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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Ⅲ - ‘두 지붕 한 가족’ 전략으로 경쟁력 키운다

Special ReportⅢ - ‘두 지붕 한 가족’ 전략으로 경쟁력 키운다

하나·외환은행 입출금, 통장 정리, 환전 서비스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 높여



하나금융그룹은 1월 28일 외환은행의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하나금융은 현재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3월 중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4월 5일 외환은행 주식 5.28주당 하나금융 주식 1주가 맞교환된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지분 100%를 갖게 되면 외환은행은 4월 26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상장된 지 19년 만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잔여 지분 인수 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할 것으로 본다”며 “합병되면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카드 공동판매 검토하나금융은 2010년 12월 외환은행을 인수했지만 5년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투 뱅크’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개인금융에서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과 외국환과 기업금융이 강점인 외환은행이 서로 도와가며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이유에서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45살 신랑(외환은행)과 42살 신부(하나금융)가 만났는데 서로를 이해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의 업무 체계는 독립적이지만 두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이미 ‘한 가족’이 됐다. 지난해 2월부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고객은 자동화기기(ATM)에서 출금과 송금할 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500~19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11월부터는 하나·외환은행 ATM기에서 입출금 통장을 비롯해 적금과 외화예금, 펀드 통장 등 모든 통장 정리가 가능하다. 하나은행 ATM기는 3630대로 외환은행(2252대)보다 1400대가 많다.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환전이 가능한 외국통화를 30개에서 42개로 확대했다. 고객이 부담하는 외국통화 현찰 수수료는 평균 12% 내렸다. 수수료를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은행의 외국통화 조달창구를 외환은행으로 단일화 하면서다. 하나은행은 외국통화를 조달할 필요가 없어 조달 수수료를 줄이고 외국통화 보관료와 보험료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두 회사의 협업으로 하나은행의 외환 부문 경쟁력이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두 은행 본점 부서에는 외환은행의 ‘외국통화 위폐지폐 감식서비스’가 도입됐다. 하나은행이 위폐로 의심되는 외화를 고해상도의 이미지 파일로 전송하면 외환은행 위폐 전문가가 감식해주는 공동 위폐감식도 진행하고 있다.

카드 고객도 편리해졌다. 지난해 6월부터 240만여개의 외환은행 카드가맹점에서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도 올릴 수 있게 됐다. 하나SK카드의 ‘클럽SK카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영업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앞으로 펀드와 카드를 공동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2월 중 시중은행 최초로 해외에 진출할 때 금융 상담부터 자금 중개까지 무료로 도와주는 전담 조직인 ‘중소기업 국제금융 자문센터’를 열었다. 외환은행은 물론 하나은행·하나대투증권과 거래가 있는 중소기업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미주·동남아·유럽 등 지역별로 세분화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하나은행 거래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 춤추고 개그하는 회장님고객뿐 아니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직원들의 업무 시너지를 위해 ‘소통’ 중심의 기업문화로 바뀌고 있다. 김 회장은 ‘즐겁고 신나게 일하자’는 ‘펀(fun)’ 경영철학을 내세운다. 지난해 9월 3일 오전 7시 45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강당에는 깜짝 이벤트가 있었다.

김정태 회장과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 등 임원들이 말춤을 추면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수 싸이가 강남 스타일 뮤직 비디오에서 선보여 히트를 친 말춤 그대로였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회장을 기다리던 하나금융 130여명의 직원들은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했다.

9월에는 ‘건강한 소통! 하나금융스타일!’이라고 명명된 댄스페스티벌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임직원들 1000여명이 참여해 댄스경연 대회도 열었다. 이 행사 마지막 순서에서는 김 회장이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를 패러디 한 특별공연도 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이 재미있는 분위기에서 일해야 조직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경영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5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9% 증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면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즐거운 조직문화와 소통을 위해 ‘빨간 우체통’ 캠페인을 시작했다. 본부 부서나 영업점별로 빨간 우체통을 설치하고 1주일 동안 직원들이 서로 감사하거나 칭찬할 일이 생기면 사연을 적어 우체통에 담아뒀다가 부서장이 개봉해 그걸 공개하고 칭찬을 많이 받거나 동료에게 도움을 준 직원을 포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7월부터 외환은행 충청사업본부 19개 영업점에서 시작했다.

김 회장이 전국 ‘현장 경영’ 때 얘기를 듣고 전 계열사에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서로의 좋은 사례는 적극 본받자는 취지에서다. 캠페인에 참여한 하나은행의 한 직원은 “직원끼리 매일 얼굴을 대하지만 사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기가 쉽지는 않았는데 빨간 우체통이 등장한 후 동료애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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