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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소비 트렌드 전망 - 소비자를 설득하고 그들과 공감하라

2012 소비 트렌드 전망 - 소비자를 설득하고 그들과 공감하라

‘설득과 공감’. 2012년 소비 트렌드를 관통할 핵심 키워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혹독한 경쟁 환경에서 불신과 불안에 시달리는 소비자의 지지를 얻으려면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시키고 그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지금의 소비자는 그들이 허용하지 않은 어떤 정보와 능력, 자원의 독점을 참지 않는다. 2012년은 소비자가 시장의 진정한 실권을 잡아가는 실질적인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그 무엇,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 등을 ‘드래곤볼(D·R·A·G·O·N·B·A·L·L)’이라는 신조어로 정리했다.



D 진정성을 전하라(Deliver true heart)


소비자들은 이미 제품의 물리적 가치보다 경험적·상징적·사회적 가치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 높은 가치를 훼손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하지만 거짓된 연출과 가식, 겉과 속의 불일치, 무원칙과 사리사욕이 소비자가 환호하고 싶어하는 값비싼 가치를 해치고 있다. 사회 전반에 퍼진 불신에 극도로 지친 소비자는 어떤 의심도 없이 믿을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무엇이라도, 그만한 관심을 쏟고 지지를 보내며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 싶은 것이다.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먼저 제품과 기업 본연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실현하고 소비자의 경험적 공감을 얻어야 한다.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기대되는 역할을 정직하게 수행하는 것, 그런 기본 중의 기본 추구야말로 2012년 주목해야 할 제1의 소비 트렌드다.



R 천연 다음은 로가닉이다(Rawganic fever)

2000년대 소비의 메가트렌드인 ‘웰빙’이 다른 트렌드와 결합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에는 천연(organic)의 순수함에 희귀성(raw)을 더한 콘셉트가 확대될 전망이다. 오가닉에 대한 소비자의 사랑은 인공적인 것에 대한 불신과 기피, 자연의 원시적 본질을 그리워하는 회귀심리와 닿아 있다. 또한 구하기 힘든 희귀성이라는 매력은 차별화·우월 욕구와 닿아 있다. 여기에 불로장생을 염원하는 샹그릴라 신드롬과 고단한 현실에 대한 치유욕구가 만나 일으키는 스파크는 이미 식음료·약품·화장품·건강 등의 분야에서 천연희귀재료 경쟁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천연소재를 활용한 한정된 시공간·패키지·서비스의 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소비가치는 끝이 없다.



A 주목경제에 대비하라(Attention, please!)

소셜네트워크가 확산하고 종합편성채널 등의 새로운 매체가 대거 등장하면서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초(超)경쟁시대가 시작됐다. 강도를 더해가는 자극적인 환경 속에 소비자들도 주목받기를 은근히 즐기고 있다. 경쟁압력과 과시적 자기애의 만남은 주목받고자 하는 욕구를 낳기 때문이다. 주목은 ‘0’ 아니면 ‘100’이다.

2011년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의도적인 파격 노출을 감행한 무명배우 오인혜는 하루아침에 유명배우가 되어 숱한 러브콜을 받는 입장이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주목받지 못하면 기회 자체가 없다. 그럼에도 본연의 역할에는 부실하고 선정적이기만 한 이벤트 남발, 즐거움보다는 불편함을 주는 과도한 설정,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는 잠시 주목은 받을지언정 사랑받을 수는 없다. 불변의 가치에 대한 신선한 감동을 선사함으로써 낭중지추(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가 될 전략이 필요하다.



G 제품을 인격화하라(Give’em personalities)

기술 고도화와 복합화 트렌드의 결과 중 하나는 소비자의 인지부담 증가다. 논리와 분석보다는 감성과 직관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모(母)트렌드는 자기애와 소통결핍이다. 소비자는 인간적 교감에 목말라하지만 모순되게도 자기중심적이기를 원한다. 이러한 욕구가 무생물에까지 투사되는 것이다. 그러나 맥락 없는 캐릭터 마케팅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캐릭터 마케팅이 2012년에 달라져야 할 부분은 사용자 경험의 진정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 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기업 마스코트인 미쉐린의 ‘비벤덤’은 왜 모범사례일까. 비벤덤의 친근한 외모나 유명세 때문이 아니다. 역동적이고 쾌활한 이미지가 좋은 타이어에 대한 긍정적 사용자경험을 환기시킨다는 점이 핵심이다. 제품의 실제 소비가치와 캐릭터가 일치해야 한다.



