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 - 한국기업 유치로 중국의 디트로이트 꿈
Repo - 한국기업 유치로 중국의 디트로이트 꿈
부지 제공, 세금 감면, 직항 개설 혜택 … 진출 전 현지 법·문화 이해해야
중국 장쑤성 옌청(鹽城)국제공항을 나와 차로 5분쯤 달리자 시원하게 뚫린 10차선 도로가 펼쳐졌다. 도로 양쪽으론 고층 건물 수십 채가 병풍처럼 이어졌다. 곳곳에 타워크레인이 작업 중이고 도로엔 공사 차량이 줄을 이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동부 지역의 신흥 공업도시로 성장한 옌청의 풍경이다. 말 그대로 ‘개발 붐’이 한창이었다.
옌청은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수평선을 그으면 닿는 곳이다. 황해를 끼고 있는 이곳은 ‘소금성’이라는 도시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금 생산지였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서는 목화를 재배했다.
안내에 나선 리성련 옌청개발구 한국대표처 실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가난한 시골도시에 불과한 옌청이 2002년 기아자동차가 들어오고 2010년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격상되면서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도시 곳곳엔 기아자동차 마크가 박힌 광고판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공항 입국장에서 개발구 도로에 이르기까지 이정표엔 한국어가 함께 적혀있다.
둥펑위에다기아차 공장과 장쑤모비스를 잇는 큰 도로의 이름은 ‘희망대로’다. 이 실장은 “기아차가 들어와 도시가 흥하고 시민들이 희망을 갖게 됐기 때문에 도로 이름을 희망대로라고 지었다”며 “옌청시는 기아자동차에 한해 거리광고를 무료로 허용하며, 옌청시 공무차량은 100% 기아차”라고 설명했다.
기아차·협력사가 개발구 세수 70%남한 면적의 7분의 1, 인구 약 850만명 옌청시의 산업화를 이끄는 기업은 둥펑위에다기아차와 협력사들이다. 둥펑위에다기아차는 기아차가 중국 2대 승용차 기업인 둥펑기차유한공사, 장쑤위에다투자유한공사와 합작한 회사다.
지분율은 각각 50%, 25%, 25%다. 중국은 자국의 기간산업에 외국 기업의 단독 진출을 막는 대신 합작을 유도했다.
기아차의 중국시장 공략은 첫 양산 모델인 소형차 천리마(구형 엑센트)부터다. 2004년 상반기엔 소형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중국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천리마의 돌풍은 2007년 프라이드를 기반으로 한 리오로 이어졌고, 리오의 성공은 현재 중국 전략형 모델인 K2(신형 프라이드)가 이어받았다.
1공장에서는 리오를 비롯해 스포티지·스포티지R·옵티마·쏘울을, 2공장에서는 쎄라토·포르테·K5·K2를 생산한다.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차 총경리(법인장)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48만500대로 중국 시장 7위에 올랐다”며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K5 수준의 전용 모델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가 들어오니 협력사도 속속 옌청에 진출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시장 동반 진출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재 경제개발구를 포함한 옌청에는 현대모비스·한일이화·서부하이텍·경신전자·대원강업 등 기아차 협력업체 156개가 들어와 있다. 이들은 옌청의 지역총생산(GRDP)을 끌어올렸다. 둥펑위에다기아차가 생산을 시작한 2003년 761억 위안이던 옌청의 GRDP는 지난해 312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현재 개발구 세수의 70%, 옌청 전체 세수의 15%가 둥펑위에다기아차와 협력사들에서 나온다. 한국 업체들의 현지고용 인원 만 2만명이 넘는다.
일자리가 늘자 유입 인구도 늘었다. 도심 인구는 2000년 30만명 수준에서 현재 2배가 넘는 8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일자리가 늘고 수입이 많아지자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기아차의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혜택도 생활 만족도를 높였다. 기아차에 대한 옌청시 전체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해 6월 옌청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방문하자 공항에서 공장으로 가는 도로에 시민들이 나와 환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옌청의 개발 핵심지는 경제개발구다. 옌청시 경제개발구는 장쑤성 옌청시 동남쪽에 자리 잡았다. 1992년 7월 설립돼 1993년 성(省) 급 개발구로 지정됐다. 2010년 12월에는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국가경제기술 개발구(區)’로 승격됐다. 현재 경제개발구에는 1100개 기업이 입주했다. 이 중 외국 기업은 300개가 넘는다.
기업이 몰려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지리적으로 편리한 교통 인프라다. 고속도로가 잘 갖춰져 상하이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개발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옌청 난양국제공항이 있으며 이미 한국·대만·홍콩·베이징·광저우 등지를 오가는 노선이 개통돼 있다.
