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Y | ITAEWON] 우리는 오늘 이태원으로 간다 !
[THE CITY | ITAEWON] 우리는 오늘 이태원으로 간다 !
김현동, 오상민, 전민규 기자
“강남(엔) 사람 너무 많아. 홍대(도) 사람 많아. 신촌은 뭔가 부족해.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그곳을 말해봐 음악이 있어 또 사랑도 있어 세계가 있어 나에게 말해줘…”
올해 초 발매된 UV의 앨범 ‘이태원 프리덤’의 노랫말처럼 이태원이 다시 뜬다. 이태원은 한때 주한미군의 배설구나, 천박한 미국 문화나 싸구려 짝퉁의 상징 같았다. 그랬던 이태원이 압구정·홍대를 제치고 유행의 첨단을 걷는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뜨거운 거리로 부상했다.
회사원 이재영(32)씨는 캐나다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얼마 전 귀국했다. 그가 이태원을 가는 이유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태원만의 자유로운 분위기다.
주말 밤 11시, 그는 로키마운틴 펍에서 어두운 조명 아래 캐나다인 밴드의 연주를 듣는다. 주변엔 북미나 유럽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국인보다 더 많다. 새벽 1시, 해밀턴 호텔 옆 골목 지하에 있는 라운지 바 ‘B ONE’에서 ‘부담없는 가격’의 칵테일을 마시며 ‘언제와도 변함없는’ DJ의 일렉트로닉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든다. 나 홀로 춤추든 여럿이 모여 요란하게 흔들어대든 누구 하나 개의치 않는다. 새벽 3시, 게이힐에 있는 ‘Eat me’ 테라스에 자리를 잡는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얘기도 나눈다.
“어느 누구와도 친해지는 곳이에요. 지나치게 트렌디한 청담동, 사람들로 북적이는 삼청동, 홍대는 어린 친구들이 너무 많아 이제 안가요.” 이씨는 이태원에 들어서는 순간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마치 여행 온 듯 오롯이 자신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이태원, 너는 자유다.”
왜 이태원일까? 그 답은 홍대와 가로수길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젊음과 부의 상징이었던 서울 압구정동의 오렌지족들이 새로운 문화를 찾아 홍대로 모여들면서 스카, 흐지부지, SAAB 같은 소형 클럽들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엔 NB, MI, 언더그라운드 등 대형클럽들이 ‘클럽데이’와 함께 본격적인 홍대 부흥을 이끌었다.
2000년대 홍대의 유흥문화를 수혈 받은 곳은 바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모인 동네로 알려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기업들이 ‘돈’으로 밀어붙였다. 그 결과 고유 색깔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뉴욕의 소호가 밀려드는 ‘큰손’들에게 자리를 빼앗긴 다음 가난한 예술가들이 브루클린으로 자리를 옮겼던 현상과 흡사하다.
이태원의 유흥소비문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홍대를 주무대로 삼았던 ‘힙스터’들이다. 힙스터는 남보다 앞서 새로운 현상을 찾아내고 이를 유행시키는 문화 소비 집단이다. 이들은 스키니진과 페도라(중절모), 복고풍 뿔테 안경 등에 열광한다. 힙스터들은 이미 퇴색해 버린 홍대를 대체할 만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곳이 바로 자유롭고 낡은 멋이 있는 이태원이었다.
홍대에서 클럽을 경영하던 이성훈(39)씨는 유행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태원으로 넘어 갔다고 말한다. “홍대가 대중화되면서 연령대도 많이 내려갔어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트렌드 세터들이 즐기기엔 다소 어색하고 민망한 게 사실입니다.” 그는 두 달 전부터 이태원에 새로 클럽을 열려고 발품을 팔았다. 요즘 이태원 건물 임대료는 홍대보다 2~30%정도 더 비싸다. 비싼 클럽은 보증금만 3~5억선이다.
왜 힙스터들이 다시 이태원에 주목하기 시작했을까? 무엇보다 용산 미군기지가 의정부와 평택으로 상당 부분 이전하면서 더 이상 미군의 유흥 전용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했다. 주한 미군과 외국인이 여가생활을 굳이 이태원에서 하지 않고 주거지역 등으로 광범위하게 옮겨간 영향도 크다.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한 유흥주점이 빠져나가면서 뒷골목 곳곳에 가정집을 개조한 레스토랑들이 생겨났다.
