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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에 페이스북 미래 달렸다

전자상거래에 페이스북 미래 달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에 페이스북의 새 본사가 지어졌다. 과거 실리콘밸리의 상징이라 불리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오라클에 인수된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사용하던 건물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입지조건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직원들은 구 본사가 있던 팔로 알토를 떠나 새 보금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새 본사는 2014년까지 증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공사를 마치면 최대 9400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동시에 페이스북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스웨덴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짓고 있다.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설투자에 나섰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알려진 대로 페이스북은 5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인터넷 관련 기업 중 사상 최대의 상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상장할 경우 주가매출액비율(PSR)이 20배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터무니없이 높은 것”이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상장한 구글 역시 PSR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구글은 이후 1000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페이스북의 경우 단기적인 성장을 보장돼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 구조가 불투명하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시장의 불안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성장을 위한 포석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해 4월 페이스북은 메시지교환 서비스 회사인 미국의 벨루가(Beluga)를 인수했다. 연이어 12월에는 스마트폰용 위치정보 서비스 제공 업체 고왈라(Gowalla)를 인수했다. 엔지니어 강화를 위해서다. 동시에 소니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22살 천재 해커 조지 호츠를 채용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함께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2011년 초 2000명 정도에 불과했던 직원 수는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광고사업으로 휴대전화시장 진출올해 1월부터는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광고 수입 늘리기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자기자신이나 친구의 게시물을 한번에 볼 수 있는 화면)에 광고를 직접 노출시키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전에는 이벤트 창이나 ‘좋아요’ 버튼 등과 연계한 프리미엄 광고나 뉴스피드 프레임 바깥부분에 표시되는 스폰서 광고가 전부였다. 소위 돈 되는 광고를 시작한 셈이다.

3월 16일 도쿄에서는 페이스북 주최로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적극적인 광고전략을 선보였다. 로그아웃 화면에 프리미엄 광고를 넣고, 뉴스피드에 스폰서 광고가 게재되도록 한 것이다. 이를 두고 페이스북의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인 헤더 프리랜드는 “이 두 개의 광고를 활용하면 ROI(투하자본이익률)은 3배, 클릭률은 5~10배로 늘어난다”며 “특히 인구의 83%가 휴대전화를 소유한 일본에서는 뉴스피드 광고게재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게 휴대전화 시장 공략은 앞으로의 성장을 담보할 가장 중요한 열쇠다.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수 약 8억 4500만명. 이 중 휴대전화를 이용한 접속자는 약 50%에 육박하는 4억 2500만명이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업에서 이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상장신청서에도 ‘휴대전화를 통한 이용자는 증가하고 있으나, 여기에 광고가 게재되어 있지 않는 점이 위험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믹시(mixi)가 스마트폰 광고를 시작했지만 제대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믹시의 관계자는 “광고주가 보여주고 싶은 페이지로 사용자를 유도하는 기술이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이러한 기술적 제약을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휴대전화 해석 서비스 회사와 제휴를 체결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광고 증가에 따른 사용자의 반발도 고려해야 하는 등 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페이스북은 현재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한 뉴스피드 광고를 미국에서만 제공하고 있는데 조만간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 중 나머지 15%를 차지하는 서비스 이용료 수입을 어떻게 늘려갈 것인지도 중요한 테마다. 현재는 서비스 이용료의 80%를 소셜 게임 회사인 징가(zynga) 단 한 곳이 지불하고 있다. 징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2011년 9월 페이스북 개발자 회의에서 마크 저커버스 CEO는 프로필 페이지를 개편하고, 사용자가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을 타임라인이나 뉴스피드에 표시하는 ‘오픈 그래프 플랫폼’을 발표했다. 또한 기존의 ‘좋아요’ 버튼 이외에 ‘읽었어요’ ‘들었어요’ ‘봤어요’ 등의 버튼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서비스가 제공되면 어떤 사용자가 음악제공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rify)’에서 음악을 재생시키자마자 그것을 타임라인에서 본 친구가 ‘나도 듣고싶다’며 클릭하게 된다. 이러한 동조효과를 이용하면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다음 목표는 결제기능이 있는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에 침투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살래요’ 버튼 도입을 발표했다. 광고에 표시된 ‘살래요’ 버튼을 눌러 사용자가 직접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면 페이스북은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벌어들일 수 있다.

이 때 사용하는 것이 자체 통화인 ‘페이스북 크레딧’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월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페이스북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소셜 게임 애플리케이션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동영상 시청에 지불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용품 등 구체적인 소비재 구입에 ‘페이스북 크레딧’을 사용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이토 토오루 루프스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아직은 페이스북 크레딧으로 물건을 산다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크게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페이스북이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약 30% 정도다. 징거는 이에 반감을 가지고 스스로 게임 운영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 라이벌인 구글 역시 소셜 게임 앱 수수료를 5%로 책정해 세일에 돌입했다. 초조해진 페이스북이 수수료를 인하하면 전자상거래 장벽은 순식간에 낮아질 수 있다. 그 순간 전 세계 10억명이 ‘공통 통화’를 사용하는 거대한 상거래 공간이 탄생하게 된다.



미연방거래위원회 20년간 감시수익 확대에 여념이 없지만 페이스북이 자칫하면 발을 헛디딜 가능성도 충분하다. 바로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2007년 11월 데이터 수집기능 ‘비콘’ 때문에 큰 실수을 범한 적이 있다.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구입한 상품 정보를 친구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사용자의 사전동의 없이 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프라이버시 침해에 분개한 사용자들이 속출했다. 미국 이외에서도 반발이 심하다. 올 3월 독일 지방재판소는 페이스북의 친구 검색기능이 프라이버시법에 저촉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페이스북은 2009년 12월 사용자의 정보공개를 강요하는 프라이버시 설정방법 때문에 제소를 당했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은 향후 20년 간 미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의한 프라이버시 감시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보호나 프라이버시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프라이버시 설정 변경을 사용자 스스로 사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만일 상장 후에도 실수가 거듭된다면 사용자와 광고주의 신뢰를 한번에 잃을 수 있다. 10억명이 이용하는 거대 인터넷 왕국을 유지하려면 이 정도의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다.



번역=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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