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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늘 장밋빛은 아니었다

삶이 늘 장밋빛은 아니었다

그리피스는 “골치 아픈 문제가 있을 때 수영을 하면 해결책이 잘 떠오른다”고 말했다.
폴 그리피스는 2007년 두바이 공항의 초대 CEO로 부임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그룹과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일하다가 두바이 공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운송 부문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그는 말했다. 10세에 오르간 연주를 배운 그는 현재 영국 로열 칼리지 오브 오르가니스트의 부대표도 겸한다.



목요일 저녁


두바이에선 목요일 저녁에 주말이 시작된다.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을 쉰다. 주말을 좀 더 길게 느끼려고 사교 활동을 많이 하려고 애쓴다. 다행히 집에 오르간이 있다. 저녁에 음악회를 자주 열어 바흐, 북스테후데, 세자르 프랑크 같은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한다. 두바이에는 합창단도 활발해 그들과 함께 공연할 때도 많다. 최근엔 헨델의 메시아와 모리스 뒤뤼플레의 레퀴엠을 협연했다. 합창단 전원이 오르간에 맞춰 리허설을 하려고 자주 우리 집에 온다.



금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개인 트레이너의 코치를 받아 운동한다. CEO의 생활방식에 적응하려면 운동이 필수다. 운동 후 의욕이 넘쳐 식사를 준비한다. 요즘 우리 집의 특선 요리는 로스트비프다. 나의 비법인 요크셔 푸딩을 곁들이면 그만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영국의 전통 음식을 좋아한다. 요리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어준다. 나처럼 해외에 사는 사람은 두려움을 모른다. 그래서 상당히 사교적이다. 고국에서보다 친구를 더 쉽게 사귄다.



금요일 오후


점심 후 자주 오르간 연주를 요청 받는다. 도중에 조는 사람이 많지만 말이다. 종교 음악이 아니라도 오르간이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자랑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손님들이 돌아가고 나면 때론 두어 시간 혼자 오르간을 연습한다. 긴장을 풀기에 아주 좋다. 악보를 두어 장만 넘기면 세상사를 완전히 잊어버린다.



토요일 오전


새벽에 일어나 경주용 가죽옷을 껴입고 두카티 모터사이클에 올라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달린다. 낙타와 염소, 멋진 일출을 보면서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인도향 해안의 멋진 루트를 종주한다. 11시쯤 되면 약 250㎞를 주파한다. 주로 하타포트 호텔에서 멈춰 전통 영국 아침식사를 한다.



토요일 오후


그 다음 수영을 즐긴다. 골치 아픈 문제가 있을 때 수영장 레인을 몇 차례 왕복하면 해결책이 그냥 떠오른다. 끊임없이 일하고 매 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좋아하지만 내 삶이 늘 장밋빛은 아니었다. 도중에 수많은 장애물과 도전이 있었다. 장남을 17세에 백혈병으로 잃은 게 변화의 계기가 됐다. 그 직후 두바이에서 일할 기회가 왔다. 어려움에 맞서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게 반드시 쉽진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더 긍정적인 방향을 찾는 것 같다.

- ELISABETH BRAW NEWSWEE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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