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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라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라



JTBC 탐사보도 프로그램 ‘탐사코드J’가 연일 화제다.탐사코드J 취재진은 사건의 진실을 풀어가는 열쇠를 쥐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수많은 사회현상 속에 가려진 진실을 찾아낸다. 때문에 기존 탐사 프로그램이 주로 사건이나 현장에서 실마리를 찾는데 반해 탐사코드J에서는 사건 이면에 숨겨진 증거나 증언 등을 코드로 삼는다. 일종의 단서인 셈이다. 단서를 가지고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나가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탐사코드J가 추적하는 대상은 다양하다.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연예인부터 옆집 노인까지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면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는 게 이 프로그램이 가진 힘이다. 최근 방송된 ‘여대생, 스폰의 유혹-성매매인가, 개인행복의 추구인가’ 편에서는 등록금을 구하기 위해 소위 후원자(스폰서)를 찾는 여대생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스폰 문화’는 연예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부 여대생 사이에서도 전파된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부 여대생들이 성을 매개로 스폰서로부터 경제적 후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탐사코드J는 ‘여대생 스폰 현장’을 밀착 취재, 그 실태를 보여 줬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명문대 여대생은“집세 55만원과 학원비, 등록금을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월 300만원 정도면 좋겠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친구 소개로 스폰을 찾기로 결심했다”며 “이미 스폰을 받고 있는 친구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별다른 죄의식은 느끼지않는다”며 “서로 필요에 의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이 같은 여대생 스폰 문화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주립대 등 미국 명문대의 여대생이 재력가 스폰서를 찾고 있는 모습을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는 회원 수만 명을 확보하는 등 인기를 누릴 정도다. 이를 두고 ABC 등 미국 언론은 ‘성매매냐? 개인의 행복추구냐?’며 문제를 제기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 공론화된 적은 없다. 이처럼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사회적 문제를 과감히 파헤치고, 현장의 증언을 생생히 듣는 일은 ‘탐사보드J’의 핵심 코드이기도 하다.



‘오원춘 사건’ 추적하러 네이멍구 현장 취재JTBC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 10’은 평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러한 편성은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난 파격적 행보로 평가 받는다. 밤 10시는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를 내보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JTBC는 뉴스 방송 시간대를 과감히 조정해 심층적인 뉴스 보도에 주력하고 있다. 특정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하는 5분 안팎의 ‘블록형 뉴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타 방송에선 볼 수 없는 시도다. 특히 주말뉴스는 8시 40분부터 40분간 축소 편성하는 대신 중앙일보 탐사기획팀과 협업한 탐사코드J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선데이 피플 앤 피플’ 프로그램과 함께 주말 매거진 형태로 구성돼 메인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한층 더 심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6월 10일 방송에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원20대 여성 토막 살인사건’을 추적해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오원춘의 범행 목적은 강간 실패로 인한 우발적 범행이었다.

하지만 유가족은 6월 1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다른 의혹을 제기했는데 바로‘인육 공급설’이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그가 무려 휴대폰4개를 가지고 있었던 점이나 통장에 들어있던 거액의 돈, 잦은 출입국 기록 등 수상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몇 시간 동안 침착하게 시신을 조각냈고, 이를 14개의 봉투에 균등하게 나눠 담은 행각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제작진은 오원춘의 고향인 네이멍구를 찾아가 인육 공급설을 비롯해 장기밀매 목적설, 공범 혹은 조직 연계 가능성 등 모든 의혹을 추적했다. 특히 오원춘의 30년 지기 친구에게서 그의 대담하고 극단적인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해 유가족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탐사코드J 제작진은 단편적인 사건을 파헤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7월 1일 방송에서는 국내 첫 화학적 거세자 박모씨의 출소에 앞서 아동성범죄자의 ‘화학적 거세법’의 한계를 짚었다. 지난해 발생한 13살 미만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 범죄는 1200건,하루에 3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성폭력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다. 아동 성폭행을 예방하고, 출소한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화학적 거세’라는 카드를 내놓았다.

7월 23일 출소하기로 되어 있는 아동 성폭행 4범 박모씨는 국내 첫 화학적 거세자다. 그는 지난 5월 루크린이라는 호르몬제를 이미 한 차례 투여받았고, 출소 후 3개월에 한 번씩 약물 투여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심리인지치료를 받도록 돼있다. 남성전립선암 치료제로 쓰이는 호르몬제 루크린을 투여해 고환에 있는 남성호르몬을 고갈시키는 화학적 거세는 성범죄자로 하여금 성욕을 억제하고 성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외국인 화학적 거세자들은“화학적 거세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강제적 거세는 분노를 일으키고 그 분노는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제작진은 그간 아동 성범죄자를 근절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논의되어온 화학적 거세법의 본질에 대해 살펴 새로운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충격! 내 아이의 과속스캔들’ 편을 통해 청소년들의 달라진 성 문화를 짚는가 하면, ‘호빠에 중독된 그녀들’ 편에서는 공금횡령과 성매매를 서슴지 않는 호스트바 출입 여성들의 실체를 밝히기도 했다. 탐사코드J는 이처럼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그러나 쉬이 들춰낼 수 없던 문제에 성큼 다가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특히 매달 마지막 주에는 앞서 보도한 내용에 대한 점검과 대책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저 보여주기 식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인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탐사코드J는 매주 일요일 밤 JTBC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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