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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 JTBC ‘밀회’의 김희애 - “이런 남자 앞에서 마음 안 움직일 여자 없을 것”

Media | JTBC ‘밀회’의 김희애 - “이런 남자 앞에서 마음 안 움직일 여자 없을 것”

드라마 ‘밀회’에서 스무살 연하의 청년과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연기한 김희애. 그는 이 작품에서 우아하면서도 지적인 ‘커리어우먼’ 역할을 맡았다.



40대 여성으로 직업은 억대 연봉을 받는 예술재단 기획실장, 남편은 유명 사립대의 음대교수, 몸매는 뭇 여성들의 로망이라 할 ‘44사이즈’. 이 정도면 현실에서 남 부러울 게 없는 완벽한 삶이다. 하지만 어느 날, 한 청년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그의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청년은 자신이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보유했다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는 퀵서비스 배달원. 청년의 피아노 연주에 마음을 빼앗기고, 점점 그를 남자로 느끼기 시작한다.

최근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밀회’의 줄거리다. 3월 17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숱한 화제를 뿌리며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파격 연기’로 6%에 이르는 높은 시청률을 이끌고 있는 김희애(47)를 만났다.

40대 여배우로 파격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역할을 맡은 것 같다. 놀랄 만한 변신인데, 오혜원이란 인물의 설정을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사람을 사랑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솔직하게 이야기해봐요. 오혜원이라는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천재 청년을 만나고, 또한 둘이 똑같이 교감한다면 마음이 안 움직일까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신감정을 받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피아니스트 선생님에게 ‘실제로 이런 일이 있나요’ 하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완전히’ 흔한 이야기라고 하시더라고요.”

김희애와 유아인의 실제 나이 차이는 열아홉 살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완벽한 케미(Chemistry·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학적 반응)’ 커플이라는 평가를 듣는 다. 상대역인 유아인에 대한 김희애의 평가는 어떨까?

상대역인 유아인씨는 어떤가?

“칭찬할 점이 정말 많은 배우예요. 우선 외적으로도 너무 귀엽지 않아요? 눈이 참 맑은 사람인 것 같아요. 남자의 거친 매력도 있고요. 거기다 피아노를 치면 아름다움도 있어요. 배우 중에서는 비주얼로만 예쁜 사람이 있고, 또 정말 배우 같은 느낌이 있는 사람이 있는데 유아인씨가 꼭 그런 것 같아요. 4월 8일에 방영된 8회에서는 김희애와 유아인이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장면이 그려져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특히 이날 직접적인 노출보다 청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섬세하고 아름답게 두 사람의 베드신을 그렸다.

‘남녀의 사랑’ 외에도 김희애씨가 생각하는 ‘밀회’의 또 다른 볼거리를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 육체적인 사랑? 그런 게 다는 아니에요. 저희 드라마에서 음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제 어머니께서 70대이신데 드라마에서 나온 곡들이 너무 좋다고 리스트를 뽑아달라고 하실 정도예요. 저처럼 클래식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클래식이 좋구나’ 하고 느끼게 할 만한 좋은 작품이죠.”

피아노 합주 장면이 나오기까지 공을 많이 들였을 것 같다.

“유아인씨도 그랬을 거고, 저도 똑같은 곡을 여러 번 들었어요(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판타지(Fantasie in F Minor for Piano Four-Hands, D. 940)’다]. 이 곡을 연주하는 이들이 여러 명이라서 그들의 연주를 모두 찾아서 봤어요. 과잉이 되면 부담스럽지만, 어느 정도는 표현을 해야 하잖아요.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할지 그게 가장 고민이 됐죠.”

김희애는 오혜원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피아니스트 김소형씨로부터 개인레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선생님이 워낙 모범생이셔서 정말 성실히 봐주셨다”며 “이 정도면 됐다 싶었는데도 촬영 끝난 뒤에도 다시 불러서 끊임없이 가르쳐주셨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밀회’는 2012년 JTBC에서 방영한 ‘아내의 자격’에 이어 김희애가 안판석 감독과 호흡을 맞춘 두 번째 작품이다. 안 감독은 ‘아내의 자격’에서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강남 상류층의 위선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 작품에서 김희애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불륜에 빠져드는 윤서래 역할을 맡았다. 안판석 감독은 2012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희애 때문에 연출 노선을 바꿨다”고 말할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안판석 감독과는 두 번째 작품으로 만났는데 ‘아내의 자격’에서는 무엇이 그렇게 좋았나?

“안 감독님은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줘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해주고, 지적해주시죠. ‘아내의 자격’을 찍을 때도 너무나 행복했어요. 배우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장면이더라도 감독님은 마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작품을 풀어주셨죠. 작년 4월에 안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구상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는데, 감독님 작품이라면 함께 하고 싶었어요.”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한 김희애는 올해로 연기에 데뷔한 지 31년째를 맞는다. 김희애는 ‘나목’ ‘폭풍의 계절’ 등 드라마 23편과 ‘겨울나그네’ 등 영화 9편에 출연했다. 하지만 여느 배우들과는 달리 출연한 작품 중에서 대표작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맡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드라마 ‘아들과 딸’(1993)에서는 남아선호 사상이 강한 부모에게서 자랐지만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간 후남을 연기하고, ‘내 남자의 여자’(2007)에서는 단짝친구의 남편을 빼앗은 팜므파탈 화영을 맡아 연기하는 등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경계가 없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을 보면 역할이 겹치는 것이 드문 것 같다. 작품을 결정할 때 남다른 기준이 있나? “다 다르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한 일이죠(웃음). 시청자·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배우가 똑같은 캐릭터만 연기하면 지루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역할은 달라도 ‘김희애스럽다’는 공통분모는 있는 것 같은데요.”

김희애는 1996년 벤처기업가 이찬진씨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핫(hot)한 여배우’로 꼽히지만 평소엔 평범한 주부, 엄마, 아내와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혹시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밀회’ 같은 것은 없었나?

“드라마 ‘밀회’에 출연한 게 바로 ‘밀회’인 거 같아요. 저한테도 그렇고, 시청자분들에게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한국 드라마사에서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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