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 대한통운이 운송 업체로 선정됐다. 지난 3월 말 대한통운은 한국전력공사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물류 전담사 입찰에서 1순위에 올랐다. 대한통운은 지난 4월 8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한전과 물류 전담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과 변준연 한전 UAE사업 총괄 부사장이 참석해 서명했다.

대한통운은 원전 건설 기간인 2020년 5월까지 한국과 미국, 일본의 원자력 발전 기자재 공급사에서 기자재를 받아 UAE의 수도 아부다비의 브라카 원전 건설 현장까지 운송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해상운송과 현지 항만 하역, 중량물 운송, 컨테이너 운송 등 모든 과정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것이다.

이 계약으로 대한통운은 원전 기자재, 선박 블록 등 크고 무거운 특수 화물을 운송하는 중량물 물류 부문의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대한통운은 과거 한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원자력 1호기 발전소를 비롯해 월성, 신월성 1·2호기, 영광 원전과 서울 당인리, 보령 화력발전소, 안양·분당 열병합발전소의 발전 및 건설 기자재를 수송한 경험이 있다. 원전과 중량물 운송에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진 것이 이번 입찰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항 하역 및 항만 관리 사업에 진출해 당시 담맘항 24개 선석 중 8개 선석의 하역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라스알미샵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항만에서 다수의 하역과 운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현지 물류 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대한통운은 지난 80여 년간 축적된 물류 노하우에 이번 대규모 원전 수출 프로젝트의 물류 사업까지 더해져 앞으로 중량물 사업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대한통운은 다수의 대형 중량물 운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중량물 운송 명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무게 2000t의 창원 마창대교 상판과 광안대교 구조물을 운송한 회사도 대한통운이었다. 무게 3000t에 달하는 아스팔트 운반선, 석유화학 플랜트나 선박 블록 등 지난 수십 년간 다양한 대형 중량화물 운송을 성공리에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중량물 운송 분야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2~3년 전부터 1만2000t급 중량물 전용 바지선 2척과 육상 중량물 운송장비인 멀티모듈트레일러 등을 도입해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발주한 1만5000t급 자항선 두 척도 마침 올해 인도될 예정이다. 중량물 전용 선박인 자항선은 안정적으로 원양을 항해할 수 있다. 새로 도입한 선박과 장비 등을 통해 대한통운은 해상운송 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이번 UAE 원전 수출이 세계적인 원전 강국들을 제치고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어 대한통운 역시 물류 전담사로서 세계 중량물 운송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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