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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한 가지 더’는 결국 없었다

아이폰5 ‘한 가지 더’는 결국 없었다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놨다. 소문대로 화면은 더 커졌고 최대 100Mbps로 통신할 수 있는 LTE(Long Term Evolution)를 달았다. 더 얇고 가벼워진 신제품은 역시 애플이라는 반응부터 혁신이 사라졌다는 혹평까지 두루 받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할 제품들과 비교해 아이폰5를 훑어봤다.



애플, LTE 데이터 로밍 해법 제시겉으로 봐서는 아이폰4나 4S와 디자인의 기본은 비슷하다. 다만 위아래로 조금 길어졌다.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화면 크기가 작다는 이야기를 의식했는지 화면 크기를 3.5인치에서 4인치로 늘렸다. 전체 비율을 늘린 것이 아니라 가로폭과 해상도는 그대로 두고 세로 해상도만 손을 대 16:9 비율에 맞췄고 늘어난 만큼 기본 화면의 아이콘 배열을 한 줄 늘렸다. 뒷면의 재질을 강화유리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투 톤 컬러로 멋도 냈다.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은 탓에 ‘혁신’이 어디 갔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애플로서는 이 디자인 자체가 자신의것이고 자신감도 있기에 굳이 크게 손 댈 이유는 없다.

가장 큰 관심을 끈 LTE는 주파수 대역에 따라 두 가지 단말기로 나뉘어 대부분 국가에서 최고 100Mbps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단말기 하나로 여러 개의 주파수를 잡을 수있는 멀티밴드 안테나를 심어 800MHz,1800MHz, 2100MHz 등 나라마다 제각각인 LTE 전파에 영향을 덜 받는다. 세계적으로 통신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LTE 데이터 로밍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첫 LTE 스마트폰이다.

혁신이 없다는 평도 있지만 애플은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배터리 성능에 대한 부분이다. 그간 대기 시간과 통화 시간 등 배터리 성능을 휴대폰의 시각에서 봐왔다면 아이폰5는 무선랜 환경에서 10시간, LTE와 3G에서 8시간 동안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통화와 대기 시간에 대한 정보도 있지만 전화보다 인터넷이 중심인 스마트폰을 보는 시각 차이가 엿보인다. 인터넷을 8시간 동안 쓸 수 있다면 기존 아이폰4S에 비해서도 전원 관리 능력은 크게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5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iOS6로 변화를 이어갔다.이 운영체제는 이미 5.0에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이번에는 지도 서비스를 직접하는 것은 물론이고 3D 내비게이션도 품고 있다. 스마트폰에 말로 명령을 내리는 유행을 만들어낸 시리(Siri)는 이번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됐고 운동 경기 상황과 영화 추천 등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늘어났다. 또한 모바일 지갑인 패스북을 도입해 항공권, 기차표, 영화표는 물론 스타벅스 카드나 호텔 예약증도 아이폰 안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직접 결제용도로 쓰는 NFC(근거리무선통신)는 세계적으로 활용도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 때문인지 소문과 달리 빠졌다.

이제 아이폰5는 갤럭시S3와 직접적으로 경쟁 구도에 서게 된다. 특허를 두고 법정에서 한바탕 다툼을 벌인 뒤에 처음 시장에서 맞붙다 보니 관심이 크게 마련이다. 여기에 LG전자가 작정하고 준비중인 옵티머스G도 빠질 수 없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비교해보면 화면은 여전히 갤럭시S3가 가장 크다. 하지만 화면의 세밀한 정도는 아이폰4S때와 마찬가지로 아이폰5가 낫다.화면을 유난히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는 해상도나 화질을 떠나 0.8인치의 차이가 큰 차이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아이폰은 갤럭시S3보다 1.4mm 더 얇고 24g정도 가볍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거나 손에 쥐었을 때 부담은 덜할 것이다. 옵티머스G(145g)는 디자인부터 중후함을 강조한 제품이어서인지 꽤 묵직하다.

