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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관광산업 빅뱅이자 블랙홀

중국은 관광산업 빅뱅이자 블랙홀

천안함 사태와 지방선거, 주식시장 하락 등의 이슈를 고려해 볼 때 여행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한가로워 보인다. 한국에서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항공대란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됐고 무엇보다 경기침체에서 막 벗어나려고 하자 유럽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여행 다니기 좋은 시기는 아니다. 그러나 관광산업에 대해서라면 다르다. 전 세계 관광업계는 경제위기나 자연재해, 테러 등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해 왔다. 현재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중 10분의 1을 차지하며 2억2000만 명이 관광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GDP 증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폭이 커 전 세계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해외여행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정부 간 협력도 긴밀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잘 포착하기 위해 세계 여행업계 리더들은 이미 20년 전 WTTC(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세계여행관광협회)를 조직했다.

항공사, 호텔 체인, 여행사 등이 WTTC 회원이다. WTTC는 매년 전 세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연다. 올해 행사는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세계 관광의 중심, 중국’이었다. 중국에서 열렸기 때문이 아니다. 세계 관광산업에서 중국은 어느새 중심 국가로 부상했다.

중국 관광산업은 크게 여행 목적지로서의 중국, 중국인 해외 관광객으로 구성된다. UNWTO(세계관광기구)는 “2020년 중국은 1억3710만 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해 인바운드 세계 1위, 1억 명의 해외 관광객을 내보내 독일·일본·미국에 이어 아웃바운드 4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년 후면 중국 관광객 20억 명 럭셔리 여행사 애버크롬비앤켄트의 제오프리 J W 켄트 회장은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으며 세계 관광산업에서 둘째로 규모가 크다”며 “관광산업 역시 중국이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리어트호텔 체인은 중국에 호텔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25일 2015년까지 중국에 7개 호텔을 열고 두 배로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아르네 소렌슨 메리어트인터내셔널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중국은 가장 가고 싶은 나라, 또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워싱턴DC부터 뉴욕까지 웬만한 고등학교에서는 중국어를 가르치며 나의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배운다”며 중국 사업에 거는 기대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샤오치웨이 중국 국가여유국장은 “이제는 인프라보다 인재 교육에 해외 투자자가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도 호텔 서비스 노하우 전수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중국 중산층 이상 관광객을 분석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아나 스투니츠카 골드먼삭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20년이면 중국인 관광객은 20억여 명이 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여행에 돈을 많이 쓰는 나라는 미국, 그리고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세계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중 중국 해외 관광객 수는 정부의 규제가 줄어들면서 증가세가 뚜렷하다. 중국관광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4750만 명의 중국인이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 수는 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3.6% 늘었다



유인촌 장관 “한류로 중국 관광객 계속 유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세계여행관광협회 서밋에 참석해 장클로드 바움가르텐 WTTC 회장과 문화부-WTTC 간 업무협력 MOU를 체결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럭셔리 관광을 즐기는 중국인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의 부자 매거진 후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백만장자는 16일의 휴가를 보내며 1년에 세 번 해외 여행을 간다.

이들은 럭셔리 상품 쇼핑을 즐기는데, 이에 따라 런던과 홍콩을 여행지로 선호한다. 여기서 중국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파텍필립과 같은 럭셔리 시계를 구매한다. 최근엔 개인 전용 제트기나 요트 구매도 늘고 있다.

두바이의 초특급 리조트인 알마하 사막 리조트 & 스파 개발을 지휘한 토니 윌리엄스 에미리트호텔리조트 부회장은 “쇼핑을 넘어서 보다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중국 백만장자 고객에게 관심을 기울인 지 이미 오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마침 27일 장클로드 바움가르텐 WTTC 회장을 면담하려고 베이징을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 장관은 바움가르텐 회장과 인턴십 교류 등의 내용이 포함된 문화부-WTTC 간 업무협력 MOU를 체결했다. 유 장관은 “특히 일본과 중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기울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들 두 국가에서 한국을 즐겨 찾도록 만드는 것이 한국이 관광 강국이 되는 현실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한류가 여전히 중·일 관광객을 유치하는 좋은 통로”라며 “중국·일본과 영화·드라마를 공동 제작하는 방법을 통해 이들이 자연스레 한국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들어봤음 직한 방안이지만 여전히 통하는 방법이다. 이번 서밋에서 봉사활동을 한 베이징외국어대 영문학과 재학생 왕단(21)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어를 배우게 됐고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소황제 세대로 프랑스어와 한국어 과외를 받고 있으며 곧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마카오나 홍콩처럼 쉽게 갈 수 있는 데다 또래 친구들이 대부분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다”는 그의 말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홍콩이나 마카오가 아닌 다른 국가를 찾은 1500만 명가량의 해외 관광객 중 134만2000여 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과제는 앞으로 이 수치가 상승곡선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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