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Column] 금 투자의 허실
[Money Column] 금 투자의 허실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금은 농산물처럼 식탁에 오르는 상품이 아니다. 광물처럼 에너지로 쓰이지도 않는다. 왜 금고에 보관만 해두는 광물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것일까. 금 가격이 세계 경제의 흐름과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금 가격을 달러 가치로 환산해 보면 2002년보다 450%나 올랐다. 그만큼 달러 가치는 떨어진 셈이다. 달러를 찍어낼수록 달러로 표시되는 금 가격은 올랐다는 얘기다.
금값이 달러 가치 하락 때문이란 건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시행 이후 가격이 급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은 조만간 3차 양적 완화에 준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풀린 달러의 양이 많지만 앞으로 뿌려지게 될 돈을 생각하면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금은 이제 단순한 수요와 공급 요인을 넘어 세계와 미국 경제의 불황 여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앞으로 미국이 펼칠 가능성이 큰 경기 부양책은 또다시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 가치는 더 하락하고 유동성 공급으로 전 세계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된다. 금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따라서 금은 당분간 좋은 금융 투자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시나리오가 펼쳐졌을 때 그렇다. 이 가정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금에 투자하면 누구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모든 투자에는 위험요인이 따른다. 미국이 양적 완화 같은 유동성 확대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금 가격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외에도 고려할 것은 금리 인상이다. 1980년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단행됐고, 이는 금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1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최근 CNBC는 ‘The Golden Age Of Gold’라는 특집 리포트를 냈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다. 보고서를 보면 금 투자 구성 비중이 나와 있다. 귀금속 52%, 투자수단 19%, 중앙은행 보유 16%, 산업용 11% 등이다. 누가 금을 가장 많이 사고 있는가? 인도가 가장 열성적이고 다음이 중국이다. 금에 대한 수요는 많다. 반면에 공급은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개인이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골드바, 골드뱅킹, 금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금ETF(상장지수펀드) 등이 있다. 골드바는 구입 가격의 10%를 부가세로 내야 하므로 세금 부담이 크다. 골드뱅킹은 통장에 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은행에 현금을 납입하고 금을 구입하면 통장에 금 구매량이 표시된다. 인출 시에는 금 시세에 따라 돈을 돌려받는다. 금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금 가격에 영향을 받지만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수수료 부담이 적은 ETF를 눈여겨볼 만하다. 보통 주식형 펀드는 거래 비용이 2~3%만 ETF는 매수 시 수수료가 0.6% 수준이다. 미국의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코덱스 골드 선물(환율 변동 헤지)’을 추천한다. ‘반짝이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투자에 있어서 신중함은 언제나 기억해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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