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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리더십-소니는 인재양성에서 삼성에 졌다

이건희 리더십-소니는 인재양성에서 삼성에 졌다

세계 가전·반도체 분야를 지배하던 일본 기업들은 왜 삼성에 뒤졌을까. 신흥국 조사연구소인 일본 스트러티직 디시전 이니셔티브 (SDI)의 후루가와 에이타 대표는 이건희 회장의 글로벌 인재양성에서 그 답을 찾았다



“지역전문가를 통한 글로벌 전개력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일본 스트러티직 디시전 이니셔티브(SDI)의 후루가와 에이타 대표는 삼성의 신흥국에서 승리 비밀은 ‘지역전문가’ 제도라고 강조했다. 일본 SDI연구소는 일본 내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삼성의 글로벌 전략과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수 차례 진행했다.

지난 2010년 수행한 ‘삼성 탐구보고서’가 대표적이다.‘삼성 탐구보고서’에서 후루가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생산거점 시절의 신흥국은 마케팅과 현지화가 필요없었다. 일본에서 파견된 생산직 출신 주재원이 오직 현지인 공장 노동자를 지도하면 비즈니스는 성립됐다. 하지만 지금은 신흥국이 마켓이 됐다. 파견되는 주재원 요건이 바뀌어 생산부터 영업과 마케팅 등 종합적 인재로 변했다. 이 새로운 무대에 파견된 주재원의 글로벌화 비율에서 앞선 곳이 삼성 등 한국기업이다.” 다음은 이메일 인터뷰 내용이다.



시장은 현장성 강한 인재 원해

삼성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다. 현재 일본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신흥국 시장에서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이 삼성이다. 유럽·미국의 색채가 짙은 지역에서도 성공하고 있다.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룩한 점도 주목할 점이다.”과거 삼성은 직원을 일본에 파견해 엔지니어링 등을 배우도록 했다. 지금은 오히려 일본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후루가와 대표는 “흔히 일본 경제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다.

해외 사업에서 일본 기업은 과거의 영광에 도취돼 지역이나 산업에 특화된 인재육성을 게을리했다. 그것이 발목을 잡아 입장이 역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이 기술과 마케팅 노하우를 배운 후 이를 기반으로 신흥국에서 지역전문가를 통해 현지화 한 게 결실을 맺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루가와 대표는 “일본에서도 최근 지역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기업이 나오고 있지만 그 수는 삼성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의 경우 현지 전문가라는 의식보다 현지에 익숙해지는 기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즉 지역전문가로 서 현지로 향하는 삼성맨과 비교할 때 미션이나 의식이 크게 다르다. 게다가 일본 기업이 보내는 인력은 현지 적응기간 동안 영업이나 개발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이 유독 무서운 것은 삼성의 지역전문가 제도가 다음 무대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은 현지 경험이 있는 지역 전문가가 다시 현지법인을 매니지먼트하는 경우가 많아 현지와 단절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신흥국에서 경쟁 속도가 빨라져 일본 기업이 삼성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일본 기업도 신흥국가에서 삼성과 같은 성과를 얻으려면 현지 인재 육성과 본사 글로벌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고 지적했다.

후루가와 대표는 삼성이 인도에서 펼친 프리미엄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 기업은 ‘신흥국=저렴한 것’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부 마니아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다 실패했다. 하지만 삼성은 타깃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침투시켜 부유층이나 이를 추종하는 계층에게 물건을 팔았다. ‘삼성=고급’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지역전문가의 역할 덕분이다.”

후루가와 대표가 분석한 삼성의 인도 시장 프리미엄 전략 성공 요인은 세 가지다.

▲오래도록 함께해 온(소꿉친구) 스포츠 광고

▲올림픽을 활용한 이벤트 등 현지 밀착형 이미지

▲재빠른 프리미엄TV 시장 개척과 매장 고급화, 고객의 불만을 포착한 커스터머 서비스 등이다.

그는“이런 전략은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공부한 지역전문가들의 경험이 반영돼 성과를 낸 사례”라고 밝혔다.



마케팅 인식’ ‘책임경영’ 높은 평가

이건희 회장의 ‘인재육성’ ‘인재활용’을 어떻게 평가하나.
“삼성의 인재육성에는 글로벌 한 관점과 철저한 경쟁의식 및 관리가 실현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삼성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일등주의’와 선택과 집중, 스피드 경영 등 사고방식이 뛰어나다.”후루가와 대표는 삼성의 성공 요인으로 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꼽았다.

“삼성은 경쟁·시장환경을 포함한 여러가지 관점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따라 철저한 전략을 짜고 있다. 이것을 토대로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마케팅이라는 커다란 인식 구조 안에 영업이라는 기능이 존재한다. 마케팅을 중심에 둔 조직구조, 임직원의 인식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미래전략실이라는 삼성의 특수한 구조에도 주목했다. “삼성에서 미래전략실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이 조직이 실제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래전략실은 인재 선발은 물론 경영기획을 겸한다.

계열사 CEO를 평가·판단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연동되는 것이 톱(Top)의 책임체제다. 삼성은 계열사마다 CEO들의 책임경영을 중시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혼자 책임을 지는 것이 없다(책임을 혼자 지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기업이 많다. 책임경영에 대한 입장도 삼성과 일본 기업의 차이가 크다.



후루가와 에이타 SDI 대표일본의 신흥국 조사회사인 스트러티직 디시전이니셔티브(SDI)는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남미 등 신흥국에 관한 조사와 마케팅 지원을 통해 일본내 기업을 서포터하고 있다. 삼성에 대한 정보는 각국에 산재된 공급사(Supplier), 대리점, 판매점 등 거래처 기업을 통해 수집하고 있다. 일본 내 삼성의 경쟁기업도 큰 정보원이다.

후루가와 에이타(古川英太) 대표는 1974년 홍콩에서 태어나 일본 관서대학교 상학부를 졸업했다. 홍콩 주재 일본계 제조업체인 메카상사를 거친 후 2002년 홍콩에서 SDI(HK)를 설립하고 CEO로 취임했다. 이후 중국 후난성 신톈에 SDI(SZ)을 세워 역시 CEO를 맡았다. SDI는 2007년 홍콩에 있던 본사를 도쿄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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