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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렉서스 킬러

내가 바로 렉서스 킬러

지난 5년간 3000㏄급 이상 중대형 세단 시장에서 GM대우는 연달아 쓴잔을 마셨다. 2005년 출시한 ‘스테이츠맨’은 1796대, 2008년 내놓은 베리타스는 불과 2102대 판매를 기록한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말 그대로 참담한 패배다. GM대우 경영진은 절치부심해 새로운 도전자를 키웠다. 지난 9월 1일 비장한 각오로 언론에 야심작 알페온을 공개했다.

알페온의 원형은 1년 전 북미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GM의 뷰익 라크로스다. 탄탄한 차체에 강력한 엔진을 장착했고, 미국 차에서 찾기 힘든 정숙성까지 겸비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도요타가 부진한 사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며 ‘렉서스 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GM대우가 출시했던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도 해외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은 모델이다. 하지만 너무 자신한 나머지 한국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바뀐 것은 GM대우의 엠블럼뿐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에게 외면당했다. 값비싼 교훈을 얻은 GM대우는 알페온을 준비하며 소비자의 입맛을 알기 위해 노력했다. GM대우 기술연구소 손동연 부사장은 “고객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전 직원이 매달렸다”며 “이전과 같은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GM대우는 라크로스를 들여오며 외관과 엔진을 제외한 주요 파트를 개조했다. 서스펜션은 더욱 부드러워졌고, 엔진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인 파워트레인도 정교하게 세팅했다. 실내 마감재와 인테리어는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췄다. 한국에서만 선보이는 3000㏄ 모델에는 캐딜락CTS와 같은 최첨단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9월 1일 GM대우가 집계한 기록을 보면 예약 1000대, 시승 신청은 6000대를 넘어섰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알페온은 기업 이미지는 물론 판매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페온은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길고(4995㎜) 넓은 (1860㎜) 몸체를 자랑한다. 여기에 전면부 디자인도 화려하기보다 차분한 느낌을 강조했다. 자동차 옆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됐다. 디자인부문 김태완 부사장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을 강조했다”며 “기존 세단에 비해 한층 세련된 알페온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희망했다. GM대우는 렉서스 ES350을 뛰어넘는 정숙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최첨단 콰이어트 튜닝(Quiet Tuning) 기술을 적용했다. 여기에 프리미엄 소음 유입 차단 매트, 엔진룸 흡음재를 사용해 엔진 소리를 최소화했다. 차체 각 부위에 최적화된 흡음재와 차음재를 장착해 가속 시 정숙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바람 소리가 차 안에 들어오지 않도록 두꺼운 차음 글라스와 특수 처리한 도어를 달았다. 그 결과 속도를 올릴수록 다른 차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탁월한 안정성도 알페온의 장점이다. 차체의 70%는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8개의 에어백을 운전석과 동반석, 앞좌석 사이드에 부착했다. 특히 앞좌석에는 충돌 속도에 따라 가스 압력을 2단계로 조절해 승객을 보호해주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이 있다. 충돌공학을 적용한 차체 설계 덕에 효과적으로 충격을 분산해 승객을 보호한다. 알페온의 기반이 된 뷰익 라크로스는 북미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 충돌 테스트에서 정면과 동반석, 측면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만점을 받은 모델이다. 북미 고속도로 보험안전협회(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도 정면, 측면, 후방, 차량 전복 분야에서 모두 최상위 등급에 오르며 ‘북미 2010 가장 안전한 차(Top Safety Pick)’로 선정됐다. 가격은 CL300 디럭스 3662만원, 프리미엄 3787만원이며 EL300 슈프림 3895만원, 스페셜 408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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