또 이태원만의 ‘라운지 문화’가 있다. 앰버시, 미스틱, 글로브 라운지 등 최근 한 두 달 사이 새로 문을 연 라운지 바와 클럽만 5곳이다. 삼성물산에 재직중인 김성균(27)씨는 7년째 한남동에서 산다. 그는 이태원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UV의 노래 ‘이태원 프리덤’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불량한 외국인들이 많은 무서운 동네라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2000년 대 중반부터 고급스러움과 자유분방함이 조화를 이루면서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이 다양해졌죠. 요즘엔 뭐니뭐니해도 라운지클럽이죠. 젊은이들이 이태원으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해밀턴호텔 별관에 대규모 레스토랑과 바 ‘디스트릭트’를 준비 중인 BYK코퍼레이션의 박정근 대표(41)는 “최근 2년 사이 청담동이 죽고 이태원을 무시하던 강남 사람들이 조금씩 이태원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연장, 미술관뿐만 아니라 유명 셰프의 맛집, 강남의 대형클럽과는 차별화된 라운지 클럽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의 잘되는 클럽들은 보통 내부 인테리어와 술값, 디제이와 음악 스타일을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 커피 맛이 중요하듯이 클러버들에겐 음악과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특정 장소를 꾸준하게 찾는 충성고객들이 많다.
2006년 문을 연 ‘B ONE’은 지금까지 디제이를 한번도 바꾼 적이 없다. 음악 장르 역시 그대로다. 술값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원래 이곳은 클럽으로 만들어진 곳은 아니지만 매일 밤 11시가 되면 조도가 낮아지고 음악소리가 커진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입장료 1만원을 내면 맥주 1병에 춤추며 새벽 4시까지 맘껏 놀 수 있다(다른 날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주말이면 이태원을 찾는다는 직장인 김보민(29)씨는 “국적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 이태원만의 자유로운 라운지 분위기가 있어요. 거의 중독 수준이죠.” 이런 이유 때문인지 올해 ‘미슐랭 가이드 서울’은 B ONE을 서울에서 꼭 들러야 할 장소로 꼽았다.
정통성 있는 음식맛 또한 이태원의 강점이다. 이태원에서 맛볼 수 있는 세계의 음식은 정통 본국요리에 가깝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타볼라를 운영하는 서영식 사장(49)은 이탈리안 코디네이터, 요리사와 함께 일한다. “본국의 토종 요리사가 만든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먹는 것도 하나의 재미예요. 어느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오너 또는 요리사들이 거의 현지인입니다.”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도 현지인들이 와서 요리하고 서빙한다.
이태원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유행을 탄 음식도 많다. 뉴욕스테이크 하우스의 시초인 ‘스모키살룬’의 미국식 햄버거, ‘르생택스’와 ‘이사벨라’의 프랑스풍 브런치, 브라질 전통 스테이크 요리인 ‘슈하스코’ 등이 그렇다. 야외 테라스 좌석이나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쇼윈도식 인테리어 역시 인기비결이다. 서서 먹어도 어색하지 않은 문화와 레스토랑 주인이나 요리사가 자국 스타일로 고객을 반겨주는 문화 역시 이태원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이태원의 트렌드를 만든 또 하나의 일등공신으로 ‘게이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게이들이 개방적으로 모이기에 좋은 공간이 있고, 게이가 일반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그 레스토랑이 그들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분위기를 낸다. 서영식 사장은 게이바 ‘Why not?’과 ‘Always Home’을 20년째 운영한다. 이태원 게이들의 맏형 격인 그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게이들은 맛과 멋, 분위기에 예민하고 감각적이기 때문에 핫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지. 그래서 장사가 잘돼. 홍석천만 보더라도 그렇잖아.” 그들은 대부분 4~5개의 업장을 운영하고 이태원을 벗어나서는 장사하지 않는다. 단골 손님이 많고 이태원 게이커뮤니티의 힘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A레스토랑 김종우(가명) 사장은 게이들이 유흥음식점 사업으로 성공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게이들은 싱글이 많잖아요. 그래서 가정이나 가족보다는 자기를 위한 시간이 많죠. 그래서 해외여행도 자주 가고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늘 앞서갑니다.” 해외에서 다양한 음식을 즐기면서 입맛도 거의 ‘미식가’ 수준이다. 이태원에 맛집이 많은 이유도 게이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자연스레 요리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맛도 맛이지만 게이 사장들이 만들어내는 레스토랑 분위기에 이끌려 찾는 경우가 더 많다.
