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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들아 여길 봐 차범근 감독 나왔어

‘미친’들아 여길 봐 차범근 감독 나왔어

NHN의 미니블로그에서 활동하는 프로 구단들이 등장했다. 여기에서 공개되지 않은 선수들의 일상을 중계한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안영학 선수 응원메시지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한 분을 선정해 안 선수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직접 사서 남긴 친필 사인 유니폼을 드립니다!’ 아길레온.

지난해 12월 24일 프로 축구 구단 수원 삼성 블루윙즈 미투데이(me2day.net/bluewings12)에 올라온 글이다. 네이버가 선보인 ‘미투데이(me2day.net)’는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일종으로 ‘미니블로그’로 불린다.

블로그처럼 네이버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글을 올리지만 한 번에 최대 150자까지만 쓸 수 있다. ‘미친(미투데이 친구)’들끼리 실시간으로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25일 35명을 시작으로 1월 13일까지 238명의 아길레온 ‘미친’들이 안 선수를 응원하는 댓글을 달았다. 안 선수는 댓글을 꼼꼼히 읽고 가장 감동을 준 문구 하나를 직접 골랐다.

‘한번 가족은 영원한 가족. 잊지 않고 응원할게요. 어디에서든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 좋은 소식 들을 수 있길 기도합니다.’

안 선수는 이 문구를 쓴 미친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 그는 추억을 품고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일본 프로 축구 구단 오미야 아르디자로 이적했다.

최근 수원 삼성 블루윙즈처럼 미투데이로 모이는 프로 구단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미투데이에서 언론이 다루지 않은 선수들의 소소한 일상을 공개한다. 기사로 나오기는 어렵지만 팬들은 관심을 갖는 이야기를 다루기에 미투데이는 적격이다. 형식을 갖춘 글을 올리는 홈페이지나 팬 사이트와 달리 편하게 짧은 글만 쓰면 돼 부담이 없다.

현재 프로 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와 프로 축구단 강원FC, 인천 유나이티드 FC 등이 미투데이 활동을 한다.

프로 구단들의 비용 절감에도 미니블로그가 도움을 준다. 지금껏 구단들은 경기 일정과 결과, 변경된 스케줄을 일일이 문자메시지로 회원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미니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자동으로 미친들에게 문자메시지가 간다. 구단은 문자메시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홍보팀 이은호 대리는 “문자메시지 서비스 시스템 개선 방법을 찾던 중 NHN에서 미투데이 관련 제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단들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트위터가 아닌 미투데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투데이의 최대 장점은 많은 팬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투데이는 하루 페이지뷰가 10억 건에 달하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연동된다. ‘네이버 스포츠(news.naver.com/sports)’ 메인 페이지에 프로 구단의 미투데이 업데이트 내용이 노출된다. 지난 2월 말 미투데이의 누적 가입자 수는 108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에선 미투데이가 더 간편하기도 하다. 국내 기기와 미투데이가 연동되기 때문. 이은호 대리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컬러메일 기능을 이용해 미투데이에 올린다”며 “트위터에서는 이러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니블로그의 장점인 ‘실시간 소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구단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다.

지난해 12월 5일에는 월드컵 조 추첨 직후 처음부터 강한 팀과 경기를 할 안영학 선수의 소감을 미투데이에 올렸다. 안 선수가 뛸 북한 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브라질, 6위 포르투갈, 22위 코트디부아르와 한 조가 됐다. 북한은 102위다.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미친’들은 현재 800명가량.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팬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미투데이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예컨대 선수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 선발 투수의 삼진 아웃 개수 맞히기가 있다. 올 1월부터 두산 베어스도 미투데이(me2day.net/doosan-bears) 활동을 시작했다. 2월엔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 훈련하는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중계해 주목 받았다.

스트레칭하는 선수, 미야자키의 태양 아래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 모습 등을 찍은 사진을 미투데이에 올렸다. 두산 베어스 홍보팀 박진환 대리는 “야구 경기 시즌이 아닐 때 선수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이 많지만 언론 보도에는 한계가 있다”며 “미투데이 중계를 팬들이 무척 반겼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이제 사진 찍기에 익숙해졌다. 두산 베어스 이원석 선수는 불쑥 카메라 앞에 얼굴을 내밀 때가 많다. 박진환 대리는 “장난하는 모습 말고 진지한 모습도 찍어 달라고 요청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의 ‘미친’들은 약 1500명으로 늘었다. 구단 홈페이지 회원이 3만 명인 점을 감안해 ‘미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투데이 활성화를 위해 프로야구 시즌에는 치어리더, 응원 단장도 사진을 찍어 올릴 계획이다. 트위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로 유명한 박용만 두산 회장은 프로 구단의 미니블로그 활동에 대해 “팬과의 직접 소통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투데이를 연 첫 프로 구단은 넥센 히어로즈(me2day.net/heroes_ball)다. 2008년에 설립된 신생 구단으로 홍보 방법을 찾다 지난해 7월 미투데이를 시작했다. 언론이 놓친 내용을 미투데이에 올린다. 예컨대 지난 3월 15일에는 야구 모자에 기존의 ‘연봉킹’ 대신 ‘야구왕’이란 단어를 써 넣은 강윤구 선수의 사진을 소개했다.

이 이야기를 소개한 기사는 있었지만 사진을 보도한 곳은 없었다. NHN은 3월에 미투데이에서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김상헌 NHN 대표는 “미니블로그를 미리 준비해서 NHN이 업계의 중요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며 “한국형 미니블로그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로 구단들은 미투데이의 새로운 서비스를 활용해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방법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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