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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골퍼들의 2015년 수입은]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 지갑도 황금빛

[세계 최고 골퍼들의 2015년 수입은]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 지갑도 황금빛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조던 스피스가 지난 12월에 구입한 710만 달러짜리 새 집.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프리스톤 할로우에 있는 이 집에는 헌터 메이헌이 살았다. 이 동네는 백인 밀집 거주지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괴짜 구단주 마크 큐반(58) 등이 산다. / 사진:중앙포토
지난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한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 그의 애칭만 황금빛이 아니었다. 실제 지난해 그가 번 돈도 5300만 달러(약 640억원)로 전체 골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았다.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최근 인터넷판에 발표한 ‘2015년 시즌 전 세계 골퍼들의 수입’ 조사 결과다. 특히 골프다이제스트에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후 13년 만에 타이거 우즈가 1위 자리를 내줬다.
 코스 안팎에서 5300만 달러 벌어
올해 22세의 조던 스피스는 지난해 메이저 2승에, 투어챔피언십 페덱스컵 보너스 등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5승을 거두면서 상금만으로 2303만 달러(약 278억원)을 벌었다. 코스 밖에서는 3000만 달러(약 36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제 고작 PGA투어 3년을 뛰었을 뿐인데?’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스피스는 PGA투어 히어로월드챌린지와 원아시아투어 에미레이트호주오픈에서 2승을 하면서 631만 달러, 코스 밖에서는 595만 달러를 벌어 총 1226만 달러(약 149억원)를 벌었다. 선수 중 수입 랭킹은 16위였다. 수입 총액은 1년 새 4배로 늘었다.

메이저 대회를 2번 우승했으니 상금이 많은 것이야 당연지사다. 하지만 코스 밖에서의 수입 증가폭이 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스피스의 상금이 4배가 채 못 미치게 증가한 것과는 달리, 코스 밖에서 후원 계약 등으로 올린 수입은 5배 이상이었다.

스피스는 프로에 데뷔하던 지난 2013년에 언더아머와 계약했다. 스피스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극적으로 우승하자마자 언더아머의 주가는 20% 이상 뛰어올랐다. 그 영향인지 지난해 8월 언더아머는 스피스와 2025년까지 10년 간 장기 계약을 새로 하고, 뒤이어 그의 이름을 딴 ‘조던 스피스’ 라인을 출시했다. 언더아머는 의류뿐만 아니라 모자, 신발, 선글라스, 장갑 등 액세서리까지 모두 상표 등록을 했다. 선수의 이름을 딴 골프 의류와 용품 브랜드는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그렉 노먼, 타이거 우즈 등 골프계의 전설에만 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피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라인 출시로 발생된 매출의 일부도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본다.

스피스는 그 밖에 골프 클럽(타이틀리스트)과 시계(롤렉스), 캐디백(AT&T) 스폰서들로부터도 엄청난 액수의 후원금을 받는다. 지난 1월 14일에는 코카콜라와도 다년 후원 계약을 추가했다. 코카콜라는 스피스가 코카콜라와 생수 브랜드인 다사니의 TV 광고, 옥외 광고 등에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는 미국프로농구(NBA)의 르브론 제임스,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팝스타 제임스 스위프트에 이어 4번째로 스피스를 영입한 것이다.
 단골 1위 타이거 우즈는 3위로 처져
조던 스피스는 잘 생겼고, 22살로 젊으며, 매너 교육을 잘 받은 정통 백인이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여동생을 위해 골프 시합에 나가 우승컵을 선사한다는 감동적인 스토리텔링도 있다. 투어 현장에서 선후배에게 깍듯하며 항상 예의 바르게 처신한다. 골프계의 골든 보이인 스피스에게 각종 기업이 후원자를 자처하거나 광고 계약을 위해 줄을 서는 건 당연해 보인다. 마치 눈덩이 하나가 정상에서 굴러 내려 점차 크기를 키워나가는 스노우볼(Snow ball)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조던 스피스는 코스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개척한 시장이긴 하지만….

그런 타이거 우즈가 [골프다이제스트]의 수입 랭킹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1위에서 떨어졌다. 지난해 4850만 달러(약 590억원)를 번 우즈는 만년 2위이던 필 미켈슨(5230만 달러)에게도 밀리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즈는 코스에서 61만 달러, 코스 밖에서 5450만 달러를 벌어 합계 5511만 달러(약 670억원)로 필 미켈슨(5073만 달러)를 제치고 아슬아슬하게 1위를 지켰다. 그러나 1년 사이 수입이 656만 달러나 줄었다. 몇몇 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하면서 상금은 고작 55만 달러에 그쳤고, 코스 밖에서는 48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금액 역시 2012년의 7700만 달러에 비하면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7100만 달러→5450만 달러→4800만 달러로 해마다 줄었다.

코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즈는 중동, 멕시코, 중국에서 코스 설계를 하며 막대한 수입을 올리거나 플로리다에 레스토랑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회장에서 로고를 붙여야 하는 큰 스폰서들은 떨어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즈가 지난 20년 간 만들어낸 골프 시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골프 선수들이 누리는 풍요는 바로 우즈가 만든 것이다. 그가 등장하기 전에는 PGA투어 상금 1위라도 수입은 메이저리그의 야구선수의 평균 연봉을 간신히 넘는 정도였다. 우즈의 등장 후 달라졌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한 1997년에 번 상금은 238만 달러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에는 2290만 달러로 불었다. 우즈가 프로에 데뷔하던 1996년 코스 밖에서 번 돈은 1229만 달러였으나 2008년에는 1억960만 달러로 10배 가까이로 뛰었다.

