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전문가 릴레이 건강학 - 치질 심하면 빈혈 올 수도
Health 전문가 릴레이 건강학 - 치질 심하면 빈혈 올 수도
중년의 김 부장은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것이다. 몇 개월 전부터 변을 볼 때마다 통증 없이 변에 피가 실처럼 묻어 나오기도 하고 변을 보고 난 후에 변기에 흥건히 선혈이 퍼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김 부장은 원래 고기와 술을 좋아하고 물을 잘 안 마시는 편이어서 변비가 심했다. 사무실에서는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고 운동은 잘 안 하는 편이다. 최근 체중 변화는 없고 대장 검사에서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치질은 얼기설기 뭉쳐 있는 치질 정맥 타래가 항문선의 위아래로 확장된 것을 말한다. 항문선을 기준으로 위쪽 치질정맥이 늘어난 경우를 속치질 또는 일반 용어로 암치질이라고 부른다. 속치질은 곧은 창자의 점막에 싸여 있고 염증이 잘 생기고 상처를 받기 쉬워 출혈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속치질이 생기는 부위는 자율신경 지배를 받기 때문에 대개 아프지는 않다. 출혈이 반복되다 보면 빈혈이 올 수도 있다. 항문선을 기준으로 아래쪽에 생긴 치질은 외치핵이라고 부르는데 항문 쿠션의 손상으로 혈관그물과 피부 점막 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고 마찰에 의해서 통증이 생기고 부어 오르게 된다. 빠져 나온 혈관과 점막 뭉치가 변을 보고 나서도 다시 복원되지 않으면 아주 심한 상태에 해당한다. 치질은 변비가 있다거나 임신, 노화 등으로 악화되고 변을 볼 때 오래 힘을 주는 경우 더 심해진다.
치질은 정맥혈관이 늘어나 있고 이를 싸고 있는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작은 마찰에도 쉽게 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항문 주위를 깨끗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변비 예방도 중요하다. 변을 보고 난 후에는 비누나 물로 깨끗이 씻고 미지근한 물로 좌욕을 해주는 게 좋다. 좌욕은 적어도 10분 이상은 해야 효과가 있다. 좌욕은 24~30℃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별도로 소금이나 소독약을 탈 필요는 없다. 좌욕을 마친 후에는 부드럽고 깨끗한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스테로이드와 국소 마취제가 포함돼 있는 치질 연고를 손가락으로 발라주면 염증이 빨리 가라앉는다.
변을 볼 때 힘을 주면 정맥혈의 흐름이 쉽게 차단되고 안에서 피떡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변비가 있으면 일시적으로 변을 묽게 하는 약을 복용해야 하고, 식사를 할 때 야채나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과일, 섬유소가 함유된 곡류나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물도 자주 마셔야 한다.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어도 치질에 쉽게 걸릴 수 있어 주기적으로 몸의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치질 예방에 좋은 방법이다.
치질이 심하지 않은 단계에서는 고무 밴드로 혈관을 묶거나 치질 주위에 경화제를 주입하거나 또는 치핵 조직을 지져주는 레이저 치료, 초음파로 치질동맥을 찾아 묶어주는 수술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치루, 치열, 항문 주위 농양은 수술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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