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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요? 은행 통해 만났죠” 은행들 ‘맞선 주선’ 나선 사연은[김윤주의 금은동]

우리은행, 가연과 업무협약…고객반응 좋아
하나은행, 20년째 맞선 주선…커뮤니티화
자산관리 집중…비재무서비스로 고객 사로잡아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는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업계 내에선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결혼식 풍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돈을 맡아주고, 돈을 빌려주던 예전의 그 은행이 아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맞선 주선’까지 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은 자산관리(WM)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재무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가연결혼정보와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은행과 결혼정보회사의 이색 협약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우리은행 투체어스(Two Chairs) 고객의 결혼 장려를 위해 손을 잡았다. 우리은행 투체어스는 프라이빗뱅커(PB)를 비롯해 자산가 고객에게 일대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다.

먼저 우리은행은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TWO CHAIRS EXCLUSIVE) 등급 고객 본인 또는 자녀를 대상으로 선착순 100명을 신청받아 가연결혼정보의 ‘프레스티지 특별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투체어스 고객 사이에선 ‘결혼 컨설팅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은 아직 해당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만 체결한 상태로 서비스를 개시하지는 않았다. 

가연은 VIP 전담 매니저를 배정한다. 또한 신청한 고객의 성향·이성상 등 정보를 기반으로 전담매니저의 맞춤형 관리 매칭시스템과 AI 추천을 활용해 적합한 상대를 추천한다. 가연은 미팅파티 초대, 호텔 레스토랑 식사권 제공 등 프레스티지 회원만을 위한 전용 이벤트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1년간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투체어스 고객에게 기존의 1대 1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유익하고 특별한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한다”며 “이번에 준비한 특별한 서비스를 통해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하나은행의 맞선 행사도 잘 알려져 있다. 하나은행은 20여년 째 ‘단체맞선’ 행사를 진행 중이다. 매년 하나은행 프리미엄 자산관리 PB센터에 10명을 초청해 짝을 찾도록 돕는다. 또한 우수 고객 자녀들을 1대 1로 이어주는 자리를 수시로 만들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손님들 중 연인이 돼 장성한 자녀를 둔 부부도 있으며, 연인이 되지 않더라도 한번 모인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꾸려 지속적으로 교류한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맞선 참여자들이 일회적인 만남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기존 커뮤니티에 추가되어 당연 멤버로 결합한다”며 “그 안에서 또 다른 이성 상대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커뮤니티를 한 번 만든 이후에도, 해당 커뮤니티가 이어지도록 퀄리티나 수준을 높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이같은 이색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는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자산관리 분야에서 추가 성장 기회를 엿봤기 때문이다. ‘리치 고객’의 예치금 규모와 투자상품 가입 금액은 일반고객 대비 크고, 은행이 얻는 수수료 수익 또한 짭짤하다. 이에 은행들은 단순 재무서비스를 뛰어 넘어 고객들의 생애주기에 연결된 비재무서비스까지 제공하며, 고객 발길을 붙잡고 있다.

한 은행의 WM 담당자는 “비이자이익이 중요하고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고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비이자이익이라는 것은 애초에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들은 손님을 모을 수 있는 전략을 비재무적인 영역에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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