개발구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따펑국제항에서는 한국의 부산항·인천항, 대만의 지룽항, 일본의 모지코항·하카타항으로 화물선과 여객선이 출항한다. 개발구에서 5분 거리에 기차역이 있으며 고속철이 개통되는 내년에는 상하이와의 거리가 1시간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옌청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옌청시 개발구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과 그에 맞는 각종 혜택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개발구의 열린 정책은 각종 세제 혜택 등 외국기업에 대한 과감한 우대 정책으로 이어졌다. 또 인천~옌청간 직항로를 개설했을 뿐만 아니라 수요가 적어도 항공편이 취소되지 않도록 항공사 적자를 지원하는 세심함을 발휘했다.
따펑국제항도 2005년 기아차가 2공장 착공 조건으로 제시해 건설된 항구다. 옌청시는 또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동펑위에다기아차 제3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는가 하면, 중앙정부의 사업 승인까지 통상 반년 정도 걸리는 허가 과정을 한달 반으로 앞 당기는데 발 벗고 뛰었다.
왕롄춘 개발구청장의 경제개발구 운용 철학은 개방과 창신이다. 그는 “외국 기업이든 중국 기업이든 관계없이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투자를 유치한다”며 “옌청에는 골프장이 없었지만 골프를 즐기는 한국 기업인들을 위해 외곽에 골프장을 두 곳만들었고 개발구 내에 골프연습장도 곧 개장한다.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일이라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개발청에서는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 인력박람회를 개최하고, 직원 숙소도 직접 지어서 낮은 가격에 임대해 준다. 한국인 주재원을 위해 고급아파트를 건설했다. 왕 구청장은 “한국 기업과 오래도록 일을 하기 위해 한국어과·자동차학과를 많이 신설했고, 개발구내에 국제병원과 한국 식당가 조성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1인 1개 기업 전담 서비스둥펑위에다기아차에 전선과 전원 장치를 납품하는 경신전자의 하영곤 총경리는 “현지법인의 경우 인력수급에 특히 어려움이 많은데 옌청시가 그런 부분을 잘 챙겨준다”며 “기아차와 협력사의 지역 내 산업 비중이 높다보니 다른 나라 기업보다 세심히 신경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일스프링과 스테빌라이저를 주로 생산하는 장쑤대원의 이상붕 총경리도 “외국 기업은 토지·세관 문제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공무원들의 기업서비스가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 봤다”며 “명절 때 담당 공무원이 기업을 찾아와 인사하는 경우를 보았느냐”며 웃었다
옌청시 개발구의 외국기업 서비스 특징 중 하나는 ‘공무원 1인당 1개 기업 전담’이다. 자동차용 램프와 모듈을 생산하는 장쑤모비스의 곽정룡 총경리는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중국 내 현대모비스 13개 법인 중 기업에 대한 서비스는 옌청시가 단연 최고”라며 “우리 회사 담당 공무원이 바로 왕 구청장인데 2주에 한번 꼴로 사무실로 찾아와 불편한 거 있냐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옌청시는 최근 경제개발구 염계로 105호에 한국공업원을 완공했다. 10만㎢ 면적의 공업원은 1차로 3만㎢가 조성됐다. 이미 한일이화·경신전자·두원공조·동국실업·대동하이렉스 등 40여개 자동차부품 업체를 유치했다. 한국공업원 서기인 취빈 개발구 부구청장은 “한국공업단지 조성을 위해 한국투자유치국을 만들고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아예 한국인을 직원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취빈 부구청장은 기업의 해외 진출 때 우선 진출국이나 지역의 법규과 문화, 사회 인프라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 중 초기에 관련 법 인지 부족과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힘겨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또 “중국은 인건비 면에서 인도나 베트남에 비해 메리트가 적어졌지만 해외에 진출하려면 인건비 외에 지역의 문화, 수돗물·전기료 등 인프라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청시는 상하이나 베이징 등에 비해 아직은 인건비가 싸고 땅값도 50% 이하여서 초기 투자 리스크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정공 대표 출신으로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 한국대표처 고문을 맡은 유철진 TIS정보통신 회장은 “잘 갖춰진 산업 인프라와 쭉쭉 뻗은 도로, 지리적 장점 등을 보면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경남 창원을 연상하게 한다”며 “중국 투자를 계획 중인 한국 기업들에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장쑤성 옌청(鹽城)국제공항을 나와 차로 5분쯤 달리자 시원하게 뚫린 10차선 도로가 펼쳐졌다. 도로 양쪽으론 고층 건물 수십 채가 병풍처럼 이어졌다. 곳곳에 타워크레인이 작업 중이고 도로엔 공사 차량이 줄을 이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동부 지역의 신흥 공업도시로 성장한 옌청의 풍경이다. 말 그대로 ‘개발 붐’이 한창이었다.
