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틈새시장
SNS의 틈새시장
클레이 나이트는 도이체방크 해킹으로 디지털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다음에는 시티뱅크 시스템에 침입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트는 착한 해커였다. 은행의 의뢰로 해킹 공동체에 침투한 뒤 은행들의 약점을 찾아내는 이중첩자였다. 그가 개발한 해킹방지 소프트웨어는 6700만 달러에 팔렸다.
하지만 벤처자본가들이 투자금을 회수해 가자 나이트에게는 몇몇 소규모 벤처기업을 창업할 돈만 남았다. 그는 첨단 디지털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회사로 옮겼다. 그 잡힐 듯 말듯한 “미래의 인터넷 혁신(next big Internetthing)”을 항상 추적하고 모색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링크드인(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같은 사이트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한편 앤디 호그는 코끼리들을 상대했다.매년 11월이면 코끼리들이 그의 잠비아 사파리 별장 주변으로 몰려와 망고 열매를 따먹었다. 별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연례 코끼리 소풍을 핸디캠에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그 동영상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우
리가 ‘사파리튜브’를 개설하면 어떨까?
크게 성공할거야!” 호그가 마이클 로렌츠에게 물었다. 로렌츠는 할리우드의 인기 스타들과금융계 거물들의 아프리카 여행을 안내하는 부티크 사파리 가이드다. 로렌츠 자신도 자연보전 운동을 널리 홍보할 방법을 찾고있었다. 코뿔소가 밀렵으로 사라져 간다는
사실을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듯했다. 로렌츠는 클레이 나이트의 사파리 관광을 가이드한 인연이 있었다. 그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그 아이디어를 나이트에게 말하기로 했다.
나이트는 처음엔‘ 사파리튜브(SafariTube)’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모험휴가의 세계, 자연보호운동가, 모험여행가,그리고 사무실 칸막이 안에서 세렝게티의 일몰을 동경하는 몽상가들의 네트워크 이야기를 들을수록 조금씩 마음이 끌렸다. 특히 그것이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결정적으로 “미래의 인터넷 혁신기술”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트는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댈라스사무실에서 인터넷의 조류가 바뀌는 추이를 지켜봤다. 페이스북 같은 포괄적인 네트워크에서 틈새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로 중심이 이동했다. dogster.com(애견가들),Untappd.com(애주가들), Vampirefreak.com(괴기 취향의 고스족) 외에도 수천 개의 유사 사이트가 생겨났다. 사진공유 웹사이트 Pinterest.com에는 2011년 5월~2012년 1월 사이 1150만 명이 새로 가입했다.
그래서 호그, 나이트, 로렌츠는 Safarious.com을 개설했다. 야생, 자연보호, 모험에“진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다. 여행사들로부터 심해 다이버들까지 모든 사람을 한데 모으려는 취지다. 수익을 어떻게 올릴지는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나이트는 “보편적”에서 “특정한” 네트워크로 넘어가는 올바른 길을 선택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틈새 네트워크는 페이스북보다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 유튜브의 CEO 살라 카만가는 올해 3세대 미디어의 부상을 언급했다. “제1의 물결은 방송 네트워크였다. 제2의 물결은 케이블 네트워크. 요즘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내용을 콕 집어 제공하는 시대다.” 틈새 네트워크는 표적 시청자층을 끌어 모은다. 따라서 잠재적으로 활자든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미디어 콘텐트의 이상적인 플랫폼이다. 사파리어스는 궁극적으로 야생과 관련된 모든 활자 및 동영상 자료의 보고가 되겠다는 목표다. 로렌츠는 그것을 “도심 속의 캠프파이어”라고 부른다.
“여기서는 여행사로부터 자연보호운 동가에 이르는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어떻게 콘텐트를 만들어 내느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나이트가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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