽉’ 잡아라

세금 혜택 떠나기 전에 ‘꽉’ 잡아라

지난 8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라 2010년에 비과세·소득공제 혜택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기 전에 챙기면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무슨 일이든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든다. 마무리를 잘하면 1년 동안 있었던 안 좋은 일, 실수를 잊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연말에 이익을 얻으면 그동안 본 손실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맘때 연말 소득공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세금을 환급 받기는커녕 추가 납입해 속상해 하지 않으려면 2009년이 두 달 남짓 남은 지금 마지막 점검이 필요하다. 대한생명 FA센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 12월에 절세형 금융상품을 잘 활용해 최대 98만56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소득이 1200만~4600만원인 직장인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다.

보통 금융소득에 대해 15.4%의 이자소득세를 매기는데 세제 혜택만 잘 따져도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세금을 매기지 않는 비과세와 과세할 때 소득에서 일정한 금액을 제외해주는 소득공제 제도를 통해서다. 먼저 올해로 세금 혜택이 폐지되는 금융상품에 대해 알아보자.

비과세·소득공제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 직장인의 재테크 필수 아이템으로 알려진 장기주택마련저축이 가장 눈에 띈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거나 전용면적 85㎡ 이하고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인 1주택 소유자가 가입할 수 있다. 분기당 300만원 한도로 납입하면 납입액의 40%,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는다.

또 7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다. 이 혜택이 올해를 끝으로 대폭 축소되는데 기존 가입자들을 위해 연소득이 88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올해 안에 가입하면 2012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고, 비과세 혜택은 2012년까지 연장된다. 따라서 연말까지 300만원을 납입하면 납입액의 40%인 120만원에 대한 세금을 소득공제 받게 된다.

2013년부터는 납입액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3년 만기 장기주식형펀드의 비과세·소득공제 혜택 역시 올해까지다. 이 상품은 만기가 3년 이상이고 국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3년 이상 유지하면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이 비과세되고 3년 동안 납입한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남은 두 달 동안 100만원가량 공제 가능분기별 300만원 한도로 납입이 가능하고 적립식으로 납입해야 소득공제를 받는다. 소득공제율은 가입 1년차 때 납입액의 20%, 2년차에 납입액의 10%, 3년차 때 납입액의 5%다.

하지만 내년에 가입하면 세제 혜택을 볼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장기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거라면 남은 두 달 동안 100만원씩 적립식으로 200만원을 납입할 경우 납입액의 20%인 4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국내 회사채와 기업어음에 60% 이상 투자하는 장기회사채펀드 역시 3년 이상 투자할 경우 1인당 5000만원까지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이 면제된다.

또 가입 연차에 따라 5~20%의 소득공제가 주어진다. 장기주식형펀드와 마찬가지로 올해로 세제 혜택이 끝나기 때문에 가입하려면 올해 안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편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은 아니지만 고수익고위험펀드로 불리는 하이일드펀드의 저율분리과세 혜택도 올해로 끝난다.

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BB+ 이하)에 10% 이상 투자하는 이 상품은 올해까지 가입한 투자자에 한해 1년 이상 투자하면 1억원까지 일반 세율보다 낮은 5.5% 세율을 적용 받는다. 또 펀드에서 세금과 관련해 주목 받은 상품이 해외펀드다. 기존에 해외펀드 투자 시 손익에 대해 15.4%의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내년부터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아둘 점은 투자한 펀드가 올해 손실이 났을 경우 투자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2010년까지 총 손익을 따져 손실을 넘는 이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가령 2008년에 펀드에 500만원을 투자했는데 2009년에 손실을 봐서 300만원이 됐다가 2010년에 다시 이익이 나서 500만원이 됐다면 이익을 본 것에 대해 세금을 물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펀드 전문가들은 달라진 세금 제도 때문에 무리해서 손실이 난 펀드를 환매할 필요 없다고 조언한다. 투자한 국가의 시장 전망이 좋은 펀드는 유지하고 전망이 좋지 않은 펀드를 환매하는 것이 좋다.



생계형 저축·조합 예탁금 중복 비과세 사라져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폐지로 국내펀드로 전환을 생각하는 투자자도 많지만 역외펀드 역시 최근에 주목 받고 있다. 역외펀드는 외국의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자금을 모아 외국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해외펀드에 밀리고 규제에 치여 판매와 가입이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세금이 두려운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역외펀드는 여러 종류의 통화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할 때 환율 전망을 잘 살펴야 한다.