이태원을 자주 가는 아시아계 미국인 스캇(36)도 게이다. 그는 “종로는 혼자 가면 정말 왕따가 되는데 이태원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우선 커텐이나 쿠션만 봐도 주인이 게이인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만큼 일반인이 감지할 수 없는 섬세한 미적 감각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음식도 “입이 아니라 눈으로 먹는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에 빠져 있었다.
이태원소방서 뒤 두번째 언덕길에 있는 게이힐은 이태원의 또 다른 명소다. 게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일반인도 거리낌 없이 찾기 때문이다. 성 정체성에 좀 더 개방적인 외국인도 많고 분위기도 다른 지역보다 자유롭다 보니 종로의 칙칙하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싫은 게이들이 이태원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서영식 사장은 게이를 보는 일반인의 인식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1992년부터 클럽 트렌스를 시작으로 하나씩 게이바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어.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볼 때 크게 달라진 건 사람들의 시선이지. 90년대 사람들이 게이를 두고 손가락질했다면 이제는 오히려 신선해 하거든.” 이태원의 맛집을 소개한 ‘이태원프리덤’의 저자 이동미씨는 “외국친구들이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게이힐에 가장 먼저 간다”며 “한국 특유의 게이문화를 직접 느끼고 함께 즐길 수 있어 외국인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태원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또 다른 비결은 세련되지는 않지만 골라보는 잔재미가 있는 골목길이다. 세계음식이 즐비한 아프리카·중동거리, 보광동 엔틱가구거리, 특색있는 옷가게가 늘어선 용산구청 뒷골목, 고급 샵과 레스토랑이 밀집한 한강진역 인근의 꼼데가르송길, 먹거리로 가득한 해밀턴호텔 뒷골목, 원어민 교사들이 주로 찾는 경리단 사거리와 해방촌 등 각기 다른 조각이 모여 하나의 멋을 만드는 조각보같다. 이태원이 시작되는 경리단 사거리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NOXA’의 김영수 사장은 “이태원 중심부의 번잡함에 지친 사람들은 경리단 사거리나 해방촌 등에 숨은 레스토랑, 펍, 카페 등을 아지트화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한강진역 뒷골목, 해방촌과 보광동, 경리단 인근은 이태원 중심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가난한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었다. 낡은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꾸며낸 공간이 많다. 리움미술관 언덕 아래 자리잡은 ‘꿀풀’ 역시 2009년 가정집을 개조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전과 수준 높은 언더그라운드 밴드 공연도 열린다. 이 공간을 만들어낸 설치미술가 최정화(51)씨는 “어릴 때부터 이태원은 문화적 다양성이 있는 재미난 동네라 생각했다. 달동네와 부촌의 공존도 흥미롭다”고 했다. 난장, 어수선함이 이태원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그는 20~30년 곰삭은 매력에 빠져 이태원으로 찾아 들었다.
이태원이 인기를 끌면서 웃는 상인들도 있지만 말 한마디 못하고 떠나는 이웃들도 있다. 해밀턴호텔 뒷골목이 급부상하면서 그 주변에 세 들어 살던 사람들은 이사를 갔다. 1년 전 집주인들은 이사·부동산비용을 얹어주면서 세입자들을 내보낸 후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헐어 건물을 올리거나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용산구청도 거들었다. 이 길을 세계음식거리로 만들겠다며 막다른 골목에 있던 주택 한 채를 헐어 새 길을 냈다. 지난해 4월 이 길이 뚫리자 골목 코너에 위치한 집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집을 허물었다. 이미 이 거리의 90% 이상은 임대 계약이 완료됐다. 내년 봄이면 펍과 클럽, 그릴, 멕시칸, 타이, 유럽, 중남미 식당이 들어선다. 시세는 보통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0~500만원 선이다. 권리금도 1억에서 2억원 사이로 만만치 않다. 이 뒷길의 터줏대감인 ‘3Alley Pub’이 있는 건물은 현재 3층까지 올리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그 맞은편에서 10년째 프랑스 비스트로 ‘르생텍스’를 운영하는 벤자민 주아누씨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레스토랑을 두고 “어떤 종류의 레스토랑이 잘 맞을지 생각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몰린다’는 얘기만 듣고 가게를 여니 문제”라고 말했다. 레스토랑이 지나치게 많아져 동네가 금방 죽지나 않을까 그는 걱정했다.
