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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보다 안전하고 저금리·물가상승 걱정 없어

주식보다 안전하고 저금리·물가상승 걱정 없어

코스피 3000 설, 펀드 전성시대, 강남 부동산 불패는 어디로 갔을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유로존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2~3년 사이 투자 패턴도 달라졌다. 요즘 부자들의 돈이 몰리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채권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버는 투자’보다 ‘지키는 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과 펀드에 밀려 뒷방으로 밀린 채권이 대표적이다. 주식보다 안전하면서 절세효과까지 있어 부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채권상품 비중은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강남에서 잘나가는 채권상품 ‘베스트3’를 분석했다.



브라질 국채최근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투자상품 중 하나다.브라질 국채는 브라질 중앙정부가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로 발행한 로컬 국채를 말한다.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7위다.

자산가들이 브라질 국채를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브라질 채권에 투자할 때는 비과세가 적용된다.한국과 브라질의 조세협약과 브라질 정부의 이자소득 면제조항 덕분이다. 국내 채권에 투자했을 때 이자율이 최고 38.5%인 것을 생각하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만하다.또 다른 이유는 높은 금리다. 브라질 이표채(이자표시채권)의 표면 이자율은 연 10% 수준이다. 환율 변동에 따라환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밋빛 투자의 이면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대신 금융거래세가 부과된다. 금융거래세는 투기 목적의 단기성 외화자금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대응책이다. 헤알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평가절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9년 10월20일 2.0%로 시작된 금융거래세는 2010년 10월18일부터 외국인이 투자하는 고정수익상품에 대해 6.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거래세는 달러를 헤알화로 환전한 후 채권을 매수할 때 과세된다. 중도환매나 만기상환 시에 헤알화를 달러로 환전해 출금할 때는 금융거래세를 매기지 않는다. 금융거래세는 처음 투자할 때만 과세되므로 브라질 채권은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증권사를 찾은 기업인 S(45)씨는 “브라질이 국가 부도를 맞지 않는 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며 브라질 국채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브라질국민이 헤알화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다면 S씨의 말이 맞다. 한국인이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환리스크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에 투자할 때는 두가지 환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원화-달러화 환리스크와 달러화-헤알화 환리스크다.S씨가 3억원을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려면 한화 3억원을 우선 달러로 환전한 후 달러를 다시 헤알화로 환전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브라질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 환헤지로 이중의 환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까. 이때 드는 비

용은 연 7%에 달한다. 이쯤 되면 수익률이 급감해 투자매력도가 상당히 낮아진다. 물론 반대로 이중 환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 투자 후에 원화 대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 대비 헤알화가 강세를 띠면 이자수익 외에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역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L(52)씨는 브라질 국채의 장단점을 고려해 직접투자를 포기하고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했다. 브라질 채권 펀드는 브라질 국채뿐 아니라 브라질 공공기관, 브라질 우량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도 투자한다. 직접투자와 가장 큰 차이는 브라질 역내채권인 국채 대신 역외채권을 편입해 금융거래세가 과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환헤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원화-달러화를 환헤지 해 환리스크를 낮췄다. 브라질 채권 투자 펀드로는 ‘산은삼바브라질채권펀드’ 등이 있다.직접투자든, 간접투자든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브라질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거란 판단이 들 때 투자하라는 것이다. 또 환율 변동 상황에 따라 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물가연동국채
물가연동국고채권(KBTi)는 말 그대로 물가와 연동해 원금과 이자가 지급되는 정부발행 채권이다. 매월 초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을 기준으로 한다. 물가 상승분 만큼 원금이 증가하고 표면금리에 해당하는 이자가 지급된다. 가령 1억원을 투자했을 때 투자기간 동안 물가가 3% 오르면 원금이 3000만원 불어난다.

물가연동채의 장점은 물가가 상승해 실질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가가 하락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의 물가상승 추세를 볼때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원금손실이 나더라도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손실이 날 우려는 거의 없다.

절세효과도 뛰어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물가지수에 따라 늘어난 원금상승분은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되고, 이자에 대해서만 과세한다. 저금리 기조에서 표면이자율도 1.5% 수준으로 낮아 절세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8월8일 정부 세제개편안에서 2015년 발행분부터 원금상승분에 적용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는 내용이 발표된 이후 물가연동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물가연동채는 10년 만기 장기채권이기 때문에 분리과세 신청을 할 수 있어 특히 부자들에게 인기다. 최고세율이 41.8%가 아닌 33%로 낮아진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하향조정 돼 종합과세 대상자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 이 상품의 인기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라 안전하고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어 유동성을 보장받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비자 물가가 매년 3.0%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2012년 8월6일 기준 연 5.30%(분리과세했을 때)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물가연동채 역시 펀드 형태로 투자할 수 있다. 이스트스프링운용사의 ‘이스트스프링 물가따라잡기 펀드’는 물가연동채권의 편입비중을 20~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이 펀드는 10년 만기인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는 것 외에도 국채선물 매도거래, 이자율 스왑거래 등으

로 효율성을 높였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사의 ‘현대글로벌 인플레이션연계 채권펀드’는 한국의 물가연동채와 같은 전세계 국가의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해 이자수익과 자본차익을 얻는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최근 연7~8% 수준이다.



하이일드 채권경제 상황이 불안해 우량채권에 돈이 몰리자 금리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나섰다. 하이일드(High-Yield)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말한다. 투자적격 등급 미만의 채권은 보통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으로 BB+이하 등급, 무디스 기준 Ba1 이하 등급, 피치 기준 BB+이하 등급의 채권을 말한다.언뜻 보면 투기등급 채권이 매우 위험한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등급에 해당하는 회사들 가운데 친근한 이름을 여럿 찾을 수 있다. 미국의 GM과 포드, 한국의 SK하이닉스, 아시아나항공 등이 발행하는 채권이 국제 기준으로 하이일드채권에 해당한다.하이일드 채권은 펀드로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이일드채권형 펀드는 수백 가지가 넘는 채권을 편입해 실제 한 두 회사가 부도가 나도 전체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와 블랙록의‘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채권’이 대표적이다. AB글로벌고수익채권은 미국과 신흥국가들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한다. 이 펀드에 편입된 채권의 평균 신용등급은 BB- 정도다.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채권펀드는 미국의 투기등급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이 펀드에 편입된 채권의 평균 신용등급은 B+ 수준이다. 하이일드 펀드는 애초 우량채권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되기 때문에 이자수익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경기가 풀리면 부도율이 줄어 하이일드 채권의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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