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활용방안 미리 만든 첫 올림픽”
“경기장 활용방안 미리 만든 첫 올림픽”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51) 주한영국대사는 최근 투자유치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막을 코앞에 둔 런던 올림픽을 해외 투자유치의 장으로 삼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올림픽을 상대적으로 낙후된 런던 동부지역에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 영국의 스포츠 산업을 발전시킬 기회로 보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와이트먼 대사는 오랫동안 영국 외교부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담당한 관료로 지난해 주한대사로 부임했다.
두 나라의 안정된 관계 속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루는 것을 기조로 삼고 있다.트위터 등으로 한국의 젊은이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와이트먼 대사를 7월 12일 서울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만났다.와이트먼 대사는 “런던올림픽은 지상 최대의 쇼가 될 것”이라며 “한국 국민들과 환상적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유치는 엄청난 영광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을 영국 최고의 순간으로 세계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적으로 보면 런던올림픽을 장밋빛으로만 보기 어렵다.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한 도시들이 심각한 재정적자에 빠지면서‘올림픽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영국은 현재 올림픽이 아니어도 이미 재정 문제를 안고 있다.
올림픽 유치 결정 때와 달리 현재는 유로존 악재까지 떠안고 있다. 그런 런던이 3번째 하계올림픽을 유치했다. 런던 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와이트먼 대사 역시 이런 우려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한 방안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올림픽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나.“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행사를 런던에 유치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부 런던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또 영국의 스포츠 산업을 부양하고 영국의젊은이들에게 스포츠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서였다.”
올림픽 적자에 시달리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나.“모든 영구적인 건설물은 비즈니스 가능성을 감안해 지었다. 올림픽 건설물들은 올림픽 직후 모두 도시를 위한 설비가 된다. 런던올림픽은 역대 처음으로 올림픽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주요 경기장에 대한 향후 활용 방안을 마련해 뒀다. 퀸 엘리자베스 2세 올림픽 파크(이하 파크)가 런던시민과 영국 국민의 휴식처가 되고, 프레스센터 등은 상업 시설이 되는 식이다. 가능한 불필요한 시설을 더 짓지 않는 것도 전략이다. 런던이 이미 가지고 있던 윔블던 경기장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 또 사용성이 적다고 판단되는 시설은 모두 임시건물로 지은 뒤 올림픽 직후 바
로 철거해 향후 재정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치한다.”
올림픽으로 런던시민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에는 어떤 것이 있나.“런던 산업계가 파크를 만들면서 1500개 기업이 63억 파운드에 달하는 계약을 따냈다.동시에 이들 기업들은 다른 주요 행사를 통해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파크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20%가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간다. 런던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기간 동안 일할 20만여명 중 15~20%의 일자리를 지역주민들에게 주고 있다.”
런던은 살인적인 물가와 교통이 문제다. 관광객 모으기가 쉽지 않겠다.“런던은 세상에서 2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미 많은 관광객을 유치한 경험이 있다. 런던과 영국은 모든 취향과 예산에 맞춘 편의시설을 가지고 있다. 교통 인프라도 개선될 것이다. 고맙게도 65억 파운드의 투자를 받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실행중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런던과 영국에서 이동하면서 ‘열린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유로존 상황이 좋지 않다. 영국 경제와도 직결된문제인데, 올림픽 이후 전망은 어떤가.“지속되는 유로존 불안은 영국과 세계 경제에 최대 도전과제다. 불안한 유로가 영국의 성장과 일자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의 실질 GDP는 올해 0.8%로 전망하고 있다.그래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영국 경제 잠재력은 노동력, 언어, 법률, 첨단 기술, 국제적인 전망 등에서 여전하다. IMF가 영국이 2014년 G7 중 2번째로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유다.”
영국정부는 올림픽 이후 영국 경제를 어떤 방향으로 운용할 계획인가.“대략 3가지 방향으로 접근 중이다. 안정인 경제, 공정하며 효과적이고 단순한 조세,성장을 위한 개혁이다. 지속가능하고 균형잡힌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경제적 분쟁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경제를 재건하면서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 법인세를 2014년 4월까지 22%로 떨어뜨려 G20 국가 중 최저세율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이 유럽 본부를 런던에 둘 수 있을 것이다.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
는 광범위하고 구조적인 개혁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건설과 저탄소 기술, 철도 인프라와 스마트그리드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0가지 넘는 투자 기회를 만드는 국가 인프라 계획을 2011년 만들었다. 런던올림픽은 영국이 세계 기업가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장벽이 낮은 나라라는 것 을 보여줄 새로운 기회다.”
한국과 영국간 관계발전을 위한 방법은.“한국에서 대사로 있는 동안 양국간 관계를 향상시키는 것이 나의 주 목적이다. 관계 향상은 양국 모두의 경제적 번영이 바탕이 된다. 영국은 한국에 더 좋은 투자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영국의 최고 수준의 기업과 금융회사를 눈여겨 봐달라. 올해는 특별히 올림픽과 여왕 즉위 60주년이어서 영국에 볼것이 더 많으니 더 많은 한국인들이 영국을 찾아주면 좋겠다. 상업적인 것을 넘어, 매년 2만명이 넘는 한국 학생들이 영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있다. 글로벌 의사결정자가 될 차세대 인재들부터 양국간 교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영국에서 한국 학생들이 더
많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 싶다. 이것이 양국관계 강화의 상징이다. 우리는 한국과 새롭고 영속적인 관계를 더 만들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 문화공연이 많다.“아마 영국 최대의 문화 페스티발이 될 것이다.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1만2000개 행사와 공연이 영국 전역에서 일어난다. 무료공연과 전시, 야외 대작 전시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세계 팝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수준의 영국 음악인들이 총출동해 ‘문화 올림픽’을 만들고 있다.”와이트먼 대사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강원도 평창이다. 하계올림픽 개최지 대사로서 동계올림픽 예정지를 자주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평창 올림픽 조직위와 접촉해 런던올림픽의 노하우를 나누는데 열성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행사의 이면에 서 흑자올림픽을 만드는 일에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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