플래그십 스토어 꼼데가르송이 들어선 이후 아메리칸 스테이크 하우스 ‘부쳐스컷’, 디저트 갤러리 ‘패션파이브’, 두부디저트 전문점 ‘교토푸’ ‘코코브루니’ 등이 생기면서 한남로는 문화와 트렌드를 파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태원은 강남의 동부 이촌동 같은 고소득층뿐만 아니라 강북의 중심인 광화문, 종로의 직장인까지 끌어들일 만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그래서 대기업이 이태원에 또 눈독을 들인다. 이미 인터파크씨어터의 공연장 블루스퀘어는 3000석 규모의 홀을 올 4월 개장했다. 삼성생명은 내년 5월 연면적 6000㎡ 규모의 건물을 완공할 예정이며, 현대카드는 2013년 지하6층 지상3층 규모의 콘서트홀 SANAA를 꼼데가르송길에 개장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S/O프로젝트’의 조현(41)대표는 지난해 4월 논현동에서 꼼데가르송길로 이사했다. “볼거리나 맛있는 식당들이 많아 클라이언트들이 자주 들르다 보니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죠. 강북이든 강남이든 교통이 편리해 어디서든 30분 안에 올 수 있으니 편해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꼼데가르송길 골목에 자리잡은 부티크, 주얼리샵, 스튜디오만 12곳에 이른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 역시 가로수길에서 지난해 봄 이 골목으로 이사했다. 이 지역의 매매가는 3.3m²(1평)당 5000만원에 달한다. 그래도 가로수길보다는 아직도 배나 싸다.
이태원을 그 모습 그대로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써도 재개발 바람을 피해갈 순 없을 듯하다. 이태원소방서 뒤는 한남 뉴타운 재개발 예정지역이다. 이슬람 사원 인근에 거주하는 리비아, 가나, 중동사람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송도영 한양대 교수(문화인류학)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독특한 공간이었던 이태원이 이제 대한민국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파트 단지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양대학교 다문화연구소 구단지 연구원은 “2015년까지 용산의 미군부대가 단계적으로 철수하면 이태원 거리풍경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재개발과 함께 대규모로 유입될 한국의 중산층 신주민들은 이태원거리를 자신들의 문화적 수요를 충족시킬 공급지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서울을 소개하면서 매끈하게 단장한 대로상의 고층건물이나 가로시설물보다 이면도로의 세월의 손때가 묻은 숯불 갈비집에 주목했다. 서울에 혼재하는 과거와 현재의 충돌, 크고 작음의 충돌, 고급예술과 일상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혼돈과 어설픔을 신선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역동하고 있는 이태원에서 우리가 소중히 해야 할 것은 바로 이태원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곳은 꼭 가 보세요
복합문화공간 꿀설치미술가 최정화가 만든 카페와 작가들의 전시공간이 함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상 1층은 카페와 바, 지하 1층과 지상2층은 전시장이다. 문의: 070-4127-6468
클럽 트랜스(TRANCE)여타의 화려하고 큰 규모의 클럽에 비하면 단촐하고 간소한 분위기의 트랜스젠더 클럽이다. 낡고 빛 바랜 분위기가 시카고 뒷골목을 연상시킨다. 금요일과 토요일 새벽 두시 반에 시작하는 트랜스쇼는 이 클럽의 또 다른 볼거리다. 유명연예인들도 자주 찾는다. 문의: 02-797-3410
해방촌 게스트하우스 ‘빈집’2008년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한 대안공동체 하우스다. 일반 게스트하우스와 같지만 빈집에는 서비스를 해주는 주인이 따로 없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가 제안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일회용품은 일절 제공하지 않는다. 투숙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www.binzip.net/ex). 문의: 070-8242-1968
테이크아웃드로잉현대미술가들이 두 달가량 카페에 체류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하는 공간이다. 카페를 찾는 일반인들은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작업을 감상하며 차도 마실 수 있다. 수익금 일부를 전시 작가들을 위해 쓴다. 문의: 02-797-3139
3Alley Pub2001년 개업했으며 외교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다. 서부영화의 선술집 같은 인테리어에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리는 살롱 같은 독특한 분위기에 금방 매료된다. 매주 목요일에는 다양한 맛의 치킨윙을 한 접시(10개)에 3천원 할인행사를 한다. 문의: 02-749-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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