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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한국판 롯본기힐스(도쿄 고급 복합단지)의 꿈

Business - 한국판 롯본기힐스(도쿄 고급 복합단지)의 꿈

美서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 … 쇼핑·문화·호텔 복합문화공간



11월 9일 토요일 오후 8시. 서울 신도림의 디큐브시티(DCube City)백화점 1층에는 20~30대 젊은층과 가족 단위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 1층에는 글로벌 SPA브랜드인 자라·H&M·유니클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매장 안은 유모차를 끌고 구경해도 붐비지 않을 만큼 넓다. 디큐브시티 4층의 뽀로로파크에는 뽀로로 기차를 타기 위해 부모와 어린이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뽀로로파크는 키즈스트리트 내에 약 1800㎡(약 546평)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곳에 들어서면 아이는 탄성을 지르고, 부모도 덩달아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다. 6살 아이를 키우는 김미정씨는 “쇼핑은 물론 가족 단위의 문화생활이나 나들이를 즐기기에 안성 맞춤”이라며 “집에서 가까워 아이와 자주 이곳에 와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대성산업이 2011년 8월 개장한 대형 복합쇼핑몰인 ‘디큐브시티’의 풍경이다. 올 10월 말까지 1000만여명의 시민과 외국인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총 6만5106㎡(약 1만9694평) 규모인 디큐브시티는 51층 규모의 주거용 건물인 ‘디큐브 아파트’ 2동과 지하 7층·지상 41층짜리 상업용 건물로 구분돼 있다.



국내 최초로 3대 SPA 브랜드 한 곳에디큐브시티 백화점의 콘셉트는 ‘명품 없는 백화점’이다. 1층을 화장품이나 명품 브랜드로 채우는 대신 패션 브랜드로 차별화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이미 반경 10㎞ 내에 대형 복합쇼핑몰·백화점 등이 포진하고 있어 차별화 차원에서 패션 브랜드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1층에는 국내 최초로 SPA브랜드인 자라·H&M·유니클로 매장을 한 곳에 모았다. 세 브랜드의 매장은 총 5600㎡(약 1700평)로 최대 규모다. 서울 명동의 눈스퀘어 쇼핑몰에도 자라와 H&M는 들어와 있지만 유니클로는 없다. 외국에서도 이들 브랜드는 각기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단일 유통점포 디큐브시티에 3개 브랜드가 모두 입점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SPA브랜드를 비롯해 영캐주얼·스포츠·아웃도어·아동복 브랜드 170여개가 입점했다.

‘영화관 없는 복합쇼핑몰’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7층에는 영화관 대신 1242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과 500석 규모의 디큐브아트센터를 배치했다. 연면적이 2만182㎡(약 6000평)에 이른다. 디큐브아트센터는 공연장 설계는 물론 무대기술, 건축음향, 공연기획 등까지 각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5년여에 걸쳐 완성해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한다.

1242석의 뮤지컬 전용극장 디큐브씨어터의 경우 무대 앞 선에서 객석 끝까지의 거리가 최대 28m를 넘지 않도록 설계해 객석 2층에서도 마치 코앞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는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으로 서울 서남부 교통요지인 신도림역과 연결돼 있고 남다른 시설로 입소문을 타면서 연간 2000만명이 디큐브시티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은 옛 대성연탄 터로 약 10년에 걸쳐 공사비만 1조원 넘게 들어간 대성산업의 첫 유통부문 사업이다. 대성산업은 현재 석유가스·건설·컴퓨터시스템 등 12개 사업을 벌이는 연 매출 1조원대 기업이다. 김경원 대표는 “건물 바닥에 외장재로 쓰이는 고급 라임스톤 대리석을 쓸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곳은 일본 롯폰기힐스를 개발한 개발한 미국 저디(Jerde)사와 일본의 모리(Mori)사와 함께 기획했다. 2003년 9월 대성건설이 개발하고 분양까지 맡았다. 대성산업 건설사업부는 대구 사월동과 인천 갈산동 등 아파트 공사 등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업력을 쌓았다. 개장 당시 일본의 유명 고급 복합단지인 ‘롯폰기힐스 미드타운’에 견주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건물 27층부터 41층까지 자리한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 호텔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서울 강서권 유일의 특1급 호텔이다. 강남의 호텔과 비교해 숙박료가 20%가량 저렴하고 시청과 강남까지도 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이곳에는 여성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허룸(Her room)이 있다.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만들었다. 김 대표는 “이곳은 남성인 호텔 총지배인도 못 들어가고 내부에 수리할 곳이 있으면 여자 기술자가 들어가서 고치는 금남의 방”이라고 말했다.

디큐브시티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 조경도 돋보인다. 신도림역 광장 공원과 도림천 공원과 연계된 약 2만9700㎡(약 9000평) 규모에는 자연문화 공원을 조성해 계절별 꽃을 심었다. 광장 주변에는 1000여명이 쉴 수 있는 벤치도 마련했다.

이런 강점 덕에 디큐브시티는 11월 9일 부동산 개발 평가기관인 미국의 ULI이 뽑은 전 세계 최우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1936년 설립된 ULI는 미국의 비영리 연구교육기관으로 최근 2년 내 개발 완공된 건물을 대상으로 지역 고용 창출, 주변 환경 활성화 기여도,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두루 평가해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했는지를 평가한다.



프로젝트 개발·운영 모델 수출 계획디큐브시티는 미국 텍사스의 브로드웨이(Broadway)와 독일 드레스덴의 알트마르크트 갤러리(Altmarkt-Galerie Dresden), 대만 타이충의 캘리그라피 그린웨이(Calligraphy Greenway) 등 미국 16개, 유럽 4개, 남미 2개, 아시아 5개 등 총 27개 프로젝트들과 최종 경합을 벌였다.

ULI 측은 “디큐브시티는 디자인와 리더십, 공공·민간 부문간 파트너십, 환경보호 등의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한민국 토목건축기술대상, 대한민국 조경대상 최우수상, 세계부동산개발박람회(MIPIM) 최고인기상 등 국내외 10여 개 건축 관련 수상한데 이어 해외에서까지 인정받게 됐다. 김 대표는 “개발이나 운영 모델을 중국·동남아 등 해외에 수출해 새로운 한류 프로젝트 상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성산업은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디큐브시티 백화점·호텔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해 4월에 디큐브시티 오피스를 팔았다. 조만간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 호텔도 부동산투자신탁회사인 JR리츠에 매각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성산업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 한 의류 브랜드가 기획·디자인·생산·제조·유통·판매 등 전 과정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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