환율 셈을 잘못하면 높은 수익률에도 손해를 볼 수 있다. 펀드의 세제 혜택과 관련해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에 대해 0.1%의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고, 공모펀드와 연기금의 증권거래세(0.3%) 면제 혜택이 내년에 없어진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이에 전문가들은 세금 비중이 큰 투자자라면 매매 빈도가 액티브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주 펀드나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생계형 저축과 조합 예탁금에 대한 비과세 한도도 내년에 줄어든다. 생계형 저축은 남녀 만 60세 이상, 장애인, 유공자,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등이 가입할 수 있는데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다. 농·수·신협, 새마을금고 등의 예탁금은 3000만원까지 농어촌특별세 1.4%만 부담하면 된다.

두 상품에 모두 가입하면 총 6000만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보는 셈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생계형 저축과 조합 예탁금에 모두 가입했을 때 예탁금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는 등 중복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비과세 통합한도가 6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만기 때까지 지금과 같은 세금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 생계형 저축과 종합 예탁금에 각각 최대 한도인 3000만원까지 넣어두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뜨는 절세 상품이 주택청약종합저축이다.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는 이 상품은 20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가 가입할 수 있고 연간 300만원 안에서 납입액의 40%, 12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85㎡를 초과하는 주택에 당첨되면 감면 받은 세금을 추징당한다. 또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소득공제 합계가 3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연간 3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되는 연금저축 역시 노후 준비와 세제 혜택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연말이 가까워지면 특히 인기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 국내 거주자가 가입할 수 있고 분기별 납입 한도는 300만원이다. 10년 이상 납입하고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을 수령해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연금을 받을 때는 5.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매년 납입액의 100%를 소득공제 받기 때문에 올해가 끝나기 전에 300만원을 납입하면 전액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이 밖에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 보장성보험을 꼽을 수 있다. 보장성보험은 종신보험, 암보험, 자동차보험 등 보장을 우선으로 한 보험으로 만기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를 넘지 않는다.

연간 1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고 본인 명의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 등 부양가족 명의로 가입한 보험도 소득공제 대상이다. 또 신용카드 공제한도가 내년에 연간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된다. 그동안 가족이나 맞벌이 부부가 연봉이 더 많은 사람에게 카드 사용액을 몰아주곤 했는데 이제 공제한도를 따져서 각자 세금 혜택을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많은 세제 혜택이 사라지지만 내년에 새롭게 신설되는 절세 혜택도 있다. 바로 녹색금융상품이다. 아직 시장에 상품이 많이 출시되지 않았고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정부는 녹색산업과 관련한 금융상품에 대해 비과세·이자소득세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발표했다.

녹색금융상품은 정부가 인증한 녹색기술이나 프로젝트에 자금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녹색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면 300만원 안에서 납입액의 10%에 대한 소득공제와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중도 해지 시 ‘패널티’ 알아둬야

녹색예금의 이자소득은 1인당 2000만원 안에서 비과세되고, 녹색채권의 이자소득은 1인당 비과세 한도가 3000만원이다. 또 예금·채권 상품은 3년 이상 가입 시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절세상품에 가입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세제 혜택이 큰 상품은 장기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내 자금 계획과 맞는지 미리 따져봐야 한다. 중간에 해지하면 세금 혜택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

기본 납입기간이 10년인 연금상품은 중도해지하면 원리금에 대한 22%의 기타소득세와 주민세를 내야 한다. 또 5년 이내 해지할 경우 2.2%의 해지가산세를 물게 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는데 1년 안에 해지하면 납입액의 8%를, 5년 안에 해지하면 납입액의 4%를 연간 30만원 안에서 해지가산세로 내야 하고 비과세 혜택 역시 사라진다.

3년 이상 적립식으로 가입해야 하는 장기주식형펀드를 중도해지하면 1년차에 납입액의 5%가, 2년차에 2.4%가, 3년차에 1.2%의 해지가산세가 붙는다. 무엇보다 세제 혜택을 보려고 투자 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 투자 금액이 적어 생각보다 세제 혜택을 많이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전문가가 예금·펀드·보험, 주식형·채권형 등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절세상품에 가입할 수 있으니 먼저 투자성향과 투자기간, 투자금액에 대한 계획을 세운 뒤에 가입하라고 권유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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