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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_ 협력사 강해져야 글로벌 경쟁서 이긴다

현대·기아자동차 _ 협력사 강해져야 글로벌 경쟁서 이긴다

차 한 대가 완성되려면 2만여 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이들 부품은 여러 협력회사가 만들어 납품한다. 협력사가 없으면 완성차 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 현대·기아차는 여러 방법으로 이들 회사를 돕는다. 상생경영이다.
윤여철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정기적으로 협력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는다.

민족의 명절 설날을 앞둔 1월 마지막 주. 현대·기아차는 협력사에 8500억원 규모의 구매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은 대부분 자금 부족으로 애를 먹곤 했다. 원재료비 지급에 직원들 떡값까지 챙겨주려면 빠듯할 수밖에 없다. 구매대금을 받은 협력사들은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였다며 반가워했다. 특히 영세한 중소 협력업체 140여 곳에는 2월에 지급할 구매대금 중 일부를 보름 이상 앞당겨 풀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선언한 이후 구체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전에도 자금·금융 지원, 글로벌 대응 시스템 지원 등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기반 구축에 도움을 줘왔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협력사가 글로벌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강소기업을 만들어주는 게 서로에게 좋은 까닭이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기술개발, 품질 경쟁력 확보, 생산성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개발을 위해선 게스트 엔지니어링 제도, 2차 협력사 현장지도, R&D 모터쇼 초대 및 기술제공 활동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을 만들어 지원을 시작했다. 여기에 ‘협력사 품질학교’를 설립했고 ‘협력사 업종별 지원체제’를 새롭게 구축해 기술·품질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은 신차 개발과정에서 협력사의 기술개발과 부품품질을 높이도록 밀어주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다. 40여 명의 상근 인원을 포함해 270여 명 규모로 운영한다. 협력사 품질학교는 1·2차 협력사 품질담당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전문과정이다. 교육내용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듣고 반영하며 커리큘럼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업종별로 특화된 협력업체 육성을 위해 오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총 20회에 걸쳐 1445개 1·2차 협력사가 참여하는 포럼을 준비했다. 포럼을 통해 분야별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경쟁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는 지난해 10월 운영을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협력사 임직원의 직급과 업무에 따라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협력사 인재개발은 물론 협력사의 성장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상생협력 세미나는 협력업체와의 새로운 대화 통로가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친환경 신기술, 녹색 설비 등 차세대 친환경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에 힘쓸 계획이다.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그린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협력사의 녹색성장 기반 구축과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 신성장동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1차와 2·3차 벤더 간 상생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양측의 원활한 대화를 위한 상생협의체가 활성화하면 협력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동반성장 문화 조성을 통한 시스템 구축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상생협의체는 업종과 지역에 맞춰 전문화된 정보를 교류하는 한편 경영층의 정기적인 협력사 현장방문을 통해 업종별 정보 공유와 네트워크 강화를 돕는 기능을 한다. 이를 위해 동반성장 웹사이트를 구축했고 사회봉사활동을 펼치는 협력사는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협력사 사회봉사단에 연간 5억5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들과 함께 합동 TFT를 구성해 지난해 5월부터 2개월간 1200여 개 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방문 점검활동을 벌였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구매·품질 부문과 1차 협력사로 구성된 합동 TFT는 2차 협력사들의 보안, 안전, 기능 부품 공정개선 활동을 지원한다. 품질조직 및 관리시스템 운영 및 품질문제 예방활동 등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2차 협력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금 지급 형태도 조사했다. 반대로 2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대금 수령 조건은 적절한지, 대금은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파악했다. 조사 결과 상생협력을 잘한 1차 협력사에는 각종 인센티브를 주고 포상했다. 반면 불합리한 처사가 적발된 업체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차-2차-3차 협력업체의 생태 사슬이 조화를 이뤄야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며 “자기 이익만 생각해서는 모두가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까지 사장급 이상 전 경영층이 매주 1회 1·2차 협력사를 찾아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밑에서 올라온 보고서만 보고는 협력사들의 고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반응도 뜨거웠다. “실무 책임자에게 얘기한들 설마 들어줄까…”라고 생각했던 협력사 사장들이 봇물처럼 건의를 쏟아냈다고 한다. 현대·기아차 사장단은 지속적으로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현장을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윤리경영실천센터, 사이버 감사실을 만들어 협력사의 애로를 들을 계획이다. 또 2차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용접·사출·도금 등 기술학교를 운영해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들은 모두 현대차 가족”이라며 “물질적 지원도 좋지만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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