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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 INTERNATIO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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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혁 갈등?

CAPSTONE IN WEN'S LEGACY?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공개적으로 정치개혁을 촉구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원 총리는 중국의 개방적인 지도자 그룹의 일원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개혁의 추진에 얼마나 진지할까? 그리고 그의 발언이 다른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까?

원 총리의 발언은 지난 1년 사이 정책결정과 관련해 보수파들의 영향력이 더 커진 듯한 데 대한 진보파의 실망감 표시일지도 모른다. 조지워싱턴대 중국정책 프로그램의 데이비드 샴보 소장의 말로는 “원 총리는 자신뿐 아니라 정치개혁의 지지부진함에 불만을 품은 많은 당원과 사회 각층의 생각을 대변했다.” 원 총리는 자신의 견해가 단기간에 정책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기보다 앞으로 호응을 얻게 되길 바라는 듯하다고 홍콩중문대학의 베테랑 중국통 윌리 램은 분석했다. “그의 이 모든 발언은 자신의 유산을 남기려는 목적이다. 그는 2년 뒤 은퇴하게 되는데 덩샤오핑의 옛 개혁이상 중 일부를 부활시킬 용기를 가진 인물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원 총리의 발언 여파로 균열이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의 선전부는 그의 발언 중 일부를 보도하지 말라고 언론매체에 지시했다. 특히 미국 방문 때 민주주의와 자유언론의 중요성을 찬양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웹에 비난이 쏟아졌으며 중국 신문 다수가 그 지시를 무시하고 원 총리의 발언을 게재했다. 같은 주, 당의 원로 그룹 23명이 언론검열의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인터넷에 발표했다.

이 문제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정확히 어떤 입장인지 여전히 미스터리다. 외국 여론과 국내 진보파를 달래고자 원 총리의 발언을 용인할 뿐인지 모른다고 램은 말한다. 하지만 후 주석이 원 총리의 의견에 동조한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후 주석도 최근 선전 방문 중 개혁을 지지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이야 어떻든 2012년 신세대 지도자들로의 권력이양을 앞두고 중국의 진보파와 보수파 간 권력다툼의 무대가 마련된 듯하다. 중국 정부는 안정적인 권력이양을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원 총리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뿐만 아니라 루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향한 격렬한 비판)은 중국의 분열상이 앞으로 심화될지 모른다는 점을 말해준다.

DUNCAN HEWITT



뉴스위크 러시아판

문 닫은 진짜 이유

NEWSWEEK FOLDS IN RUSSIA


러시아의 자유언론이 갑자기 허약해졌다. 지난주 뉴스위크 러시아의 발행인 악셀 스프링거는 2004년부터 발행한 그 러시아어 뉴스위크 라이선스 잡지의 폐간을 발표했다.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라고 미하일 피시먼 편집장이 말했다. 뉴스위크 러시아는 창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항상 정치가 경제를 쥐락펴락한다. 그리고 이 잡지는 부유층과 권력층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속속들이 파헤쳐 수시로 크렘린의 신경을 건드렸다. 지난 4월에는 피시먼이 반라의 여성과 함께 코카인을 흡입하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크렘린이 양성하는 강경파 단체 ‘청년 근위대’가 공개했다. 이 함정에는 KGB의 옛 ‘미인계(honey trap)’ 공작의 흔적이 곳곳에서 배어났다. 그러나 잡지가 뜨거운 정치적 감자가 된 이유는 궁극적으로 잡지의 비타협적인 독립성 때문이었다. 억만장자인 미하일 프로코로프는 악셀 스프링거와 뉴스위크 러시아 인수 협상을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그 거래를 원칙적으로 승인한 것도 크렘린 소식통에 의해 확인됐다. 프로코로프가 왜 손을 뗐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메드베데프가 아무리 자유주의를 소리 높여 외쳐도 러시아 언론자유의 현실은 더 암담해져 간다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OWEN MATTHEWS and ANNA NEMTSOVA



민영화는 룰라의 빛나는 유산

PRIVATIZATION IS HERO TO STAY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후계자 경쟁이 엉뚱한 쪽으로 흘러간다. 10월 31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룰라가 직접 선택한 후계자 딜마 루세프와 경쟁자 호세 세라 모두가 민영화에 반대했다. 루세프는 세라가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같은 국가자산의 매각을 선호한다고 비난했고, 세라는 그런 국가적 보물을 왜 팔려 하겠느냐며 펄쩍 뛰었다.

그러나 룰라의 유산은 상당부분 세금을 빨아먹는 블랙홀에 불과했던 비효율적인 국유기업들을 정리한 결과였다. 결과적으로 브라질 은행들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나고 혁신적인 그룹에 속하며, 과거 국가의 공룡들은 날렵하고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으로 변신했다. 한때 부진에 허덕이던 국영 광산 복합기업 발레가 대표적이다. 1997년 민영화된 뒤 지금은 국제적인 광산기업으로 해외기업들을 주워담는다. 페트로브라스도 ‘페트로사우루스’라는 비아냥에 시달렸지만 일부 자산을 매각하고 민간 대형 정유사들과 경쟁하도록 내몰리자 완전히 달라졌다. 루세프와 세라가 돌을 던질지 모르겠지만 민영화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브라질 번영의 반석이다.

MAC MARGOLIS



유럽 노조의 한숨 길어지나

STRIKES BELIE WIDER PROBLEMS FOR LABOR


프랑스 노조가 연료 저장고를 차단해 광범위한 혼란을 야기하면서 세력을 과시한다. 언뜻 봐서 노조가 주도하는 연금 개혁법안 반대 투쟁의 앞날이 밝아 보인다. 10월 22일(금요일)까지 프랑스 국민의 69%가 계속 시위를 지지했고 노조 지도부는 오는 금요일과 11월의 첫 토요일에 파업과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온갖 소동에도 불구하고 금요일 그 논란 많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으며 11월의 대규모 집회 불과 며칠 뒤엔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 법안에 서명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노조 지도부가 노조원들의 실망을 감당할 일이 큰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노조가 일견 효과적으로 사르코지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투쟁이 시작되기 직전 다른 유럽 국가에선 노조운동이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다. 영국의 경우 데이비드 캐머런의 연립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지출삭감으로 향후 4년에 걸쳐 공공부문 일자리 49만 개가 사라지게 된다. 노조 지도부는 성토의 강도를 높이고 시위를 계획하지만 여론의 지지기반이 약해져 간다. 유권자의 60% 가까이가 지출삭감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믿는다. 국민들이 투쟁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시위가 벌어지지만 여론은 자국이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해왔다는 생각을 갈수록 받아들인다.

ANDREW BAST WITH WILLIAM UNDER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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