옌청은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수평선을 그으면 닿는 곳이다. 황해를 끼고 있는 이곳은 ‘소금성’이라는 도시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금 생산지였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서는 목화를 재배했다.
안내에 나선 리성련 옌청개발구 한국대표처 실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가난한 시골도시에 불과한 옌청이 2002년 기아자동차가 들어오고 2010년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격상되면서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도시 곳곳엔 기아자동차 마크가 박힌 광고판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공항 입국장에서 개발구 도로에 이르기까지 이정표엔 한국어가 함께 적혀있다.
둥펑위에다기아차 공장과 장쑤모비스를 잇는 큰 도로의 이름은 ‘희망대로’다. 이 실장은 “기아차가 들어와 도시가 흥하고 시민들이 희망을 갖게 됐기 때문에 도로 이름을 희망대로라고 지었다”며 “옌청시는 기아자동차에 한해 거리광고를 무료로 허용하며, 옌청시 공무차량은 100% 기아차”라고 설명했다.
기아차·협력사가 개발구 세수 70%남한 면적의 7분의 1, 인구 약 850만명 옌청시의 산업화를 이끄는 기업은 둥펑위에다기아차와 협력사들이다. 둥펑위에다기아차는 기아차가 중국 2대 승용차 기업인 둥펑기차유한공사, 장쑤위에다투자유한공사와 합작한 회사다.
지분율은 각각 50%, 25%, 25%다. 중국은 자국의 기간산업에 외국 기업의 단독 진출을 막는 대신 합작을 유도했다.
기아차의 중국시장 공략은 첫 양산 모델인 소형차 천리마(구형 엑센트)부터다. 2004년 상반기엔 소형차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중국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천리마의 돌풍은 2007년 프라이드를 기반으로 한 리오로 이어졌고, 리오의 성공은 현재 중국 전략형 모델인 K2(신형 프라이드)가 이어받았다.
1공장에서는 리오를 비롯해 스포티지·스포티지R·옵티마·쏘울을, 2공장에서는 쎄라토·포르테·K5·K2를 생산한다.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차 총경리(법인장)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48만500대로 중국 시장 7위에 올랐다”며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K5 수준의 전용 모델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가 들어오니 협력사도 속속 옌청에 진출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시장 동반 진출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재 경제개발구를 포함한 옌청에는 현대모비스·한일이화·서부하이텍·경신전자·대원강업 등 기아차 협력업체 156개가 들어와 있다. 이들은 옌청의 지역총생산(GRDP)을 끌어올렸다. 둥펑위에다기아차가 생산을 시작한 2003년 761억 위안이던 옌청의 GRDP는 지난해 312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현재 개발구 세수의 70%, 옌청 전체 세수의 15%가 둥펑위에다기아차와 협력사들에서 나온다. 한국 업체들의 현지고용 인원 만 2만명이 넘는다.
일자리가 늘자 유입 인구도 늘었다. 도심 인구는 2000년 30만명 수준에서 현재 2배가 넘는 8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일자리가 늘고 수입이 많아지자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기아차의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혜택도 생활 만족도를 높였다. 기아차에 대한 옌청시 전체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해 6월 옌청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방문하자 공항에서 공장으로 가는 도로에 시민들이 나와 환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옌청의 개발 핵심지는 경제개발구다. 옌청시 경제개발구는 장쑤성 옌청시 동남쪽에 자리 잡았다. 1992년 7월 설립돼 1993년 성(省) 급 개발구로 지정됐다. 2010년 12월에는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국가경제기술 개발구(區)’로 승격됐다. 현재 경제개발구에는 1100개 기업이 입주했다. 이 중 외국 기업은 300개가 넘는다.
기업이 몰려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지리적으로 편리한 교통 인프라다. 고속도로가 잘 갖춰져 상하이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개발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옌청 난양국제공항이 있으며 이미 한국·대만·홍콩·베이징·광저우 등지를 오가는 노선이 개통돼 있다.
개발구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따펑국제항에서는 한국의 부산항·인천항, 대만의 지룽항, 일본의 모지코항·하카타항으로 화물선과 여객선이 출항한다. 개발구에서 5분 거리에 기차역이 있으며 고속철이 개통되는 내년에는 상하이와의 거리가 1시간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옌청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옌청시 개발구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과 그에 맞는 각종 혜택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개발구의 열린 정책은 각종 세제 혜택 등 외국기업에 대한 과감한 우대 정책으로 이어졌다. 또 인천~옌청간 직항로를 개설했을 뿐만 아니라 수요가 적어도 항공편이 취소되지 않도록 항공사 적자를 지원하는 세심함을 발휘했다.