타이거 우즈뿐만 아니라 1996년부터 20여 년 간 PGA투어의 평균 상금액은 4배로 팽창했고, 금융회사와 전자회사, 제약회사와 정유회사 등 새로운 후원사가 들어온 건 우즈 효과라고 봐야 한다. 올해 8월이면 프로 데뷔 20년을 맞는 우즈는 상금으로는 1563만 달러(약 1900억원)를 벌었고, 코스 밖에서는 12억6355만 달러(약 1조5352억원)를 벌었다. 합계 14억1993만 달러(약 1조7252억원)를 벌어들인 스포츠 역사상 최고 부자다.

미국 경제 매거진 포브스는 지난해 9월에 최근 10년 동안 우즈가 8억 4500만 달러(약 1조89억원)를 벌어들여 스포츠 선수 수입 랭킹 1위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같은 기간에 6억6000만 달러로 2위였고, NBA LA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4억7500만달러로 3위, 르브론 제임스가 4억7200만 달러로 4위였다. 필 미켈슨은 10년 동안 4억6800만 달러를 벌어 전체 스포츠 선수 수입 순위에서는 5위였다.

타이거 우즈에 이어 95주 간이나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북아일랜드의 황금보이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해 4697만 달러(약 570억원)의 수입을 올려 4위에 올랐다. WGC-캐딜락매치플레이를 비롯해 PGA투어 2승, 유러피언투어에서는 파이널 대회인 DP월드투어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3승을 기록했다. 상금 946만 달러였지만 코스 밖에서의 수입은 3750만 달러였다. 지난 여름 축구를 하다가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두 달을 쉰 것이 매킬로이의 수입 전선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2014년에 메이저 2승을 거두면서 상금 1418만 달러를 포함해 총 4918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에 비하면 대폭 하락한 액수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코스 밖 후원 계약은 발목에 깁스를 하고 있어도 그다지 영향받지 않았다. 지난 2013년 1월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에서 나이키골프와 한 10년 간 2억 달러(약 2110억원)의 초대형 후원 계약 덕이다. 하루를 아무 하는 일 없이 놀아도 10년 간 매일 5700만원씩 통장에 들어온다.
 매킬로이는 놀아도 매일 5700만원씩 벌어
수입 랭킹 4위에 오른 매킬로이가 약혼녀 스톨에게 7억8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 / 사진:CBS스포츠 제공
매킬로이는 지난해 3월에는 우즈를 밀어내고 비디오게임의 새 캐릭터로 등극했다. 게임사인 일렉트로닉 아츠(EA)는 매킬로이를 모델로 한 비디오게임 ‘로리 매킬로이 PGA 투어’를 6월에 출시했다. 게임에서의 영웅 페르소나가 16년 만에 우즈에서 매킬로이로 교체된 것이다. 매킬로이가 목발을 짚고 다니고,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더라도 그의 통장에는 EA에서 들어오는 돈이 엄청났다. 그가 샷을 하지 않아도 스피커를 만드는 보스나 시계 브랜드 오메가에서도 그에게 꾸준히 목돈을 쏴주었음은 물론이다.

코스에서는 한 푼도 못 벌지만 수입 랭킹에서는 상위에 오르는 골프 선수도 있다. 아놀드 파머는 4000만 달러(약 486억원)로 선수 중에 5위, 잭 니클라우스는 2204만 달러로 6위에 올랐다. 남아공의 게리 플레이어도 1500만 달러를 벌었다. 대부분은 코스 설계나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사용료 수입이다. 골프계의 전설들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시장은 스타성을 지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젊은 스타가 만들게 마련이다. 이들이 타이거 우즈를 이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제이슨 데이는 지난해 PGA챔피언십과 바클레이스, BMW챔피언십을 포함해 5승을 올리면서 상금으로 1193만 달러, 코스 밖에서 750만 달러를 벌어 총 1943만 달러(약 237억원)로 수입 7위에 올랐다. PGA투어의 패션 아이콘인 리키 파울러도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도이체방크에서 우승해 1725만 달러(약 210억원)를 벌어 수입 8위를 차지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타이거 우즈가 없더라도 스피스, 매킬로이, 데이, 파울러의 20대 젊은 선수 빅4가 만들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승부 쟁탈전이라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이고, 광고주들까지도 끌어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912만 달러(약 111억원)로 22위에 올라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특히 코스 밖의 수입이 2014년의 250만 달러에서 2배로 뛰면서 이시카와 료와 같은 500만 달러를 형성했다. 뉴질랜드 교포인 대니 리(이진명)는 PGA투어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상금으로만 536만 달러(약 65억원)를 벌었다.

여자 선수 중에서는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가 589만 달러(약 71억원)의 수입을 올려 42위에 올랐다. 여자 선수 가운데 1위였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19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는 530만 달러(약 64억원)로 47위였다.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상금 1위에 오른 리디아 고는 코스 밖에서는 150만 달러 수입에 그쳤다.
 박인비, 리디아 고는 50위 안에도 못 들어
다승에도 수입 랭킹에서는 50위권 밖을 기록한 박인비(왼쪽)와 리디아 고. / 사진:뉴시스
루이스는 지난해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코스 밖에서의 후원금은 4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여자 중에서 코스 밖에서 최고의 수입을 올리는 선수는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로 무려 475만 달러에 달했다. 상금 36만 달러를 합친 크리머의 총 수입은 511만 달러(약 62억원)로 수입 50위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해 여자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하고 LPGA투어에서 총 5승을 올린 박인비는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 선수로는 배상문이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번 529만 달러(약 64억원)로 유일하게 48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를 호령한다지만 결국 수입 측면에선 ‘종이 호랑이’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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