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S 50 RICHEST]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 한국의 50대 부자에 이름 올린 ‘망치 회장’
[KOREA’S 50 RICHEST]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 한국의 50대 부자에 이름 올린 ‘망치 회장’
건설업계 불황 속에서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 아이에스동서가 주목받고 있다. 권혁운 회장은 아이에스동서의 급속한 성장으로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하는 ‘한국의 50대 부자’ 26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해 발표한 ‘한국의 50대 부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권혁운(64) 아이에스동서 회장이다. 권 회장은 올해 26위를 차지해 일약 50대 부자에 올랐다. 건설업의 불황 속에서 이뤄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권 회장의 경영능력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권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경북 의성에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의 원래 꿈은 금융맨. 1974년 대학을 중퇴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 유학을 준비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사건으로 평생 건설맨으로 살게 됐다. 사연은 이러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문세광. 그가 사용한 총기가 일본에서 들어온 배편을 통해 들여온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일 관계는 악화됐고, 일본으로 가는 뱃길은 언제 열린다는 기약도 없이 굳게 닫혔다.
일본 유학을 꿈꿨던 권 회장은 일본에 가기 전까지 일 할 목적으로 대한조선공사라는 건설사에 입사했다. 권 회장은 이후 건설업계에서 자신도 몰랐던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당시 경남지역 1위 건설사인 신동양건설에서 임원으로 스카우트할 정도였다. 그는 1987년, 현재 아이에스동서의 기초가 되는 회사인 일신주택을 설립하면서 건설업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2005년 아이에스건설을 설립한 후 2008년 국내 건자재 기업인 동서산업을 흡수합병해 현재의 아이에스동서가 탄생했다. 권 회장은 창업 초기에는 빌라건축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86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 땅을 9700만원에 사들여 본격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그는 발품을 팔아 국내외 고급빌라만을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익혔다. 서울 양재동 빌라촌을 샅샅이 훑으며 사진을 찍다가 경비원에게 쫓겨난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한마디로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경영자였던 것. 운도 따라줬다. 당시 한 방송국에서 권 회장이 달맞이고개에 짓는 빌라를 ‘호화빌라 신축’이라고 보도하면서 도리어 부산의 부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런 운이 따라주어서인지 신생 건설사가 지은 빌라임에도 100% 분양에 성공했다. 그는 고급빌라 성공을 발판삼아 돈이 되는 아파트 건설에 나섰다. 부산을 시작으로 차츰차츰 창원, 진해, 울산 등 영남권에서 인지도와 기술력을 쌓아갔다.
2014년 분양한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W는 아이에스동서의 기술력을 뽐낸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하6층·지상69층의 4개동 1488가구가 들어서고, 아파트 하단부와 지하층에는 대형마트와 키즈파크, 게임파크 등이 입점하게 된다. 주상복합아파트 W는 모든 세대가 바다를 볼 수 있는 조망권을 자랑한다. W는 ‘부산의 타워팰리스’라고 불릴 정도로 초고급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W는 2018년 완공 예정이다.
W는 아이에스동서가 메이저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지 않고 직접 건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에는 ‘중견건설사가 직접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을까’라는 외부의 시선에 적잖이 시달렸다고 한다. 권 회장은 세간의 이런 우려에 대해 “47층짜리 해운대 아델리스(2006년)와 부산 대연혁신지구 복합단지 41층 건물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경험이 있다”고 대응했다. 대연혁신지구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846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었다. 아이에스동서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이 장담한대로 W아파트도 100% 분양에 성공했다. 아이에스동서가 건설시장에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되었음은 물론이다. 2015년에도 아이에스동서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걷는다. 동탄2신도시에 건축중인 에일린의 뜰, 울산 매곡지구 미니 신도시로 조성되는 드림in시티 에일린의 뜰 2차 아파트 등이 모두 분양에 성공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2015년에도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4월 15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주상복합 용지 1개 필지 입찰에서 아이에스동서가 낙찰에 성공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땅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일반 건설업체에 공급하는 마지막 공동주택용지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14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는 대규모 면적이다. 청라국제도시 중심부에 있다는 점도 건설호재로 꼽힌다. 지난 3월에는 아이에스동서 계열사인 일신이앤씨가 김포 한강도시 공동주택용지를 낙찰받기도 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가 가능한 것은 권 회장의 ‘품질 제일주의’ 덕분이다. 업계에서 권 회장은 ‘망치 회장’으로 더 유명하다. 건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도 하자가 발견되면 어김없이 바로 망치로 부순다. 현장에서는 부랴부랴 밤을 새면서 하자를 고칠 수 밖에 없다. 직원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987년부터 주택업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재고가 없다”고 권 회장이 자랑하는 이유다.
아이에스동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권 회장은 건설업에만 올인하지 않을 계획이다. 건설분야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것은 ‘사업의 다각화’다. 권 회장은 2008년 동서산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비데 사관학교’로 일컬어지는 삼홍테크를 인수해 위생도기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1년에는 공장건설장비와 건설 관련 컴퓨터기기 렌탈 부문 강자로 꼽히는 한국렌탈을 인수합병해 기계렌탈 사업에도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건설자재 기업인 영풍파일과 그 자회사인 중앙레미콘과 중앙물산도 인수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제 건설뿐만 아니라 비데 제조 및 판매업, 해상화물 운송업, 산업용 기계 및 장비 임대업을 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권 회장은 그룹 내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을 서서히 낮추면서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
2014년 3월 아이에스동서는 그룹사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권 회장도 이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면서 임직원들과 비전을 함께 나눴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아이에스동서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다.