따펑국제항도 2005년 기아차가 2공장 착공 조건으로 제시해 건설된 항구다. 옌청시는 또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동펑위에다기아차 제3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는가 하면, 중앙정부의 사업 승인까지 통상 반년 정도 걸리는 허가 과정을 한달 반으로 앞 당기는데 발 벗고 뛰었다.
왕롄춘 개발구청장의 경제개발구 운용 철학은 개방과 창신이다. 그는 “외국 기업이든 중국 기업이든 관계없이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투자를 유치한다”며 “옌청에는 골프장이 없었지만 골프를 즐기는 한국 기업인들을 위해 외곽에 골프장을 두 곳만들었고 개발구 내에 골프연습장도 곧 개장한다.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일이라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개발청에서는 원활한 인력 수급을 위해 인력박람회를 개최하고, 직원 숙소도 직접 지어서 낮은 가격에 임대해 준다. 한국인 주재원을 위해 고급아파트를 건설했다. 왕 구청장은 “한국 기업과 오래도록 일을 하기 위해 한국어과·자동차학과를 많이 신설했고, 개발구내에 국제병원과 한국 식당가 조성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1인 1개 기업 전담 서비스둥펑위에다기아차에 전선과 전원 장치를 납품하는 경신전자의 하영곤 총경리는 “현지법인의 경우 인력수급에 특히 어려움이 많은데 옌청시가 그런 부분을 잘 챙겨준다”며 “기아차와 협력사의 지역 내 산업 비중이 높다보니 다른 나라 기업보다 세심히 신경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일스프링과 스테빌라이저를 주로 생산하는 장쑤대원의 이상붕 총경리도 “외국 기업은 토지·세관 문제 등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공무원들의 기업서비스가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 봤다”며 “명절 때 담당 공무원이 기업을 찾아와 인사하는 경우를 보았느냐”며 웃었다
옌청시 개발구의 외국기업 서비스 특징 중 하나는 ‘공무원 1인당 1개 기업 전담’이다. 자동차용 램프와 모듈을 생산하는 장쑤모비스의 곽정룡 총경리는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중국 내 현대모비스 13개 법인 중 기업에 대한 서비스는 옌청시가 단연 최고”라며 “우리 회사 담당 공무원이 바로 왕 구청장인데 2주에 한번 꼴로 사무실로 찾아와 불편한 거 있냐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옌청시는 최근 경제개발구 염계로 105호에 한국공업원을 완공했다. 10만㎢ 면적의 공업원은 1차로 3만㎢가 조성됐다. 이미 한일이화·경신전자·두원공조·동국실업·대동하이렉스 등 40여개 자동차부품 업체를 유치했다. 한국공업원 서기인 취빈 개발구 부구청장은 “한국공업단지 조성을 위해 한국투자유치국을 만들고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아예 한국인을 직원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취빈 부구청장은 기업의 해외 진출 때 우선 진출국이나 지역의 법규과 문화, 사회 인프라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 중 초기에 관련 법 인지 부족과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힘겨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또 “중국은 인건비 면에서 인도나 베트남에 비해 메리트가 적어졌지만 해외에 진출하려면 인건비 외에 지역의 문화, 수돗물·전기료 등 인프라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청시는 상하이나 베이징 등에 비해 아직은 인건비가 싸고 땅값도 50% 이하여서 초기 투자 리스크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정공 대표 출신으로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 한국대표처 고문을 맡은 유철진 TIS정보통신 회장은 “잘 갖춰진 산업 인프라와 쭉쭉 뻗은 도로, 지리적 장점 등을 보면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경남 창원을 연상하게 한다”며 “중국 투자를 계획 중인 한국 기업들에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미래에셋증권, 인도 현지 증권사 미래에셋쉐어칸 출범
2'무시해' 일파만파…최후 통첩의 날, 뉴진스-어도어 결말은
3삼성SDI, 트럼프 시대 맞이한 배터리 사업 구원투수로 최주선 대표 낙점
4韓 첨단산업 수출경쟁력, 2022년부터 중국에 뒤쳐져
5딱 맞는 암 치료제 ‘동반진단’으로 찾는다
6'이혼설 인정' 서인영 심경은 "소송 중"…내년 컴백까지
7박현호♥은가은에 역술인 "속궁합…힘들 수도" 왜?
8트럼프, 우크라-러시아 특사에 軍 출신 켈로그 지명
9머스크 "오바마 시절 설립 미 소비자금융보호국 폐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