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 가스·신재생 발전소 늘려야
Business - 가스·신재생 발전소 늘려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지구촌 국가들의 공통 고민이다. 세계 각국은 한정된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도 에너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를 줄여야 한다.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철강·조선·자동차·화학 등 중화학 공업과 제조업 강국인 것이 한 원인이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연료 사용량도 높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를 기록했다.
에너지 분야의 기술 선도 기업 지멘스는 지난해 10월 독일 뮌헨 공대와 함께 에너지 산업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대폭 줄이고 가스 화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뮌헨 공대의 호스트 빌데만 교수는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를 가스 화력발전소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해 매년 줄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유럽연합(EU) 28개국 전체의 연간 배출량에 상응하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지멘스는 보고서에서 한국 에너지 정책과 방향을 분석하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먼저 모든 석탄 화력발전소를 2030년까지 최신기술이 적용된 효율적인 가스 복합화력발전스로 대체한 시나리오다. 2030년 한국에선 화력발전을 통해 약 50GW의 전기를 생산할 전망이다. 기존 추세라면 이 중 절반인 25GW의 전력을 석탄 화력발전소를 통해 생산하게 된다. 석탄 화력발전소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가스 화력발전소로 대체하면 6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2030년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억9000만t. 이때 석탄 화력발전소를 가스 화력발전소로 전환하는데 성공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억3000만t으로 줄일 수 있다. 새로운 가스 화력발전소의 건설은 다양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어 약 180억 달러(약 19조330억원)의 투자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열효율 60%대 가스터빈 한국이 8기 수주두 번째는 신재생 및 원자력 발전소를 늘리는 시나리오다. 이를 통해 한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석탄 화력발전소를 줄여 갈 수 있다.
2030년 한국은 고효율 가스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필요한 모든 전력을 생산 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가 약 40GW, 수력발전소를 제외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38GW, 가스 중심의 복합 화력발전소에서 48GW의 전력을 생산한다.
석탄 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친환경에너지 사용을 늘린 덕에 약 950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는 2030년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6 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소를 늘리면 한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건 물론 높은 해외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멘스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스 복합화력 발전소는 기존 화력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이 10% 높은데다 공해가 적고 건설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 최근 건설한 발전소 상당수가 가스 복합화력발전소인 이유다. 단점도 있다. 가스 복합화력발전소의 주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운송비 부담이 크다. 지멘스 관계자는 “고효율 가스터빈 사용을 통해 가스 복합화력발전소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멘스의 H클래스 가스터빈은 60%대의 경이로운 효율을 자랑한다. 훨씬 적은 양의 가스를 사용해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가스량의 약 3분의 1만으로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2011년 개발된 신제품임에도 한국에서 8기를 수주한 배경이다. 전 세계 H클래스 터빈 수요의 3분의 1에 달한다.

지멘스는 한국과 더욱 긴밀한 협력을 위해 지난해 10월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 아시아지역본부를 한국에 설립했다. 해외에 설립한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 본부로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로후스 베그만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 아시아지역본부 사장은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 아시아지역본부는 동력 전달 장치, 파워 아일랜드, 파워 블록 및 화력발전 전반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 본부는 고효율 복합화력발전 수요가 특히 많은 아시아에서 발전 사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 아시아지역본부 설립지멘스는 그동안 국내 EPC(설계·구매·시공) 업체들과 공동으로 국내외 발전소 건설에 참여해 왔다. 지난 2012 회계연도에는 27기의 가스터빈 및 발전기 세트를 포함하여 총 34기의 가스터빈 및 제너레이터를 한국 기업과 공동으로 국내외에서 수주 했다. 특히 중동·아세안·북아프리카·중남미 지역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멘스는 한국본부를 통해 한국 기업과 함께 해외 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는 2017년까지 인력을 약 500명으로 확대해 에너지 및 발전 사업 관련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갖춘 전문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EU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 감축하는 방안을 준비했다. 이를 성공하면 EU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한 지역이 된다. 전문가들은 EU가 탄소배출권거래제의 성공적 실행,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던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를 보면 2011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7억200만t으로 2005년의 71억9500만t보다 6.9% 줄었다. 미국 정부는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대적으로 전환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봤다.
온실가스 최다 배출국인 중국도 이산화탄소 감축에 나섰다.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세계 1위 국가다. 풍력발전소는 2012년 한 해 동안 발전용량이 36% 늘었다. 태양광 발전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75%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5개의 성·도시에서 탄소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7개 성·도시로 확장키로 했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배출 전망치 대비 30%를 자발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시행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2015년부터 총량 제한 방식의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된다. 환경 친화적 에너지 기술 개발과 확산을 위한 정책도 준비했다. 고효율 태양 전지, 연료 전지, 첨단 원자력, 그린 카, 스마트 그리드, 이산화탄소 저장처리, 물 처리 장비, 충전용 배터리, 발광 다이오드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마이클 수스 지멘스 에너지 부문 CEO는 한국 에너지 전략과 관련해서 “한국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가스 화력 발전소가 이미 한국 건설 및 운영되고 있다”며 “지멘스는 한국 비즈니스를 꾸준히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아시아태평양과 중동지역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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