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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스트레스 태아에게도

임신 중 스트레스 태아에게도

“배우자나 자매, 친구 등으로부터 든든한 지지를 받는 여성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할 확률이 높다.”
초밥을 먹지 마라. 술을 마시지 마라. 커피도 안 된다. 임신한 여성이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 삼가야 할 일의 목록은 갈수록 길어진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여성이 임신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반응 중 하나인 스트레스가 태아에게 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아의 뇌에 걱정과 근심을 영구적으로 심어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덴버대학의 엘리시아 데이비스와 그녀의 동료들은 임신한 여성의 스트레스 반응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수년 동안 연구했다. 데이비스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에 관심을 집중했다. 어머니 몸에서 생성된 코르티솔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된다. “코르티솔은 폐의 발달 등 태아의 성숙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인체에 내재된 이 스트레스 체계는 우리에게 피해만 주진 않는다.”

임신한 여성은 자연적으로 코르티솔 수준이 2~4배 증가할 수 있다. 데이비스의 연구팀은 임신 초기에 코르티솔 수준이 지속적으로 정상보다 높았던 여성들과 그들의 신생아를 연구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아기들은 다른 아기들에 비해 스트레스에 훨씬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모든 신생아는 출생 후 병원에서 혈액을 채취한다”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연구 대상이었던 어머니들의 아기는 혈액 검사에서 코르티솔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정상보다 더 높은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는 의미다.”

이 아기들은 걸음마 단계에서도 다른 아기들보다 불안 수준이 더 높았다. 데이비스의 말을 들어보자. “2세가 된 아기들에게 실험실에서 몇 가지 도전을 제시했다. 평균대가 놓여 있는 방을 돌아다니게 하거나 방에 낯선 사람을 들여보내 아기들 앞으로 공을 굴려 보냈다. 이 아기들은 일반적인 수준보다 더 두려움에 찬 행동을 보였다.” 아기들은 낯선 사람과 공을 갖고 재미있게 놀기보다는 벽에 기대 꼼짝 않고 서 있거나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이 어린이들이 6~9세가 됐을 때 뇌 MRI 촬영을 해본 결과 편도체(두려움 자극에 대한 반응과 연관된 뇌의 부위)가 정상보다 더 컸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등 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말했으며 우리는 그들의 뇌 발달 방식에서 차이점을 발견했다”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이 어린이들이 청소년기에 진입할 때의 상태를 관찰할 예정이다.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 장애가 시작되는 시기다.

이 연구는 임신한 여성이 몸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함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여성이 임신했을 때 영양 등의 다른 부문에 신경 쓰는 만큼 정신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배우자나 자매, 친구 등으로부터 든든한 지지를 받는 여성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할 확률이 높다.”

데이비스가 걱정 많은 임신부에게 주는 최고의 조언은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계속하면서 정신 건강을 돌보라”는 것이다. “산책을 하든 친구들과 어울리든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라”고 데이비스는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위크 특별판 ‘우리 아기의 뇌, 최신 과학이 파헤치는 유아 머리 속의 비밀(Your Baby’s Brain: How New Science is Unlocking the Secrets of the Infant Mind)’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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