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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평판 좋은 기업 < 현대중공업 > - 사업 다각화로 실적 쌓고 명성 쌓고

대한민국의 평판 좋은 기업 < 현대중공업 > - 사업 다각화로 실적 쌓고 명성 쌓고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설한 T자형 도크.

1970년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박을 만들어 세계 1위 조선사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로봇을 만들고 풍력·태양광 사업에 도전해 세계 1위 ‘중공업사’를 꿈꾼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얘기다. 지난해 22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2002년(매출 7조4000억원) 때보다 세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 기간 기업명성도 함께 쌓았다.

현대중공업은 한국기업명성조사(KCRI)에서 100점 만점에 49.79점을 받아 8위에 올랐다. 특히 기업경영전략지수(26점 만점)에서 안철수연구소(22.40점)·포스코(22.14점)·삼성전자(21.96점)에 이어 4위(21.67점)에 올라 경영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업경영전략지수는 경영성과·인적자산·브랜드(이하 8.66점 만점)로 구성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성과·인적자산 부문에서 각각 7.27점·6.93점을 얻어 5위에 올랐다. 브랜드 부문에서는 안철수연구소(7.88점)·포스코(7.70점)에 이어 3위(7.47점)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이 기업경영전략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다양한 경영플랜으로 불황을 극복해서다. 핵심 전략은 사업다각화였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수주 및 건조량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조선사다. 올 1월 세계 최초로 1700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선박업계의 대표적 고부가선으로 꼽히는 드릴십은 올해에만 9척(50억 달러 규모)을 신규 수주했다. 선박엔진도 잘 만든다. 지난해 9월 선박용 대형엔진 생산 누계 ‘1억 마력 돌파’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국내 최초 독자 개발엔진인 ‘힘센 엔진’은 세계 40여개국에 6700여대를 수출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분야 세계 1위’에 만족하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가장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가 조선업이었다. 세계 불황으로 수주량이 감소하고 선박가격이 반토막 났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불황에 맞섰다. 조선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사업을 키우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 현대중공업에는 조선 외에도 엔진기계·해양·플랜트·전기전자시스템·건설장비·그린에너지 등 7개 사업본부가 있다.



다양한 경영전략으로 불황 극복사업다각화 전략의 성과는 알차다. 먼저 육·해상 플랜트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올 들어 세계적 오일업체인 영국 BP사로부터 11억 달러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와 6억 달러 해상플랫폼을 잇달아 수주했다. 올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일공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했다. 지난해 매출 3조원을 올린 건설장비 부문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건설장비 분야에서 남미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브라질에 공장을 설립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약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3대 항만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 이타치아이아에 56만2000㎡(약 17만평) 규모로 짓고 있다. 내년 말 완공되면 연간 2000대 규모의 굴삭기와 로더가 생산된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4만㎡(1만 20000평) 규모의 고압차단기 공장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 변압기 공장을 짓고 있다. 몽고메리에 건설하는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중공업은 울산 변압기 공장, 유럽 불가리아 공장과 함께 글로벌 변압기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풍력·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충북 음성에 건설한 태양광 공장의 생산규모는 연 600㎿에 달한다. 충북 오창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박막태양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 세우는 연산 600㎿ 규모의 풍력발전설비는 조만간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로봇은 현대중공업의 미래 먹을거리 중 하나다. 1984년 로봇사업에 진출한 회사는 꾸준한 R&D(연구개발)을 발판으로 세계 톱3를 노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세계 로봇시장 점유율은 9%로 5위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1위(40%)다.

비(非)조선 분야의 비약적 성장 덕분에 현대중공업의 사업구조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해 조선 부문 매출은 7조8492억으로 2005년 5조3224억원보다 47% 늘었다. 하지만 매출 비중은 2005년 51.4%에서 35%로 줄었다. 같은 기간 비조선 사업 부문의 매출은 5조원에서 14조5560억원으로 늘었고 매출 비중도 49%에서 65%로 커졌다. 삼성증권 한영수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조선사 가운데 가장 다변화된 구조로 돼 있다”며 “그 결과 조선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안정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은 ‘불황기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라’는 경영철칙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R&D(연구개발)를 강조한 CEO 리더십도 현대중공업이 불황을 극복하는 원동력이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불확실한 미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며 올 9월 울산 본사에 종합연구동을 만들었다. 총 200억원이 투입된 종합연구동은 연면적 1만4700㎡(약 4450평)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다. 300명이 넘는 현대중공업의 연구진은 이곳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육·해상 설비, 에너지·환경 등과 관련된 혁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민 회장은 “이번 종합연구동 준공으로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R&D로 성장발판 마련미래지향적인 조직철학도 성장의 발판이 됐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슬로건은 ‘혁신과 도전’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성장동력확보’‘핵심역량강화’‘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안전하고 보람찬 일터’ 등 4대 경영방침을 정하고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CEO 리더십과 조직혁신의지는 기업명성조사에서도 잘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은 ‘기업철학 및 문화지수(19.50점 만점)’에서 12.88점을 얻어 유한킴벌리(15.41점)·안철수연구소(14.77점)·포스코(13.59점) 등에 이어 6위에 올랐다. 기업철학 및 문화지수는 조직철학·CEO 리더십·사회공헌(이하 6.50점 만점)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직철학 부문에서 5.20점을 얻어 안철수연구소(5.90점)와 유한킴벌리(5.87점)을 바짝 뒤쫓았다. CEO리더십 부문에서도 유한킴벌리(5.73점)·현대자동차(5.34점)에 이어 3위(5.28점)를 기록했다.

다만 사회공헌 부문에서 비교적 낮은 2.40점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문화예술지원·지역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활동 대부분이 울산을 비롯한 특정 지역에 편중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 6개사와 KCC·현대해상화재보험·현대백화점·현대산업개발·현대종합금속 등 범현대 계열사는 아산나눔재단 설립기금에 출연했다”며 “이 재단의 운영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보다 광범위하고 내실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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