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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고통 벗어날 수 있다

아토피 고통 벗어날 수 있다

회사원 김은혜씨는 요즘 우울하다 못해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어릴 때 앓았던 아토피 때문이다. 어릴 때는 목이나 팔 접히는 부분, 무릎 뒤쪽에 염증이 생겨 밤마다 긁느라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재발한 아토피는 부위를 가리지 않고 괴롭혔다. 특히 감출 수도 없는 얼굴까지 아토피가 퍼졌으니 괴로움이 더했다.

 



피부 보면 폐 상태 보인다아토피 하면 흔히 아이들이 앓는 병이라고 알고 있지만 김씨의 사례처럼 성인 아토피도 심각하다. 성인 아토피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데다 우울증을 유발하므로 어린이 아토피보다 위험하다. 게다가 아이들에 비해 잘 낫지 않고 고질적이다. 아토피는 새로운 질병이다. 오염되고 있는 환경,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유해물질,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식품,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이런 것들은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아토피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획기적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아토피는 단번에 낫는 치료제가 없고, 괜찮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급속도로 악화 되는 고질병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진물, 피부 건조증을 들 수 있다. 피부에 염증이 생겨 가려우면 박박 긁게 된다. 이에 따라 피와 함께 진물이 흐르고 2차 감염이 발생한다. 이 상태가 오래 되면 피부 기능이 저하되고 태선화(苔癬化·장기간에 걸쳐 긁거나 비벼 피부가 가죽같이 두꺼워진 상태)되면서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자리 잡는다.

피부는 몸을 보호하는 기능 말고도 호흡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폐로 하는 호흡이 95%를 차지하는 데 반해 피부 호흡은 5%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호흡 기능을 착실히 한다. 피부에는 피지선과 땀샘이 있어 체온을 조절하고, 가스나 액체 상태로 노폐물을 배설하며, 필요한 가스를 흡입한다.

따라서 피부는 몸의 내부와 외부의 기를 주고받는 통로이자 폐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기관이다. 이론과 실제가 결합된 생명 과학의 결정체이자 한의학의 경전(經典)으로 추앙 받는 <황제내경> 에는 ‘폐와 부합되는 것은 피부이고 폐의 상태가 겉으로 나타나는 것은 터럭이며 폐는 피부와 터럭을 주관한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폐가 건강해야 피부가 건강하고 윤기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공간에 살아도 어떤 사람은 건강한데, 어떤 사람은 밤새 온몸을 박박 긁는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다. 폐가 약하니 피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땀구멍과 털구멍이 꽁꽁 닫히게 된다. 그러면 노폐물과 독소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다. 그러다 피부 밑에 자리 잡고 있던 독소가 열독으로 변해 아토피로 나타나는 것이다. 피부에 지방이 쌓이면 여드름이 되고, 색소가 침착하면 검버섯 등으로 발전한다.



험난하지만 치료의 길 있다아토피는 쉽게 낫는 병이 아니고, 또 좋아졌다 해도 재발하기 쉬워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방 치료는 약값 때문인지 초기에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의심스러운 눈초리부터 던지기 쉽다. 더구나 그동안 스테로이드제를 지나치게 사용했을 경우 증상이 악화되는 명현현상이나 그보다 강도가 센 탈수현상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그 시기를 참지 못하고 다른 병원이나 한의원을 전전할 경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치료의 진전은 보지 못할 게 뻔하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것도 문제다. 정확한 진단 없이 무분별한 인터넷 정보나 ‘~하더라’는 말만 듣고 민간요법에 의지하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내원한 어린이 아토피 환자 중 허벅지 뒤쪽이 심하다 못해 진물이 나고 피가 많이 흘러 ‘어린아이가 얼마나 아플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적이 있다. 부모와 상담해 보니 아토피에 수세미외(쌍떡잎식물 박목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 물이 좋다고 써 보라는 권유에 어렵게 구해 환부에 발랐다가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된 것이다.

수세미외가 아토피에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잎은 오이와 비슷하고 열매는 오이보다 훨씬 큰 수세미외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무런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환부에 바르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진물이 나는 부위는 2차 감염 위험이 커 아무거나 발라서는 안 된다. 아이의 환부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 체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 말만 듣고 몸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것을 강조하고 싶다.

아토피에는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사람마다 환경이나 식습관, 유전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 기능을 향상시켜 털구멍을 열어 몸속 독소를 밖으로 배출하고,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면 원하는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폐 기능을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먹는 음식에 문제가 있든, 실내 환경이 오염됐든 폐가 건강하면 닫혀 있던 털구멍과 땀구멍이 활짝 열려 노폐물과 독소가 밖으로 빠져나가고, 대기의 맑고 신선한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목욕도 중요한데 하루 한 번, 자극이 적은 보디용품을 써 짧은 시간 안에 가볍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욕하고 나서는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 보습제를 발라주어야 피부가 건조해 지지 않는다. 진물이 나는 곳에는 보습제를 바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목욕물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금은화차는 몸의 열을 내리고 폐 기능에 좋은 작용을 하므로 아토피를 완화하고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해독, 진통, 소염 작용을 하는 쑥차 역시 아토피 증세를 완화한다. 쑥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해 면역력을 길러준다. 국화차는 해독, 진정 작용을 하고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갈근차는 몸의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서효석 편강한의원장은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폐의 기능을 활성화해 아토피, 천식 등 현대인이 자주 앓는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는 한의사로 유명하다. 문의 02-518-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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