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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PE - INTERNATIO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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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팔 협상

DEAD END ON FREEZE DEAL?
도발적인 발언으로 유명한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자신의 공개 발언이 다른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사석에서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곧잘 강조한다. 지난주의 상황은 그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뉴스위크를 포함한 여러 건의 언론 인터뷰에서 리에베르만은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동결의 연장을 두고 워싱턴과 합의하려 애써 왔지만 벽에 부닥쳤다고 말했다(합의가 이뤄지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측과의 협상이 재개될 동안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 건설을 90일 동안 중단하고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전투기를 비롯한 여러 당근을 받게 된다). 리에베르만은 “동결 연장이 더는 없으리라는 점이 명백해졌다”고 이스라엘 라디오에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석상에선 그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협상과정에 정통한 이스라엘 소식통 두 명은 리에베르만의 말이 옳다고 말한다. 오바마 정부와 합의 가능성이 지금은 희박하다는 뜻이다.

내부 토론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익명을 요구한 그 소식통들은 이스라엘이 합의문서에 두 가지 보장조치를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는 탓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하나는 협상에서 팔레스타인 국가의 미래 국경선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동결 연장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약속이다(오바마 정부는 90일 안에 국경을 확정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둘째는 동결조치에 동예루살렘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보장이다. 후자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소식통은 말한다. 그런 보장이 없으면 각료들로부터 동결조치에 대한 과반수의 지지를 이끌어내기가 불가능하다고 네타냐후는 믿는다. 그러나 오바마는 건설 중단 조치에서 동예루살렘을 제외하면 팔레스타인 측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한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측의 불안을 덜어주려는 목적으로 합의 문서 곳곳에 동결 재개가 반드시 집행되도록 보장하는 문구를 심어 놓았다고 그 소식통은 전한다. 문서는 또한 이스라엘의 기존 건설 중단 조치가 만료된 시점인 9월부터 동결이 소급 적용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그 뒤 이스라엘이 정착촌에서 건축을 승인한 수백 호의 주택 신축이 보류돼야 한다는 뜻이다. 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지난주 네타냐후의 의회 발언에 주목하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미국 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우리는 평화협상의 본질을 두고 양측과 조용히 대화한다”고 밝혔다.

DAN EPHRON



아일랜드의 좌향좌

IRELAND TURNS LEFT
아일랜드에 투입된 구제금융에 채권시장이 만족하든 않든 한 가지 결과는 확실하다. 아일랜드가 내년 초 선거를 실시할 예정인데 거기서 좌파 정당들이 큰 승리를 거두리라는 점이다. 아일랜드의 재정위기는 아일랜드 공화당과 통일 아일랜드당, 양대 주류 정당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이 두 정당은 아일랜드 정치를 70여 년 동안 좌지우지해 왔다. 이제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엄격한 조건뿐 아니라 이번주 예산에서 발표된 추가적인 긴축조치의 영향으로 아일랜드 노동당의 지지율이 30%가 넘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익을 보는 쪽은 노동당뿐이 아니다. 한때 북아일랜드 내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정치조직으로 세계에 이름을 날렸던 신페인당도 혜택을 볼 듯하다. 언제나 강경좌파 정책을 옹호하는 신페인당은 현실에 환멸을 느끼는 여론 분위기를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혈안이 됐다. 신페인당의 당수 게리 애덤스는 이미 아일랜드 의회에 입후보할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고 11월 말 신페인당은 40%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의회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들이 그런 성공을 전국 선거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애덤스를 비롯한 몇몇 신페인당 의원의 당선으로 자유시장 이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그것은 아일랜드가 자유기업의 중심지 그리고 유럽 내 외국기업의 요람이라는 평판을 되찾고자 한다면 어떻게든 피해야 할 일이다.

WILLIAM UNDERHILL



중국의 북한 길들이기?

CHINA STUCK WITH KIM REGIME
중국 관료들은 전에는 북한과의 관계를 “순망치한의 혈맹”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북한이 먹이를 주는 주인의 손을 무는 강아지와 같은 행동을 계속하면서 중국 정부의 분노가 커져간다. 위키리크스에 누출된 비밀 외교전문에서 허야페이(何亞非) 외교부 부부장은 평양의 악동 행위를 ‘응석받이’가 워싱턴의 관심을 사로잡으려 하는 짓으로 묘사했다. 또 다른 전문은 “우리가 [북한을] 좋아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 그들은 우리 이웃”이라고 그의 말을 전했다. 이는 모두 최근 북한이 호전적 행동을 하기 전의 이야기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협상으로 핵위기 해법을 찾으려는 중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다고 베이징이 단시일 내에 평양과 관계를 공개적으로 단절하리란 기대는 접는 편이 좋다. 반감과 국가적 이익은 별개 문제다. 북한은 중국에 여전히 전략적인 완충 지대다. 그리고 변덕스러운 북한 정권이 불쾌할지 몰라도 중국이 과거처럼 귀중한 에너지 공급을 줄이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면 어느 순간에 북한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이는 중국이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하는 사태다. 그보다는 중국 정부가 평양을 계속 지원하는 한편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듯하다. 그런 상황이 닥치면 북한 난민들이 봇물 터지 듯 중국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위키리크스의 또 다른 문서에서 한국 대통령이 중국 지도자 후진타오에게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중국의 대비책은 뭐냐”고 물었다. 이 물음에 후 주석은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웠다고 한다.

MELINDA LIU



개도국에선 월마트도 맥을 못 춰!

WALMART WON’T KILL MOM-AND-POP ABROAD
미국 아칸소주에 본사를 둔 월마트가 남아공 유통업체 매스마트의 20억 달러에 이르는 지배적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김없이 이번에도 그 세계 최대 유통업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남아공의 막강한 노조가 파업을 하겠다고 을러댄 탓에 월마트는 매스마트를 통째로 인수하려던 계획에서 후퇴한 듯 보인다.

하지만 월마트가 미국에서는 영세 소매점을 망하게 만든 원흉으로 손가락질 받지만 해외에선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는 듯하다. 월마트는 최소 8개의 개도국에서 영업 중인데 그들이 지역 상점들을 전멸시켰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그런 개도국에선 대부분 월마트의 수요계층이 사실상 국제적인 브랜드의 명성을 중시하는 명품족이다. 또한 많은 개도국의 고객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동네 상점에서 쇼핑을 해야 한다. 자동차 소유자가 거의 없으며 도로사정이 너무 안 좋고 휘발유 값이 비싼 탓에 대형 할인점들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리고 월마트는 혼잡한 도시환경에서 소규모 매장을 여럿 개설하려 애쓰면서 원가를 계속 낮춰가기가 힘들어진다. 영세 상점들로선 영업을 지속할 운신의 폭이 넓다는 얘기다.

JEREMY K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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