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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 수익률 따져보니 - 푸르덴셜생명·미래에셋생명 성적 돋보여

변액보험 수익률 따져보니 - 푸르덴셜생명·미래에셋생명 성적 돋보여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보험 상품과 달리 변액보험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펀드로 운용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대대적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연맹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조사한 이른바 ‘K-컨슈머 리포트 사태’ 이후 변액보험은 논란의 핵이다. 수익률과 안정성에 모두 문제가 있다는 의견과 그래도 저금리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드문 금융상품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변액보험을 고를 때 가장 참조할 만한 지표가 기존 수익률이다. 원금을 보장하는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수익률을 내지 못할 경우 노후 보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보험사가 변액보험 펀드를 잘 운용해 고객들의 자산을 불려주고 있을까. 본지는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변액보험 펀드의 3년 수익률을 집중 분석했다. 2014년 10월 말 기준 23개 보험사가 생명보험협회에 제출한 변액보험 공시 자료가 기준이다. 설정된 지 3년 미만 펀드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23개 보험사가 운용하고 있는 변액보험 펀드는 모두 948개. 각각 펀드의 개별 순자산액에 공시된 3년 수익률을 곱해 자산액 가중 수익률을 계산했다. 3년 수익률을 고려한 이유는 보다 다양한 보험사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변액보험이 처음 시장에 등장했다. 이후 펀드 변경 등으로 5년 이상 수익률 기록을 보유한 변액보험 펀드가 많지 않아 보험사 간 비교가 어렵다. 단, 수익률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게 좋다.

결과적으로 변액보험 3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푸르덴셜생명이었다. 변액보험 펀드는 주식형·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채권형이 있다. 이들 4개 유형 펀드의 3년 자산액 가중 수익률을 구할 수 있는 보험사는 15개. 이 중 푸르덴셜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은 주식형 1위, 주식혼합형 4위, 채권혼합형 2위 등으로 고르게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었다. 주식형(11위)·주식혼합형(9위) 변액보험 펀드의 경우 그다지 높은편은 아니었지만, 채권형 운용을 잘했다. 채권혼합형과 채권형 모두 전체 23개 보험사 중 각각 4위다. 흥국생명도 채권혼합형과 채권형 모두 전체 23개 보험사 중 각각 5위를 차지해 전반적으로 순위가 높았다.

AIA생명과 ING생명은 수익률이 바닥권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의해야 할 보험사로 꼽혔다. ING생명의 경우 주식형 14위, 주식혼합형 16위, 채권혼합형 19위, 채권형 19위로 모든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최하위권이었다. AIA생명은 주식혼합형에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채권혼합형 펀드와 채권현 펀드 수익률이 각각 꼴찌를 차지한데다,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도 17위로 하위권이었다.
 푸르덴셜생명, 주식형 놀라운 수익률
푸르덴셜생명은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운용에서 놀랄만한 수익률을 보였다. 푸르덴셜생명의 최근 3년 간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4.15%. 3~6%대 수익률에 그친 다른 보험사들의 실적뿐만 아니라, 2위(PCA생명)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롱텀밸류주식형·액티브주식형·이머징마켓주식형·플러스알파인덱스주식형 등 4개의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은 순자산액이 가장 큰 펀드인 롱텀밸류주식형펀드가 50%에 육박하는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전체 보험사 중 주식형 펀드를 가장 잘 굴린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푸르덴셜생명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롱텀밸류주식형펀드 운용을 맡기고 있다. 보험 계약자는 푸르덴셜생명에서 New100세플러스변액연금·스텝업플러스변액연금·변액유니버셜보험(적립형)·S-VIP변액유니버셜보험·우리아이변액유니버셜보험 등 5개 보험 상품에 가입한 경우 해당 주식형 펀드에 돈을 맡길 수 있다.

높은 수익률의 비결에 대해 푸르덴셜생명은 세 가지 전략을 꼽았다. 자산할당전략, 매니저할당전략, 펀드할당전략이 체계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자산을 할당할때는 전략회의를 통해 본사의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명확히 한 뒤, 자산 배분에 대한 시각이 가장 비슷한 운용사를 선정한다. 지난해 9월에도 이런 관점에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을 대신해 위탁운용사로 KB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이철영 푸르덴셜생명 변액자산운용팀장은 “통상 변액보험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려고 무리하게 펀드 수를 늘리는 보험사도 많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안정적으로 리스크를 집중 관리할 수 있는 펀드만 설정해 제대로 관리한다”며 “푸르덴셜은 운용사 매니저를 밀착 관리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위는 PCA생명이다. 13개의 주식형 펀드를 보유한 PCA생명은 푸르덴셜생명과 유사하게 속칭 ‘대박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있다. PCA배당주펀드로 수익률이 50% 안팎이다. 다만, 순 자산액이 약 770억원으로 가장 큰 PCA성장형펀드 수익률이 2.05%에 그치면서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누적 순위로는 푸르덴셜생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PCA생명은 수익률 50%대를 기록한 펀드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운용을 맡기고 있다.

