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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면접에서 뭘 볼까 - 당혹스런 질문엔 틀려도 솔직해라

CEO는 면접에서 뭘 볼까 - 당혹스런 질문엔 틀려도 솔직해라

20~30대 취업 준비생 가운데 성형을 결심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취업성형’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성형은 과연 취업에 도움이 될까. 취업시장의 ‘갑’인 CEO들은 취업 성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구학서 신세계 회장은 “필요하다면 성형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취업면접 시간이 짧은 만큼 외모는 매우 중요합니다. 면접을 앞두고 피부관리를 하는 것에 찬성하고 필요하다면 성형을 해도 좋다고 봅니다.”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도 “완벽한 거짓 얼굴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되고 싶은 얼굴로 만든 후 그 모습에 자신을 맞추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성 CEO 한현숙 DIT 사장은 그러나 “기업은 성형을 기대할 만큼 구성원의 외모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은 기여도가 높은 구성원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깁니다. 취업, 이직에 따른 재취업, 결혼 등 인생에 여러 관문이 있는데 그때마다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좇아 성형외과를 노크할 겁니까. 외모가 가장 중요한 연예계에서조차 개성이 넘치는 얼굴 없는 가수가 뜨는 시대입니다.”



스펙보다 열정이 중요‘샐러리맨의 신화’ 구학서 회장, 한국의 간판 유기농 식품기업의 오너인 남승우 사장, 취업포털 잡링크의 CEO를 지낸 한현숙 사장에게 취업면접 가이드를 요청했다. 취업면접에 꼭 필요한 준비로 이들 CEO는 취업하려고 하는 기업에 관한 정보, 자신이 맡고 싶은 직무에 관한 정보의 수집을 첫손에 꼽았다. 그 방법으로는 해당 회사 홈페이지 방문, 그 회사에 근무하는 선배와의 면담, 해당 회사 사업장 방문 등을 제시했다.

이런 준비는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에 도움이 될뿐더러 면접관에게 자신의 적극성과 직무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면접관은 지원자가 정말 자기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 아니면 입사지원서를 전단지 뿌리듯 여기저기 넣은 사람인지 판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펙이 남들보다 빈약하다면 면접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구 회장과 남 사장은 약속이나 한듯 자신의 성실성과 열정을 보여주라고 했다. 남 사장은 성실성과 열정을 보여 주기 위해 방법을 연구하라고 권했다.

“가령 소설, 드라마, 영화 등에서 사람들이 성실하고 열정적이라고 느끼는 언행을 벤치마킹 하는 겁니다. 성실성은 정직성, 우직한 모습과 통하고, 열정은 단순하고 직선적인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저의 경우 예를 들어 해병대 출신이나 학사장교로 일선부대에 근무한 사람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고 가산점을 줬습니다.”

한 사장은 전문성이나 역량이 떨어지는 데도 면접까지 갔다면 자신의 마케팅 능력을 보여주라고 권했다. 앞으로 자기 계발을 어떻게 해나갈 건지 구체적이고 수긍할 만한 계획을 들려주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 즉 사람의 됨됨이입니다. 인성을 잘 갖춘 사람은 조직생활을 잘하고 대외적으로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런데 인성이란 즉석에서 검증하기가 쉽지 않죠. 다만 인성이 좋은 사람들의 몇 가지 습관이 있습니다.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눌 때의 성실한 자세, 단정한 용모와 옷차림, 면접관을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 같은 것들이죠. 면접관은 이런 태도를 보고 인성을 검증해 내려고 합니다. 사실 스펙엔 함정이 있습니다. 스펙이 좋은 수재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실천보다 말이 앞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성이 좋은 사람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죠.”

긴장을 하면 면접 도중에 실수나 실언을 할 수 있다. 이럴 땐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당연히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남 사장은 “반드시 곧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할 게 있으면 정정하라”고 조언했다. 한 사장은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줄 기회로 만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답변 내용을 사전에 외웠는데 잊어버린 것처럼 비쳐지지 않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면접관은 간혹 의도적으로 당혹스런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한 사장은 이럴 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되 솔직하게 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답변 내용이 불만스러워도 태도가 솔직하면 채용 결정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솔직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묻지도 않는데 면접관에게 스스로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겠죠.”

구 회장은 구체적으로 면접 상황에서 질문에 답할 때는 평소 부모님과 대화하듯이 이야기하라고 권했다. 또 어려운 질문을 받았을 땐 바로 답하지 말고 잠시 생각한 후 여유 있게 답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남 사장은 면접관이 볼 때 해당 직무를 꼭 맡겠다는 의욕과 잘 해낼 수 있다는 의지가 느껴지도록 자기 표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경험 내세워라CEO들은 어떤 취업 준비생을 인상적으로 기억할까. 구 회장은 “보석 감별사, 커피 감정사, 병아리 감별사 등 남다른 자격증을 지닌 사람이나 골프장 신축 때 토목 일을 한 이력 등 남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경험을 쌓은 사람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가산점을 줍니다. 실제로 보석 감별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여러 점포에서 서로 데려가려 했고, 골프장에서 토목 일을 한 친구는 마침 골프장 건설 계획이 있을 때라 합격시켰죠.”

한 사장은 “나중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사람을 불합격시킨 일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말로 면접을 하다가 영어 인터뷰로 전환했더니 공손히 답하던 사람이 갑자기 ‘웰(Well)…’ 하면서 다리를 꼬는 등 서양식으로 답변 태도가 바뀌는 경우도 봤습니다.”

취업면접 때 받은 인상은 과연 얼마나 믿을 만한가. 남 사장은 “면접 때 받은 인상과 입사 후 업무 수행에서 받은 인상이 일치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다”고 털어놓았다. ‘면접 때 따로 일하는 모습 따로’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취업 준비생이라면 치밀하게 자기 연출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취업면접 당시의 초심을 지키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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