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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전선 ‘이상 무’

중국경제 전선 ‘이상 무’

경제 전문가들이 내놓는 금융 거품의 미래는 흥미로운 스포츠 관전평과 다를 바 없다. 최근에는 중국이 단연 그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른다. 하지만 중국이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거라는 관측에 금융 거래자들은 기겁을 한다.

행여 중국이 금리 인상과 대출 회수 등 경제 성장의 완급조절에 나선다면 살아나는 듯했던 세계 경제는 동력을 잃고 ‘더블 딥(이중 경제 침체)’에 빠져들 수도 있다. 경제 비관론자들은 이런 전망이 마치 현실화되는 양 말한다. 중국과 관련해 가장 간과하기 쉬운 사실은 그 누구도 중국의 진면목을 모른다는 점이다.

중국은 오리무중 그 자체다. 그래도 무시하기엔 존재감이 너무 큰 까닭에 설익은 추론이나마 해보고자 한다. 나는 중국 경제가 거품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경제는 부분적으론 막대한 금융 및 재정 부양책 덕분에 10% 성장했다. 중국 당국은 늦가을 들어 재정 부양책을 서서히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올 1월 초 은행들이 엄청난 규모로 신규 대출을 시작했다. 통상 1분기엔 대출이 증가하게 마련인데도 중국 은행의 대출 확대는 과다하게 비춰진 듯하다. 지난해 11월 0.6%였던 물가 상승률이 12월엔 1.9%로 뛰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물가 상승의 주범은 심각한 대설 피해로 인한 식료품 값 앙등인 까닭에 공황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해마다 10~11% 성장하는 이 나라에서 물가 상승 조짐이 보이자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재빨리 금융 부양책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중국인민은행은 경기 과열이 심각한 사회적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걸 극력 경계한다. 물론 중국 당국은 지금이 뭔가 터지기 직전의 상황이라는 비관론자들과 공매도자들(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한 뒤 싸게 사서 갚는 거래방식)의 아우성을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중국은 1930년대 대공황 사례를 연구했으며, 과잉 반응을 하거나 아직도 취약한 경제회복 기조를 성급하게 뒤집을 생각이 없다. 중국 당국은 3개월과 1년짜리 경매채권(경매를 통해 금리를 조절하는 장기 채권)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했으며, 은행엔 대출 확대의 보폭을 조절하라고 권고했다.

1년짜리 경매채권 금리는 1월 첫 주와 둘째 주 각각 0.08%포인트 올랐다. 이는 ‘허리띠 졸라매기’가 분명하지만 긴축정책치고는 아주 완만하고 부드럽다. 지난주 중국인민은행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부은행장 한 명은 인민은행이 금융 부양책을 “적당히 느슨하게 가져간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중국이 ‘통제’ 경제를 운용해 온 이래 정부의 권고는 상당한 무게감을 갖는다. 여러 확고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중국인민은행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로 둔화하는 경착륙보다 7~8%를 유지하는 연착륙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실직이나 불완전 고용으로 생활이 불안정한 국민이 지금도 200만~300만 명을 헤아린다는 사실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기 때문이다.

경기 비관론자들은 엄청난 규모의 과잉투자와 과대평가된 자산 가치를 들어 중국이 1980년대 말의 일본 짝이 나리라고 주장한다. 사실 오늘날 중국의 모습은 1970년대의 일본을 닮았다. MSCI(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지수에 따르면 중국 주가는 올해 예상 순익의 13.4배, 주당 순자산의 2.6배로 적정 수준이다.

거품에 흠뻑 취했을 때의 일본 주식이 예상 순익의 70배, 주당 순자산의 5배로까지 거래된 것과는 다르다고 하겠다. 일본의 부동산 거품도 천장 모르고 부풀어 올라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품을 빼내는 중이다. 중국에서도 베이징과 상하이 고급 아파트 값은 지난해 50%나 치솟았다.

하지만 70개 도시의 주택 평균가격은 적정 수준인 8% 상승에 그쳤다. 주택 값 상승엔 도시 주민 중 부유층 25%만이 참여할 뿐이며, 주택 구매자의 4분의 1은 현금을 치른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도 부동산 가액의 절반가량에 머문다.

게다가 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은 집값의 20%에 이르는 계약금을 현찰로 지급해야 하며, 투자 목적의 구입자가 현찰로 내야 하는 계약금은 집값의 40%에 이른다. 결국 중국인들은 은행 대출금이 아닌 평소 모아둔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한다고 봐야 한다. 비관론자들은 나아가 중국이 자본재에 과도한 투자를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도로와 철도, 그리고 기타 사회기간시설 등 말이다. 하지만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듯 중국은 이 분야에 그리 많은 돈을 쏟아붓지도 않는다. 1인당 자본재 규모는 미국과 일본의 대략 5%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과 거의 맞먹는 광활한 영토를 가진 중국이 철도건설 투자를 늘린다 한들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의 철도 총연장은 11만km로 1916년 미국의 40만km에 비할 바 아니다. 또 포장도로만 해도 시장통으로 가는 길이 닦이지 않은 도시가 40%에 이른다. 이럴진대 뭐가 문제란 말인가? 만약 더블딥이 길어져 미국, 유럽, 일본 경제가 주저앉는다면 중국의 수출도 심대한 타격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중국의 경제와 주식 시장의 전도는 양양하게만 보인다.

[필자는 뉴욕 소재 헤지펀드 트랙시스 파트너즈의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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