PCA생명 외에도 ACE생명(3위)·메트라이프(4위)·BNP파리바카디프 등 외국계 보험사가 8~9%대 수익률을 기록해 전반적으로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운용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 중에선 IBK연금보험과 흥국생명, 하나생명이 나란히 6%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형 3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4.29%)이 한화생명(2.75%)·교보생명(2.3%)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 상승률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보험사도 있었다. 최근 3년 동안 코스피 지수는 1909.03에서 1958.93으로 2.6% 상승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코스피 지수보다 뛰어난 펀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2개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운용을 맡긴 보험사 중 교보생명(2.3%)·현대라이프(1.43%)·미래에셋생명(1.32%)은 변액보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식혼합형, 5개사 수익률 10% 넘어
주식혼합형 변액보험 펀드는 5개 보험사가 수익률 10%를 넘었다. AIA생명과 미래에셋생명·ACE생명·푸르덴셜생명· KDB생명이 모두 수익률 10~13%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보험사는 AIA생명이다. AIA생명은 다른 모든 유형의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지만, 유독 주식혼합형 변액보험 펀드만 수익률이 좋다. AIA생명의 주식혼합형 변액보험 펀드 규모가 작은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AIA생명은 주식형 투자 비중이 매우 크지만, 주식혼합형 펀드 순자산액 규모는 3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이 중 절반 가량인 185억원을 운용하는 글로벌인컴재간접형펀드에서 17%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미래에셋생명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12.63%로 AIA생명과 큰 차이가 없다. 미래에셋생명은 36개의 주식혼합형 변액보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 중 11개의 펀드가 수익률 2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좋다.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푸르덴셜생명과 ACE생명은 주식혼합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도 좋은 편이었다. 나란히 11%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ACE생명이 3위, 푸르덴셜생명이 4위다. 주식형 펀드에서 11위를 차지한 KDB생명은 주식혼합형 펀드에서 5위를 차지했다. 주식형 펀드와 달리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주식혼합형 펀드 운용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실적을 보이지 못했다. ING생명(3.75%), PCA생명(3.63%), 메트라이프(3.54%), BNP파리바카디프(2.34%) 등이 나란히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채권혼합형 수익률은 미래에셋 1위
주로 자산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주식에도 일부를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변액보험 펀드는 10%대 고수익을 기록한 보험사가 3곳이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곳은 미래에셋생명. 16개 펀드 가중평균 수익률은 14.98%로 전체 1위다. 순자산 1000억원 이상인 대형 채권혼합형 펀드 중에서 아시아퍼시픽컨슈머주식안정자산배분형펀드가 20.45%, 친디아안정자산배분형펀드가 18.95%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운용을 맡긴 아시아퍼시픽컨슈머주식안정자산배분형펀드는 OK!변액연금보험, 미래에셋 행복만들기변액연금보험 등 46개 변액보험 상품 가입자가 편입할 수 있는 펀드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 주식혼합형 펀드 수익률 4위인 푸르덴셜생명은 채권혼합형 운용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3년 수익률은 11.97%로 전체 2위다. 채권혼합형 펀드 6개가 모두 10~17% 안팎으로 고르게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근소한 차이(11.68%)로 동부생명이 3위다. 차이나혼합형펀드(14.02%)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주식형 수익률에서 중소형사 대비 낮은 수익률로 체면을 구긴 대형 생보 3사는 채권혼합형에서 그나마 체면 치레를 했다.

삼성생명이 10%에 근접한 수익률(9.91%)로 전체 4위. 한화생명(9.21%), 교보생명(8.83%)도 9% 안팎의 수익률로 각각 6위와 8위였다. AIA생명은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2.09%)을 기록했다. AIA생명이 보유한 채권혼합형 펀드 중 상대적으로 순자산액이 가장 큰(520억원) 채권혼합MA파생형 펀드가 -6.99%의 수익률에 그친 게 결정적이었다.
 채권형,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아
주식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21위에 그친 교보생명은 채권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3년 수익률 14.42%로 전체 1위다. 머니마켓펀드(MMF)펀드 수익률(6.14%)이 고전했지만, 순자산 규모 500억원대 채권형펀드 다수가 12~15%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 KB생명(14.4%)과 3위 KDB생명(14.34%)도 교보생명과 비슷한 14%대의 수익률을 선보이며 선방했다.

국내 변액보험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채권형 변액보험 펀드 시장에서 자존심을 세웠다. 삼성생명의 채권형 변액보험 펀드 자산액 가중 수익률은 14.42%로 전체 1위다. 9개의 단기채권형·채권형펀드를 보유한 삼성생명은 다른 보험사에 비해 주식 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채권 운용 비중이 크다. 리스크가 있는 투자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채권 위주로 자산을 관리한다는 원칙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은 변액보험 자산의 절반가량을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에 맡기고 있다. 한화생명은 채권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이 13.61%로 흥국생명(13.74%)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대형 생명보험 3사의 채권형 펀드 운용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채권형 펀드 수익률의 편차는 다른 유형에 비해 가장 적었다. 3년 채권형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을 보유한 21개 보험사 중 19개 보험사의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10%를 넘었다. 10% 미만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PCA생명(9.94%)과 AIA생명(7.96%) 두 곳 뿐이었다.

보험 계약자 입장에서는 기존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을 비교해보고, 변액보험 상품의 펀드를 지속적으로 바꿔주는 게 중요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펀드 교체 경험이 있는 가입자는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은 가입 당시 선택한 펀드를 중간에 바꾸지 않고 만기 때까지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변액보험 상품은 투자형 상품이라 언제 어떤 자산에 얼마만큼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확연히 달라진다. 대부분의 변액보험 상품은 1년에 12차례까지 펀드 교체를 허용하고 있다.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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