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불황 넘는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불황 넘는다
조선 업종 평가 1위에 오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극심한 조선 업황 침체 속에서도 선방했다. 세계 조선업계 ‘빅3’ 형님 격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급감했지만 삼성중공업은 전년보다 나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4조4895억원, 영업이익은 11.4% 증가한 1조2057억원이다. 주가 상승률도 38.2%를 기록했다. 비결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고부가가치 선종인 드릴십(Drill Ship) 수주와 제작에 역량을 집중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드릴십 9척을 수주해 49억 달러의 수익을 냈다. 2011년 드릴십 10척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58척을 수주했다. 전 세계 드릴십 시장 점유율은 40%대가 넘었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부문 영업이익률은 10% 내외로 경쟁사보다 높다. 드릴십은 심해(深海)용 원유 시추 장비다. 해상에서 석유와 가스를 시추할 수 있는 특수선이다. 한 척 가격이 6억 달러 내외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세계적으로 선박 수주가 급감했지만 드릴십 수요는 비교적 꾸준하다. 세계적으로 고유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자원을 찾으려는 심해 시추활동이 활발해서다. 석유개발 업체들은 드릴십을 고가에 빌리더라도 해상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것이 득이라고 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10척 이상의 드릴십을 인도할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해 해양가스 처리 설비 1기로 27억 달러를 수주하는 등 해양 부문에서 결실을 맺었다.
박대영(60)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조선 업황이 나쁜 가운데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박 사장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삼성중공업에서 조선영업실 특수선 영업팀장과 해양생산부문장을 거쳤다. 그는 대표적인 현장파로 통한다. 2010년부터 경남 거제조선소장으로 일하며 현장을 지휘했다. 최근 박 사장은 회사 체질 개선에 힘쓴다. 박리다매의 선박 수주 위주에서 벗어나 드릴십 같은 고부가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강화에 나섰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불황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기위해서다. 또한 서브시(Subsea) 사업 진출 등 신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5000억원가량 늘려 잡은 14조9000억원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좋다. 정동익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1분기 매출은 3조6224억원, 영업이익은 2717억원으로 증시의 컨센서스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감사하며 살기’다.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게 인간관계뿐 아니라 기계와 같은 사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론에서다. 예컨대 그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기계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고장이 덜 난다고 강조한다. 삼성중공업은 4월 23일 박 대표의 제안으로 거제조선소 문화관에서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해 ‘감사나눔 선포식’을 했다.
앞으로 감사나눔 교육, 감사나눔 페스티벌 등 다양한 내부 행사를 진행해 임직원의 사기를 높일 생각이다. 박 사장은 “작은 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었지만 모든 일에 감사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게 됐다”며 “감사나눔 활동으로 임직원이 더 행복해지고 회사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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