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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날줄 전략 신기원 개척

씨줄·날줄 전략 신기원 개척

삼구아이앤씨는 국내 인력파견 아웃소싱 업체의 원조다. 건물 경비, 주차장 관리인, 병원 조무사, 호텔 서비스맨 등을 파견한다. 최근엔 전문인력을 수급해 전기·가스시설 공사 등 전문 분야에 진출했다. 하지만 단순 인력공급소(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무엇보다 실적이 남다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400억원. 올해 목표는 2000억원 돌파다. 고객의 믿음도 탄탄하다. 거래하는 500여 업체 중 80% 이상은 10년 넘게 계약관계를 유지한다. 인력만 파견하는 것도 아니다. 인력 아웃소싱 계약을 할 때 해당 사업에 맞는 운영기법을 제안해 원가 절감을 돕는다. 국내 최초로 받은 인증도 많다. 1998년과 2005년엔 국제 품질 규격인 ISO9002, ISO14001을 받았고, 2005년엔 한국 서비스 품질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삼구아이앤씨의 경영전략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인재경영이다. 이 회사의 직원 9800여 명은 100% 정규직이다. 전 직원의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직원의 사소한 실수를 문제 삼지 않는 것도 특이하다. ‘공’은 직원에게, ‘화’는 회사가 책임진다는 게 삼구아이앤씨 구자관(66) 사장의 철학이다. 씨실이 회사라면 날실은 직원이라는 얘기다. “인력파견 업체 직원은 특성상 남의 물건을 관리하거나 보수합니다. 직원의 실수를 하나하나 꼬집으면 끝이 없죠. 그래서 모든 책임은 사장인 제가 집니다.” 구 사장은 스스로 대표책임사원이라고 부른다. 사원의 잘못을 ‘대표해 책임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1976년 설립된 삼구아이앤씨는 2011년 창립 35주년을 맞는다. 구 사장은 매출 2300억원을 올려 국내 1000대 기업(매출액 기준)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발판으로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게 구 사장의 또 다른 야심. 그는 “현재 인력 관련 아웃소싱 업체만 3만여 개가 넘는다”며 “삼구아이앤씨를 이들 중 가장 돋보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상조서비스 기본은‘신뢰’

Korea Economy Leader Awards 2010
혁신경영 부문 |

정용 에이플러스라이프 대표

국내 상조시장은 약 6조원 규모다. 지난 10년간 급성장했다.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업체가 난립하며 각종 폐해가 발생했다. 시장은 신뢰를 잃었다. 최근에는 국내 1, 2위 상조회사가 잇따라 횡령 사건에 휘말렸다. 큰 변수도 생겼다. 지난 9월 18일 시행된 개정 할부거래법(일명 상조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상조회사는 자본금 3억원을 넘어야 하고 고객 납입금의 50%를 금융기관에 예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에이플러스라이프는 2009년 2월 설립됐다. 후발주자다. 하지만 성과는 괄목할 만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설립 1년6개월 만에 계약건수 1만5000건을 돌파했다. 관련 업계에서 보기 드문 빠른 성장이다. 정용(58) 에이플러스라이프 대표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혁신 서비스”를 비결로 들었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70억원이다. 국내 상조회사 중 자본금 10억원이 넘는 곳은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 또한 이 회사는 상조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고객 납입금의 절반을 거래 은행에 예치했다. 정 대표는 “설립 직후부터 회사 재정상황을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공시한다”고 말했다.