아이폰5의 카메라는 아이폰4S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800만 화소 센서에 5장의 렌즈로 현재 나와 있는 카메라 모듈 중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소니의 것이다. 해상도가 높아지지는 않았지만 프로세서가 빨라진 만큼 촬영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빨라졌다.갤럭시S3에도 같은 소니의 카메라 모듈이 들어간다. 대신 렌즈가 4장으로 한 단계 낮은 것이지만 두 제품 모두 카메라 화질이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갤럭시S3의 경우 연속촬영, 베스트샷 등의 다양한 부가 기능을 넣은 반면 아이폰은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는 것을 강조했고 가로로 긴 파노라마 사진을쉽게 촬영할 수 있다. LG는 TV에서 쏠쏠하게 재미를 봤던 타임머신 기능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옮겼다. 카메라를 켜고 셔터 버튼을 누르면 그 시점을 중심으로 앞 뒤의 순간을 모두 잡아주는 기능은 자연스러운 화면을 담아내는 데 유리하다.

운영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성능에서 이 제품들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각각의제품에 들어간 A6, 엑시노스4412, 스냅드래곤S4프로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ARM의 설계 기반을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운영체제에 따라 다른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갤럭시S3와 옵티머스G가 쓰는 안드로이드운영체제는 기본 구성 자체가 무거운 편이어서 이전까지는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었는데 1.5GHz를 넘나드는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안드로이드의 답답함이 사라지는 추세다.

갤럭시S3만 해도 최신 기술을 밀어 넣은 덕에 앱을 불러오는 속도도 빠르고 오래 쓰면 점점 느려지는 현상도 느끼기 어렵다. 이후 안드로이드 4.1로 업그레이드되면 조금 더 매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전히 갤럭시S3는 가장 빠른 안드로이드 폰으로서의 자리를 탄탄히 지키고 있지만 출시를 앞둔 옵티머스G 역시 퀄컴의 최상위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통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



속도 빨라진 안드로이드 폰아이폰의 경우 애플이 하드웨어부터 운영체제까지 모두 직접 만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성능에 대한 이슈는 적은 편이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아이폰3GS도 많은 이들이 큰 불편 없이 쓰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애플의 프로세서 성능은 매년 큰 폭 발전하고 있다. 아이폰5의 A6 프로세서는 애플의 발표대로라면 기존 아이폰4S의 A5X 프로세서보다 두 배 가량 빠른 성능을 보여준다.누르면 즉각 반응한다는 이야기다.성능에 대해서는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들이 어느 정도 임계점을 넘었다는 느낌이다.최근 몇 년간 각 기업들이 숨차게 달려온 결과다. 애플도 2배나 빨라졌다는 프로세서에 대해 작동 속도나 코어개수조차 언급하지 않았고 그나마도 자세한 설명도 없이 스쳐 지나갔다. 제품 선택에 성능이라는 주제는 이제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됐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숫자로 제품을 판단하기보다 용도와 편리성이 강조되리라는 것을 내다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전반적으로 아이폰5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이루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화면 크기를 늘리고 LTE도 넣었다. 다만 새롭지 않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애플의 정보관리 능력이 바닥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폰4S까지 애플은 보안이 특별해 2010년 애플직원이 아이폰4를 분실해서 유출된 것외에는 출시 전까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몇 달 전부터 상세한 디자인이 소문으로 돌았고 심지어 발표 며칠 전에는 실제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샘플 동영상까지 인터넷에 떴다. 진짜 알맹이라 할 수 있는 iOS6의 기술 대부분도 6월 WWDC(세계개발자대회)를 통해 공개되었기에 익숙하다.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것이 아이폰5였던 것이다. 제품 개발에 김이 빠졌다기보다는 조직 관리와 마케팅 전략에서 허점이 나타났다고 보는 쪽이 맞겠다.다만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을 꺼내 놓던 스티브 잡스의 ‘한 가지 더(one more thing)’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폰의 혁신 문제를 논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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