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Y세대 남성의 참신한 반란

Y세대 남성의 참신한 반란

일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더 높은 삶의 질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젊은이가 늘어난다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다.” “고소득보다 재미있고 유의미한 인생을 살고 싶다.” “요가 덕을 많이 본다.” 직장과 인생 사이에서 고민하며 그 딜레마를 해결하려고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거나 세계를 유람하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인생을 택하는 여성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남성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Y세대) 남성들이 그런 추세를 이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로 리더십에 관한 베스트셀러 4권을 쓴 빌 조지는 “요즘 강의실에서 그런 현상을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은 갈수록 전통적인 출세에 흥미를 잃어간다.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에서 자신의 영혼을 죽여가며 과로에 시달리고, 맞벌이로 여가가 전혀 없이 돌아가는 삶에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즘 남성들은 진정한 삶을 원한다”고 조지는 말했다. 1980년대 초와 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Y세대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X세대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발 빠른 기업들도 그들을 끌어들이고 이탈을 막으려고 안식년이나 재택근무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Y세대 남성은 기업 문화가 어느 정도 그런 욕구를 해소해줄 때까지 기다릴 인내심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가며 독자적인 비즈니스로 소득을 올리는 방법을 찾는다.

올해 30세로 뉴욕주 브리지햄턴에서 세 아들을 키우는 애리 마이젤은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간단한 공식을 갖고 있다. “무슨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 일로 인해 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얼마나 많이 빼앗기는지 계산한다.”

마이젤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그의 대답은 끝이 없다. 친환경 건축가/부동산 개발업자/컨설턴트/저술가/생산성 제고 상담가/웰니스 강사 등등.

그 외에도 갖다 붙일 수 있는 직업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마이젤은 모든 것을 단순화시키고 싶어한다. 그는 자신을 한마디로 ‘성취 건축가(achievement architect)’라고 부른다. “난 무엇이든 짓기를 좋아한다. 또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좋아한다.”

지인들은 마이젤을 “생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남자”라고 부른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만 가려 하면서 첨단기술을 활용해 시간 낭비 요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그는 언제든 자신의 이메일 수신함에 10건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는 사람치고는 미결 업무가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마이젤의 블로그 ‘적게 일하는 기술(The Art of Less Doing)’에는 그런 간소함을 유지하는 비결과 다양한 조언들이 올라 있다. 올해 말에는 같은 제목의 책도 펴낼 예정이다. 그는 TED(기술-엔터테인먼트-디자인) 강의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아빠 역할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기저귀를 1500번 이상 갈았다”고 그는 자랑했다. 면기저귀일까 일회용일까? “면기저귀는 효율적이지 않다.”

마이젤은 어려서부터 늘 효율성을 따지고 체계적이었다. 하지만 2006년 자신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시간이 진짜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크론병 진단을 받았을 때였다. 고통스럽고 진을 빼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그 때문에 운동광이던 그가 갑자기 약골이 됐다. 약을 무수히 처방 받았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독자적인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개발하고 요가로 스트레스를 풀어 스스로 그 병을 극복했다.

스트레스 해소가 보람차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한가지 비결이라고 마이젤은 말했다. 그래서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워턴 경영대학원을 나왔지만 기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어하지 않는다. “투자은행이 제일 싫다”고 그는 말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선 순위는 완전히 잘못됐다.”

요즘 젊은이 중 다수가 전통적인 직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경력을 쌓으려 하는 이유도 거기서 비롯된다. 올해 28세인 케빈 콘로이 스미스는 시카고의 보험 설계사였다. 그는 모든 경우에 자신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인맥을 확보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음악 축제에 가면 나는 늘 무대 뒤에 앉을 수 있고, 식당에 가면 늘 주인 테이블에 앉는다.” 그는 그 기술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사업을 시작했다.

스미스는 “세계에서 가장 방대하고 가장 의미 있는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한다. 그가 매달 자기 아파트에서 주최하는 만찬에는 예술가부터 사업가까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그 파티에는 주로 음악가 한두 명이 공연을 하고, 유명 요리사가 음식을 준비하며, 인기있는 믹솔로지스트가 칵테일을 만든다. 떠들썩하지도 않고 사무적이지도 않다. 목적은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며 “그 행사에 관해 트위터에서 떠들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2010년 스미스는 카이-아미(Chi-Ami) 이벤트를 시작했다. 플로리다주 사우스비치의 DJ와 멋쟁이들이 시카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주말 클럽 순방 축제다. 이 이벤트가 성공하자(입장권 한 장에 100달러 이상이다) 스미스는 뉴욕 등 다른 도시에서도 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런 반기업적 모험사업 정신이 스미스와 마이젤의 세대 중 다수의 전형적인 사고 방식이다. 보스턴에 있는 Y세대 연구 컨설팅 회사 밀레니얼 브랜딩의 댄 쇼벨은 “아직도 대다수 회사는 1950년대 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도 Y세대(1983년생이다)인 쇼벨은 ‘자신을 홍보하라: 성공의 새 법칙(Promote Yourself:The New Rules for Career Success)’이라는 책을 냈다.