에이플러스라이프는 군소 업체가 난립한 시장에 ‘고품격 서비스’로 승부를 겨뤘다. 국내 최고 권위의 자문 교수진을 확보하고 명인급 장례 의전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상조 상품은 360만원부터 3억원까지 다양하다. 또한 환급보장·출동보장·제품보장·서비스보장 등 4대 품질보장제를 운영하며 서비스 불만족 시 파격적인 환불제를 도입했다. 정용 대표는 국내 최대 독립금융 판매업체 전문업체인 에이플러스에셋을 키운 주인공이다. 그가 상조업에 뛰어든 것은 명확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상조서비스에 진출해 성공 기반을 다진 후 교육, 실버케어, 여가 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에이플러스라이프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바이오 강국의 인프라 구축

Korea Economy Leader Awards 2010
미래경영 부문 |

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회장

오리엔트바이오는 바이오산업의 기본 인프라인 쥐, 토끼 등 실험동물을 만드는 회사다. 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이 회사는 2001년 실험동물을 국제 기준에 맞춰 공급하는 것을 뜻하는 IGS(국제유전자표준) 인증을 받았다. IGS 인증을 받은 기업은 국내에서 오리엔트바이오가 유일하다. 아시아를 통틀어 일본 업체를 포함해 2개고, 세계적으로도 9개뿐이다. 이 회사는 이런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실험동물을 키우는 모든 과정을 문서로 기록한다. “실험동물에게 주는 사료의 원산지도 까다롭게 관리합니다. 토질조사, 영양, 독성, 발암물질 등을 모두 검사합니다.”

9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본사에서 만난 장재진(49) 오리엔트바이오 회장의 말이다.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체계화된 시설로 실험동물을 키운 건 아니다. 실험동물을 키우는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제약회사로부터 납품을 거절당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쉽게 생각했어요. 유전적인 것부터 먹이는 것, 키우는 환경까지 신경 쓸 게 너무 많았는데 말이죠.”

영국 실험동물 업체에서 연수하고 돌아온 그는 1998년 가평에 제대로 된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신뢰성과 재현이 가능한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동물을 길렀다. 공기부터 사료, 온도, 그리고 자칫 동물에게 감염원이 될 수 있는 직원까지 예방접종, 상호 접촉 금지 등 철저하게 관리한다. 지금은 기술제휴를 한 찰스리버에서 견학올 정도다. 개나 유인원 분야에서는 다소 뒤지지만 쥐나 토끼, 기니피그에서는 오리엔트바이오가 선두권이다.

장 회장은 실험용 개와 유인원을 키우는 설비를 만들 계획이다. 이런 인프라를 갖추면 신약 개발 지원 서비스도 세계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인프라가 없어 신약을 개발할 때 드는 비용은 물론 신약 물질에 대한 정보까지 외국 업체에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후발 주자들이 세계 수준에 쉽게 이를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수정 기자 palindrome@joongang.co.kr

탁월한 시스템 완벽한 안전관리

Korea Economy Leader Awards 2010
R&D 경영 부문 |

김용근 유신테크 대표

숭례문에 완벽한 화재제어시스템이 있었다면? 국보 1호가 맥없이 불타는 걸 미리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대형 화재가 잦은 주상복합아파트·쇼핑몰 등 현대식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냉난방·조명장치, 소방·방범시스템의 적절한 통제는 필수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시스템 관리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경보 시스템이 작동해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한 기업이 있다. 건물 자동제어시스템 개발·공급업체 유신테크다. 이 회사가 최근 특허출원한 통합관제시스템은 탁월한 기술력으로 호평을 받는다. 시스템 관리자가 있든 없든 위험방지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가령 시스템 관리자가 부재 중일 때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관리자의 휴대전화로 경보 메시지가 전달된다. 유신테크의 통합관제센터에서도 동시에 위험을 감지한다. 말하자면 이중 재난감시가 가능한 셈이다. 유신테크 김용근(47) 대표는 “통합관제시스템은 각종 건축물, 다중이용시설을 실시간 감시한다”며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통신망을 통해 건축물 등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예방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신테크가 탁월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꾸준한 R&D(연구개발) 투자 덕이다. 1996년 창업한 이 회사는 R&D를 통해 확보한 독자기술로 건물 자동제어시스템을 설계·제작·납품하고 있다. 기술연구소를 따로 설립할 정도로 R&D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 그 결과 ISO9001, ISO14001 등 품질 인증을 받았고, 기존 시스템과 완전히 차별화된 통합관제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 안전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힌 뒤 “R&D 투자를 더욱 늘려 세계 시장에서 통할 만한 건물제어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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