O 세대공감이라는 더 큰 시장을 보라(Over the generation)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세대 차이가 문제되고, 그 세대 차이를 노린 마케팅이 효과를 보는 것이 한국 시장이다. 하지만 세대 간 차이보다는 공감대 창출에 주목해야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청·장·노년층 사이의 외모와 교육수준, 기술활용 능력, 감성, 취향, 그리고 구매력의 격차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노년층은 20~30년 전의 노년층과 확실히 다르다. 게다가 모든 세대가 고민하는 각자 삶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모두가 모두의 지원군이 돼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서로 제대로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몰이해를 탓했던 과거를 벗어던지고, 세대의 다양성을 초월하는 보편적 문제와 가치와 욕구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모든 세대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서로의 존재가 힘이 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N 내공 있는 비주류의 잠재력에 투자하라(Neo-minorism)

주류, 전통, 권위, 명성, 성역, 거물 등에 소비자는 더 이상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오래된 믿음이 깨진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소비자는 히스토리보다 스토리를 원한다.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신선함과 패기, 상업적·제도적인 때가 덜 묻은 순수함에 열광한다. 주목받지 못한 것에 비해 놀라운 실력과 사연이 있다면 소비자는 감동하고 동질감을 느낀다.

영화를 예로 들면 주연배우의 인기나 감독의 명성, 제작비가 아니라 영화 자체의 스토리텔링 매력이 오랫동안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롱테일 법칙’이 시사하는 점이다. 작지만 강한 마이너들이 경제를 살린다. 2012년에는 신생·비주류 브랜드들이 어느 때보다도 큰 기회를 가질 것이다. 모든 마이너는 격화되는 콘텐트 전쟁의 블루칩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더 이상 보증수표는 통하지 않는다.



B 소비자는 쉬고 싶다(Blank of my life)

불확실성 속에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너나없이 언제나 완벽을 추구해왔다. 기업은 작은 것 하나라도 더 차별화하기 위해 뛰었다. 소비자는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기 위해 여가마저 반납하곤 했다. 그러나 행복은 여전히 멀기만 하고, 소비자는 방전되기 일보 직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 쉴 여백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경쟁하는 삶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다.

시간적·공간적 여유 확보, 자극적이고 부담스러운 것에 대한 거부반응과 단순성 추구, 과도한 소비로부터의 탈출, 선도나 교화보다는 위로와 위트에 대한 선호 등이 2012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기능적이면서도 단순명료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처럼, 본질을 잃지 않되 어떻게 절제할 것인가가 소비자를 대하는 기업의 중요한 과제다.



A 자발적인 소비자가 기업을 앞서간다(All by myself society)


막강한 정보와 네트워크로 무장한 ‘행동형 스마트 프로슈머’들은 주어지는 대안에 만족하지 않고 시장이 충족해주지 않는 영역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한다.

아이폰이 한국시장에 공식 출시되기 전 개인적으로 전파승인을 신청해 외국에서 구매한 아이폰을 개통해 화제가 됐던 그런 소비자가 어느 분야에서도 수없이 나타날 것이다. 직접 유통채널을 뚫고, 기존 제품을 새롭게 튜닝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며,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놀라운 작품을 순식간에 만들어내기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타인의 기준보다는 자기기준에 충실하고 만족할 줄 아는 새로운 유전자를 지닌 자신감 넘치는 소비자들이 한국의 소비시장을 변화시켜갈 것이다. 기업은 경쟁사가 아닌 소비자를 벤치마킹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L 차선책을 개발하라(Let’s ‘plan B’)

경제적 불확실성과 손실회피 성향, 즉각적인 만족 추구 성향이 결합해 ‘차선 경제’ 시대를 열었다. 최고의 대안은 완벽한 대신 비싸고 어렵다. 실현하기도 어렵지만 실패하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그보다는 효과만점이면서 접근하기 쉽고 저렴해서 실현가능한 대안이 훨씬 매력적이고 경제적이라는 논리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저가화장품, 칩시크(cheap chic) 패션, 땅콩집, 쁘띠성형, 간편 가정식 모두 플랜B 경제가 완연히 정착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차선책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환비용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꿩 한 마리 값에 해당하는 닭 여러 마리로 여러 가지 요리를 해먹는 것이 배도 부르고 즐겁다는 것이다. 차선경제의 부상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변화에 적극적이며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독자적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L 위기를 관리하라(Lessen your risk)

2012년은 국내외 불확실성 요소가 총집합한 것 같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문이 요동하는 가운데 기술이나 시스템의 결함 또는 천재지변에 따른 돌발위기 우려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상시적인 리스크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소비자는 연중 내내 사회환경뿐만 아니라 신상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기업은 찰나의 사소한 실수로 엄청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다가올 각종 위기가 손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은 소비자도 알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위기에 대응하는 자세와 과정의 진정성이라는 점이 2012년 위기관리 트렌드의 진의다. 기업은 사소한 부분에서도 소비자의 통제감을 높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신속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움직여야 한다. 위기의 팩트와 경위에 대한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고, 고통을 실제로 분담해야 한다. 소비자의 지지를 얻을 때 더 큰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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