Y세대의 한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은 부모와 아주 가깝다는 사실이라고 쇼벨이 말했다. 그래서 그들도 자녀 양육을 중시한다. 쇼벨에 따르면 Y세대는 취직 면접에 부모를 데려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구글은 ‘직장에 부모 데려오는 날’까지 만들었다. 그렇다면 요즘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일까? 탄력 근무제, 상사의 더 많은 피드백, 동료와의 공동작업 등이라고 쇼벨은 말했다. “Y세대는 테이블에 앉아 당당히 목소리를 내기 원한다.”

일부 업체들은 그런 쪽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 교과서 임대 회사 체그(Chegg Inc.)를 소개했다. 그 회사는 중간 간부직을 없애 더 젊은 사원들이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무제한 유급 휴가제를 도입해 Y세대 직원의 급속한 이탈을 막았다. 그 기사에 따르면 체그의 Y세대 이직률은 2년 동안 매년 50%씩 낮아졌다.

또 젊은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도 원한다. “하루 24시간, 주 7일 끊임없이 계속되는 세계에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기술에 의해 더 많이 연결될수록 소외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사실”이라고 마음챙김 리더십 연구소(Institute for Mindful Leadership)의 재니스 마르투라노 소장이 설명했다. 내년 1월 발간될 ‘리드할 공간 찾기(Finding the Space to Lead)’의 저자이기도 한 그녀는 “직원들은 바로 옆자리 동료와도 대화하는 대신 문자를 주고 받는다”고 지적했다.

유대감을 갈구하는 욕구는 더 큰 세계를 개선하고 싶은 마음으로 확대된다고 마르투라노는 말했다. “그들은 나보다 더 큰 무엇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느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묻는다. 그들이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게 아니다. 이런 욕구를 채워줄 방법을 찾는 기업들은 조직과 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하게 된다.”

스미스와 마이젤도 ‘받은 만큼 돌려주려는’ 이런 정신을 중시한다. 스미스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 산하 국제 젊은이 전문직 이사회의 의장이다. 마이젤은 응급구조사, 환경운동가, 도시 부흥운동가로 활동한다. 하지만 마이젤은 누구든 “자신을 되찾도록” 돕는 일이 자신의 더 큰 목표라고 말했다. “시간에 속박되지 않고 정신을 자유롭게 해방시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내 목표다.”



Y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킨다. 미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1946년부터 1965년 사이)의 자녀들이다. 2000년, 즉 Y2000에 주역이 될 세대를 지칭한다.

밀레니엄 세대라고도 하고, 베이비부머의 자녀라고 해서 에코 세대(메아리 세대)라고도 불린다. Y세대는 다른 나라 문화나 다른 인종에 대한 거부감도 적고, 지적 수준이 높고, 반항·도전 정신을 가지고 있다. 개인·개방·감성주의가 이들의 특징으로 모방 심리, 호기심이 많고, 튀는 패션에 쇼핑을 즐기고 소비력이 왕성하다. 유행과 소비를 선도하는 Y세대는 자기중심적이며, 소비와 유행의 주역으로 간주된다.

2010년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근로윤리, 공손함, 도덕성을 중시하는 반면 Y세대는 첨단기술, 음악, 팝문화, 지능, 멋을 중시한다. 그들은 연봉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일자리 옮기기를 예사롭게 생각한다.

Y세대는 또 ‘미 제너레이션(the Me Generation)’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아도취적이고, 오만하며, 자신감이 과도하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Y세대를 뭉뚱그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세대라고 일반화해선 안 되며 다른 세대와의 차이가 나는 게 나이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Y세대가 다른 세대와 확연히 구분되는지 확인하려면 앞으로 몇 십 년은 걸릴 듯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두 가지 요인이 그들을 특별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르다는 사실과 평생 직장의 소멸을 가리킨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캐피탈,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16명에 장학금 전달

2넥슨, 신규 PC 게임 ‘프로젝트 로키’ 정식 명칭 ‘슈퍼바이브’로 확정

3SK온,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MOU…美 리튬 최대 10만톤 확보

4해외건설전문가포럼, ‘해외투자개발사업 법률적 타당성조사 공동 세미나’ 성료

5우리은행, 벤처기업에 ‘원비즈플라자’ 무상 제공

6엔비디아 4거래일 만 반등에...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동반 상승

7미래에셋,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 상장일 개인 순매수 1위

8DGB금융, 하반기 조직개편…디지털 경쟁력 강화 초점

9한진家 막내딸 조현민 사장, 자사주 2억원어치 매입

실시간 뉴스

1한국캐피탈,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 16명에 장학금 전달

2넥슨, 신규 PC 게임 ‘프로젝트 로키’ 정식 명칭 ‘슈퍼바이브’로 확정

3SK온,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MOU…美 리튬 최대 10만톤 확보

4해외건설전문가포럼, ‘해외투자개발사업 법률적 타당성조사 공동 세미나’ 성료

5우리은행, 벤처기업에 ‘원비즈플라자’ 무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