권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격인 아이에스홀딩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아이에스홀딩스는 아이에스동서 지분 55%를, 권 회장은 아이에스동서 지분 9.6%를 소유하고 있다. 권 회장의 아들 민석씨는 아이에스동서·아이에스건설·아이에스해운 대표를 맡고 있다. 딸 지혜씨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해외수출을 하는 전자비데 ‘유스파’를 제조 판매하는 삼홍테크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의 50대 부자에 포함됐다”는 기자의 이야기에 권 회장은 “지난해부터 사업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에스동서를 건실한 기업으로 키우려고 한다”는 겸손한 답을 전해왔다.
-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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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경북 의성에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의 원래 꿈은 금융맨. 1974년 대학을 중퇴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 유학을 준비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사건으로 평생 건설맨으로 살게 됐다. 사연은 이러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문세광. 그가 사용한 총기가 일본에서 들어온 배편을 통해 들여온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일 관계는 악화됐고, 일본으로 가는 뱃길은 언제 열린다는 기약도 없이 굳게 닫혔다.
일본 유학을 꿈꿨던 권 회장은 일본에 가기 전까지 일 할 목적으로 대한조선공사라는 건설사에 입사했다. 권 회장은 이후 건설업계에서 자신도 몰랐던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당시 경남지역 1위 건설사인 신동양건설에서 임원으로 스카우트할 정도였다. 그는 1987년, 현재 아이에스동서의 기초가 되는 회사인 일신주택을 설립하면서 건설업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2005년 아이에스건설을 설립한 후 2008년 국내 건자재 기업인 동서산업을 흡수합병해 현재의 아이에스동서가 탄생했다.
아이에스동서 기술력 뽐낸 주상복합아파트 W
2014년 분양한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W는 아이에스동서의 기술력을 뽐낸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하6층·지상69층의 4개동 1488가구가 들어서고, 아파트 하단부와 지하층에는 대형마트와 키즈파크, 게임파크 등이 입점하게 된다. 주상복합아파트 W는 모든 세대가 바다를 볼 수 있는 조망권을 자랑한다. W는 ‘부산의 타워팰리스’라고 불릴 정도로 초고급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W는 2018년 완공 예정이다.
W는 아이에스동서가 메이저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지 않고 직접 건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에는 ‘중견건설사가 직접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을까’라는 외부의 시선에 적잖이 시달렸다고 한다. 권 회장은 세간의 이런 우려에 대해 “47층짜리 해운대 아델리스(2006년)와 부산 대연혁신지구 복합단지 41층 건물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경험이 있다”고 대응했다. 대연혁신지구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846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었다. 아이에스동서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이 장담한대로 W아파트도 100% 분양에 성공했다. 아이에스동서가 건설시장에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되었음은 물론이다. 2015년에도 아이에스동서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걷는다. 동탄2신도시에 건축중인 에일린의 뜰, 울산 매곡지구 미니 신도시로 조성되는 드림in시티 에일린의 뜰 2차 아파트 등이 모두 분양에 성공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2015년에도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4월 15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주상복합 용지 1개 필지 입찰에서 아이에스동서가 낙찰에 성공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땅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일반 건설업체에 공급하는 마지막 공동주택용지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14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는 대규모 면적이다. 청라국제도시 중심부에 있다는 점도 건설호재로 꼽힌다. 지난 3월에는 아이에스동서 계열사인 일신이앤씨가 김포 한강도시 공동주택용지를 낙찰받기도 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이런 거침없는 행보가 가능한 것은 권 회장의 ‘품질 제일주의’ 덕분이다. 업계에서 권 회장은 ‘망치 회장’으로 더 유명하다. 건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도 하자가 발견되면 어김없이 바로 망치로 부순다. 현장에서는 부랴부랴 밤을 새면서 하자를 고칠 수 밖에 없다. 직원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987년부터 주택업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재고가 없다”고 권 회장이 자랑하는 이유다.
아이에스동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권 회장은 건설업에만 올인하지 않을 계획이다. 건설분야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것은 ‘사업의 다각화’다. 권 회장은 2008년 동서산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비데 사관학교’로 일컬어지는 삼홍테크를 인수해 위생도기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1년에는 공장건설장비와 건설 관련 컴퓨터기기 렌탈 부문 강자로 꼽히는 한국렌탈을 인수합병해 기계렌탈 사업에도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건설자재 기업인 영풍파일과 그 자회사인 중앙레미콘과 중앙물산도 인수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제 건설뿐만 아니라 비데 제조 및 판매업, 해상화물 운송업, 산업용 기계 및 장비 임대업을 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권 회장은 그룹 내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을 서서히 낮추면서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
2014년 3월 아이에스동서는 그룹사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권 회장도 이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면서 임직원들과 비전을 함께 나눴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아이에스동서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다.
권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격인 아이에스홀딩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아이에스홀딩스는 아이에스동서 지분 55%를, 권 회장은 아이에스동서 지분 9.6%를 소유하고 있다. 권 회장의 아들 민석씨는 아이에스동서·아이에스건설·아이에스해운 대표를 맡고 있다. 딸 지혜씨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해외수출을 하는 전자비데 ‘유스파’를 제조 판매하는 삼홍테크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의 50대 부자에 포함됐다”는 기자의 이야기에 권 회장은 “지난해부터 사업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에스동서를 건실한 기업으로 키우려고 한다”는 겸손한 답을 전해왔다.
-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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